16일 개막···어디서나 간편하게 '스마트 제어' 주목
국내외 실험실 전문기업 250여 개사 참여

국제연구 실험 및 첨단분석장비전이 16일~1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사진=김지영 기자>
국제연구 실험 및 첨단분석장비전이 16일~19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사진=김지영 기자>
최근 가전제품들의 특징 중 하나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컨트롤이다. 밖에서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로봇청소기 전원을 켜고, 보일러를 가동시키는 등 바쁜 현대인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기술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제어가 가정을 넘어 연구실까지 확대된다면 어떨까. 미래 연구실 모습이 1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연구 실험 및 첨단분석장비전(KOREA LAB 2019)'에 그려졌다.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연구 장비 기업들이 앞다투어 '스마트 제어'를 선보인 것. 연구 장비 가동이 끝나지 않아 퇴근이 미뤄지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과학은 2013년 초저온 냉동고 렌탈업을 시작으로 현재 19개 품목을 기업과 연구소 등에 렌탈서비스하고있다.<사진=김지영 기자>
대한과학은 2013년 초저온 냉동고 렌탈업을 시작으로 현재 19개 품목을 기업과 연구소 등에 렌탈서비스하고있다.<사진=김지영 기자>
연구용 실험기기 종합유통 및 제조업체 대한과학(대표 서정구)은 전시회에서 실험기기를 원격제어하는 '스마트랩'이 탑재된 연구 장비를 선보였다. 스마트랩은 휴대전화나 태블릿 PC에서 앱을 내려받아 연구실 밖에서 연구 장비를 제어하고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대한과학은 2012년 해당 서비스를 구현하고 2014년 이화학장비의 원격제어 장치에 대한 신규특허를 취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실험기기를 대상으로 사물인터넷 기술을 실현한 것은 세계 최초다.
 
스마트랩은 대한과학이 제조·판매 중인 대형 장비에 적용 중이다. 기능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좋은 편이지만 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를 위해 스마트랩 기능을 뺀 장비도 함께 판매 중이다.
 
대한과학 관계자는 "연구자들이 쾌적하고 효율적으로 연구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려고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출장을 가더라도 실험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고, 에러가 발생하면 우리도 확인할 수 있어 출동도 가능하다"며 "지금은 하나의 연구장비만 제어하게 되어있지만 앞으로는 연구실 전체를 제어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과학은 해외 장비를 구매대행하는 것 보다 자체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외산에 의존했던 연구실험용 생화학 정밀기기 '회전 진공 농축기'를 연구·개발해 신제품으로 내놓기도 했다. 지금까지 회전 진공 농축기는 독일, 스위스, 일본제품이 국내시장을 대부분을 점하고 있었다.

대한과학 관계자는 "해외장비가 고장났을 경우 수리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어 자체적으로 연구장비를 개발하고 판매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회전 진공 농축기의 경우 저가의 제품을 만들어 초반에 선보였지만, 국내 연구자들의 눈높이가 높여져 비싸더라도 고사양을 찾는 것을 보고 높은 사양의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과학은 2013년 과학기기 렌탈업을 시작한 초창기 기업이기도 하다. 초저온 냉동고 단일품목을 시작으로 시장 호응을 반영해 현재 19개의 연구실험기기를 대여하고 있다.

일신바이오베이스 관계자가 개발한 스마트폰 연동 연구장비 알림 서비스를 시현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일신바이오베이스 관계자가 개발한 스마트폰 연동 연구장비 알림 서비스를 시현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초저온냉장고와 동결건조기 등 연구장비업체 일신바이오베이스(대표 홍성일)도 3년 전부터 스마트폰으로 연구 장비 알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에 앱을 내려받아 제품의 시리얼 번호를 넣으면 장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연구 장비 제어 기능도 개발 완료, 상용화를 위한 업데이트 단계를 거치고 있다.
 
일신바이오베이스는 시약과 시료를 스마트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지문인식을 접목한 초저온 냉동고도 선보였다. 관계자 외 접근을 금지하는 시료나 시약을 열쇠가 아닌 지문인식과 카드키 등으로 보관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일신바이오베이스 관계자는 "해당 냉동고는 임상시험을 하던 병원에서 요청으로 인해 개발된 것"이라며 "지문과 카드키로 냉동고가 열렸을 때 누가 열었는지 기록이 자동으로 저장된다"고 말했다.

대덕테크노밸리 1호 입주기업 씨애치씨랩이 메인전시장에 위치해 다양한 실험기기들을 선보였다.<사진=김지영 기자>
대덕테크노밸리 1호 입주기업 씨애치씨랩이 메인전시장에 위치해 다양한 실험기기들을 선보였다.<사진=김지영 기자>
대전 대덕테크노밸리 1호 입주기업이기도 한 CHC랩(대표 차형철)은 메인전시장에 위치해 실험기기들을 선보였다. CHC랩은 실험대, 흄후드, 생물안전작업대의 개발·제조와 실험실 레이아웃 컨설팅 등 실험실 안전에 대한 토탈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CHC랩은 창업 초기인 1996년에는 학생용 실험실 과학교구를 만들었지만 1998년부터 연구실 실험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외산에 의존했던 생물안전작업대를 국산화하기 위해 2005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 4년 후 국산화에 성공, 자사가 개발한 다양한 제품들을 활용해 전시장을 마치 작은 연구실처럼 꾸며 주목받았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따라 공기의 질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실험실 공기 청정을 위한 제품을 선보인 기업도 보였다. 크린장비 개발을 시작으로 창업한 세안아이앤티(대표 전광수)는 수년 전부터 새롭게 연구개발 중인 국소배기시스템을 전시회에 출품했다.

국소배기 시스템은 실험실과 연구실 등 특정 오염원에 설치해 해로운 공기를 배출시켜 사용자를 보호하는 장치다. 세안아이앤티 관계자는 "우리 제품은 바퀴가 달려 필요한 곳의 공기를 직접 정화할 수 있다. 연구실뿐 아니라 요리 등 다양한 곳의 공기정화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실험기기 사이즈에 따라 선반 크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스마트책상과 화재 등으로 갑작스런 사고로부터 위험물을 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위험물보관함, 청결한 실험실을 위한 특수소재의 실험복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품했다.
 
전시회는 단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험실 전문가들에게 듣는 신제품, 우수제품 세미나와 워크숍을 행사장 곳곳에 마련했다. 제이오텍이 안전한 연구실 시약 보관, 안톤파코리아가 최신유변물성 응용분야 소개, 충인과학이 바이오 3D 프린팅 기술의 현재와 미래, 영인과학이 실험실 초순수제조장치의 선택과 응용 등 30여 개의 출품 기업이 세미나를 진행한다.
 
KOREA LAB 2019는 실험실 전문기업 약 250여 개사가 700여 개 부스로 참여했다. 경연전람과 사이언스 21 공동주최로 오는 19일까지 킨텍스 1전시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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