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프렌즈 제10회 학술세미나서 참가자들 열띤 대화
다양한 전공 학생부터 연구원까지···직업 아니어도 취미로 AI 즐겨

"회사에서 유일한 컴퓨터공학 전공자인데 조금씩 AI를 배워왔어요. 힘들지만 재밌어요."
"한의학 전공인데 컴퓨터공학을 다시 배웠어요. 요즘은 라즈베리 파이(초소형 컴퓨터)에 빠졌죠.""연구분야가 인공지능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는 걸 깨닫고 공부하게 됐어요."
세 조로 나눠 둘러앉은 사람들이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직업은 기업인·학생·연구원, 전공은 한의학·토목·천문·지질·국방·화학·컴퓨터·기계 등 다양하다.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 한곳에 모인 이유는 인공지능(AI). 전문가에게 최신 동향을 배우기 위해서다. AI 연구가 현업인 사람들도 있었고, 하는 일과 별개지만 AI가 좋아서 몇 년째 공부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부분 이날 처음 만났지만, 곧 전문용어가 섞인 진지한 대화를 1시간 넘게 이어갔다. 

AI를 주제로 대화하는 참가자들. 야식으로 치킨이 제공됐다. <사진=한효정 기자>
AI를 주제로 대화하는 참가자들. 야식으로 치킨이 제공됐다. <사진=한효정 기자>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바둑대결에서 첫 승을 거둔 지 3년이 된 지난 13일 저녁 7시, 대전테크비즈센터에서 AI프렌즈 제10회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기존에 두시간 진행했던 발표가 반으로 줄고 나머지를 참가자들의 대화 시간으로 마련했다. 1부 참가자의 절반인 서른여 명이 후반부에 남아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했다. AI 공부에 먼저 뛰어든 이들은 조언을 건넸고, 한편에서는 정보를 주고받았다. 어떤 연구원들은 협업을 위해 따로 만날 약속을 잡기도 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눈에 띈 것은 대학생 10여 명. 이들은 AI 전문가들을 만나자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쏟아냈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연구는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알파폴드를 공부하다가 이게 왜 국내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이 갔어요. 알파고 붐 이후에도 국내에 AI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요?"

손영성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는 학생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한 뒤 "AI 공부가 어렵겠지만, 한번 들어오면 쉽다"며 "자꾸 듣다 보면 대학생도 전문 세미나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면 된다"고 용기를 줬다.

이정원 박사와 대화 후 사진을 찍는 연구원들. <사진=한효정 기자>
이정원 박사와 대화 후 사진을 찍는 연구원들. <사진=한효정 기자>
최우성 한국전력연구원 연구원은 "AI 연구를 직업으로 삼지 않더라도 취미로 하면서 재미를 붙일 수 있다. AI가 영화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며 "대덕연구단지의 많은 분이 보상을 바라지 않고 AI를 통해 함께 성장하려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딥러닝을 활용해 재료와 기계 관련 문제를 풀어본 경험을 이야기하다가 지질 분야 연구원께서 연구 기획에 아이디어를 달라고 요청하셨다"며 "막연한 딥러닝을 현실로 연결하는 데 도움을 드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정원 ETRI 박사는 "이런 자리에서 이름만 알던 사람과 말할 기회를 얻기도 한다"며 "각자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모이면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정원 박사는 딥마인드에서 인공지능 기술과 신경과학을 어떻게 결합하고 있는지 소개했다. 그는 3년 전 알파고 등장시 대국 해설 녹화를 위해 방송국에 갔던 이야기로 시작해 '알파고 이후의 알파고, 인공지능의 신경과학, 신경과학의 인공지능, 딥마인드의 야심'에 관해 발표했다.

이정원 박사가 인공지능과 신경과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이정원 박사가 인공지능과 신경과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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