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구팀, 효소 핵심 부위 가진 단백질 지지체 제조
자연 효소와 거의 같은 활성 보여···대장균으로 쉽게 대량생산 장점

메탄가스에서 메탄올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나노입자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지원 고려대학교 연구팀이 메탄산화효소의 핵심 활성 부위가 표출된 새로운 효소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메탄가스는 지구에 풍부한 자원이다. 이 가스를 산화시켜 만든 메탄올은 원유 대신 다양한 생활용품과 산업용 소재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메탄가스를 메탄올로 산화하는 '메탄산화세균'에 주목했다. 
메탄산화세균의 세포막에는 메탄산화효소가 붙어 있다. 이 효소는 메탄가스 대부분을 부산물 발생 없이 메탄올로 전환시켜 산업적 활용 가치가 높다.

메탄가스를 메탄올로 전환하는 새로운 효소 나노입자. <그림=연구팀 제공>
메탄가스를 메탄올로 전환하는 새로운 효소 나노입자. <그림=연구팀 제공>
이 교수팀은 메탄산화효소의 핵심 활성 부위를 '인간 훼리틴'이라는 단백질 나노입자(지지체)에 나타나도록 만들었다. 다시 말해, 메탄을 메탄올로 바꾸는 데 필요한 효소 부위를 장착한 새로운 나노입자를 제조했다. 
이 나노입자는 자연 상태의 메탄산화효소와 거의 같은 수준의 활성을 보였다. 나노입자가 포함된 수용액에 메탄가스를 주입한 실험에서, 메탄이 메탄올로 전환되는 것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와 핵 자기공명분광법 등으로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연구팀은 장기간 재사용할 수 있는 메탄올 생산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효소 나노입자를 구멍이 많이 뚫린 하이드로겔에 고정해 안정적으로 효소의 활성을 유지하게 한다.

이지원 교수는 "메탄산화세균은 고농도 배양이 어렵고 메탄산화효소를 대량생산하는 기술도 난이도가 높아 성공 개발 사례가 없다"며 "이번에 개발한 효소 나노입자의 가장 큰 장점은 대장균 내에서 간편하게 대량생산을 할 수 있고 간단한 고정화 과정을 거쳐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백질 지지체를 찾는 것이었다. 이 교수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단백질 지지체 중에서 메탄산화효소의 핵심 활성 부위를 재조립할 수 있으면서 대장균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을 선정하는 일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최종 선택된 인간 훼리틴은 연구팀이 장기간 연구를 하며 특징을 파악하고 있던 단백질 지지체였다. 

그는 "이후 분자 모델링을 통해 활성 도메인이 표출된 효소 나노입자의 구조 안전성을 사전에 검증했다"며 "이 과정이 실험 오류를 최소화하면서 최적의 효소 나노입자를 개발하는 데 효과적인 연구 전략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연구 내용은 2일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게재됐다.

(왼쪽부터)이지원 교수(교신저자), 김현진 박사·허준 교수(제1저자). <사진=연구팀 제공>
(왼쪽부터)이지원 교수(교신저자), 김현진 박사·허준 교수(제1저자). <사진=연구팀 제공>

효소 나노입자를 고정한 다공성 하이드로젤 반응시스템(위). 연구팀은 이 반응시스템이 장시간 동안 효소 나노입자의 활성을 유지하면서 반복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맨 아래 그래프는 시간에 따른 메탄올 생산량을 보여준다. 숫사 1~6은 나노입자의 재사용 횟수다. <그림=연구팀 제공>
효소 나노입자를 고정한 다공성 하이드로젤 반응시스템(위). 연구팀은 이 반응시스템이 장시간 동안 효소 나노입자의 활성을 유지하면서 반복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맨 아래 그래프는 시간에 따른 메탄올 생산량을 보여준다. 숫사 1~6은 나노입자의 재사용 횟수다. <그림=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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