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윤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 항생제 간 시너지 효과 검사기술 개발
수십 마이크로리터 미세유체 칩 이용···항생제간 농도조합 35분만에 형성

미세유체 칩과 분석결과 예시.<사진 = KAIST 제공>
미세유체 칩과 분석결과 예시.<사진 =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짧은 시간동안 항생제 조합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향후 환자들에게 적절한 항생제 조합치료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전성윤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세유체 칩을 이용해 두 개 항생제 간 시너지 효과를 8시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 시너지 효과 검사에 최소 24시간 소요돼 활용이 어려웠던 기존 기술을 개선했다.

항생제에 높은 저항성을 갖는 '슈퍼 박테리아'의 등장한 이래, 항생제 저항성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두 종류 이상의 항생제를 섞어 처리하는 '항생제 조합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항생제 종류와 적정 농도 범위가 큰 영향을 미쳐 정확한 조합을 해야하고 치료가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기존 검사 방식은 항생제 희석·샘플 준비 과정이 불편하고 결과 도출까지 24시간 이상이 걸린다.

연구팀은 샘플 양이 수십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한 미세유체 칩을 이용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좁은 미세채널에서 유체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인 미세유체 칩을 통해 두 개 항생제 간 농도조합 121개를 단 35분 만에 자동으로 형성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 샘플을 아가로스 젤과 섞어 미세채널에 주입해 굳힌 뒤 이를 둘러싸는 미세채널들에 각 항생제가 포함된 시약과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은 시약을 주입했다.

항생제가 첨가된 채널로부터 항생제가 없는 채널로 항생제 분자들의 확산이 이뤄지고 결국 두 항생제의 조합이 박테리아가 굳혀있는 아가로스 젤에 35분 만에 형성됐다. 연구팀은 이후 6시간 동안 억제되는 박테리아의 성장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항균 원리를 갖는 다섯 종류 항생제를 두 개씩 조합해 항생제 조합 효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항생제 짝에 따라 각기 다른 항균효과와 항생제 짝의 시너지 관계를 분류할 수 있었다.

전 교수는 "미세유체 칩 약물 검사 플랫폼으로써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개발한 미세유체 칩이 상용화돼 실제 현장에서 항생제 조합치료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EEWS 기후변화연구허브사업과 교육부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BK21 플러스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승규 석박사통합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하고 정현정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에서 발행하는 '랩온어칩(Lab on a Chip)' 지난달 21일 자 논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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