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송희경·신용현 의원실·대덕넷 '국가융합연구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개최
출연연 가야할 방향 논의, 청중 공감 이끌어

이상민·송희경·신용현 의원실과 대덕넷이 13일 국회에서 국가융합연구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융합 꿈을 쏘다'를 개최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이상민·송희경·신용현 의원실과 대덕넷이 13일 국회에서 국가융합연구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융합 꿈을 쏘다'를 개최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융합연구단은 출연연의 마지막 보루다. 실패하면 후배들에게 다음 기회는 없다. 융합연구가 성공하면 현장에서 스스로 연구를 기획하는 바텀업연구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윤석진 KIST부원장)

초창기 융합연구단을 이끌었던 윤석진 KIST 부원장의 발언은 비장했다. 그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송희경 자유한국당·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실과 대덕넷이 13일 국회에서 개최한 '융합 꿈을 쏘다(국가융합연구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사이언스 토크자리에서 융합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직면한 절박함을 감추지 않았다. 

융합연구단은 과학기술을 통해 사회와 산업계 이슈 해결을 목적으로 2014년부터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산업계, 학계 연구진이 참여하는 일몰형 연구단으로 시작됐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사회적 이슈 해결을 위한 실용화 연구단과 미래 산업 기술을 목표로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으로 구분했다.

이날 행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의 연구성과와 연구방향을 국민들에게 공유하는 자리로 다양한 시도의 발표들이 이어졌다. 특히 민간 R&D가 늘어나고 제구실을 해 나가는 가운데 출연연이 가야할 방향이 진지하게 논의돼 청중의 공감을 이끌었다.

◆ "판 열렸다···이제는 우리 몫"

"융합 연구 왜 하나?"

5년 전 융합연구단을 준비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법한 질문이다. 융합연구단에 소속된 연구자들조차 스스로 여러 번 물어본 질문이었지만 결론은 '필요하다'였다.

융합연구단에 소속되어있는 박혜선 연구원은 1부 사이언스 토크에서 "처음 연구단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융합이 실효성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털어놨다. 

걱정은 많았지만 3년간 융합연구를 하면서 스스로 변화를 느꼈다는 박 연구원은 "전공은 달라도 매일 얼굴을 마주하니 연구에 있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할 수 있게됐다"며 "연구도 사람이 하는거라 신뢰가 중요하다. 사람에 대해 알다보니 신뢰가 쌓이고 이를 바탕으로 일하는게 얼마나 실효성 있는 일인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매주 정기미팅이 있는데 여기서 우리는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한다"면서 "대부분 선배들끼리 논의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 연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직접 회의에 참여하다보니 연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의견도 개진할 수 있어 신진연구자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신용현 의원은 "융합연구단은 판을 깔아 준 것으로 연구자 스스로 연구테마를 기획하는 모습이 이제는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신용현 의원은 "융합연구단은 판을 깔아 준 것으로 연구자 스스로 연구테마를 기획하는 모습이 이제는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사진=김지영 기자>
박용기 융합연구단 협의회장 역시 사업 초 융합연구사업에 의문을 가진 연구자 중 한 명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무빙타겟을 도입해 연구목표를 상황에 맞게 바꿔나가는 등 도전적으로 설정할 수 있고 연구 잘하는 집단과 함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며 "처음엔 미비했지만 많은 성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굵직한 성과들로 연결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출연연의 융합연구를 위해 정부가 연구단을 구축하는 등 판은 깔아줬지만 이제는 연구자들이 스스로 이 판을 주도할 수 있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신용현 의원은 "특허를 내고 논문을 쓰는 것이 성과의 전부가 아니다. 융합연구단은 출연연의 조직력을 활용해 사회현안 등 큰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아닌가"라며 "초기 융합연구단 사업이 출연연의 융합연구를 끌고 가기 위해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됐다 하더라도, 다음 사업들은 연구자들 스스로 융합하고 싶어서 나오는 사업들이 나와줘야한다. 더 오픈하고 연구자 스스로 협업하는 등 연구자들이 연구테마를 자발적으로 기획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진 부원장도 "그동안 출연연은 기업 기술지원을 통해 성과를 내왔으나 민간 R&D규모가 커지면서 출연연의 역할이 줄어들게됐다"며 "국가 R&D는 마냥 늘어날 수 없다. 잘 쓰려면 효율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공유경제를 R&D에 도입해보기 위해 제시한 것이 융합연구의 틀이다. 융합연구단은 새로운 시도였고 성공모델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융합연구단은 출연연의 마지막 보루다. 실패하면 후배들에게 다음 기회는 없다. 융합연구가 성공하면 더이상 톱다운이 아닌 현장에서 스스로 연구를 기획하는 바텀업연구 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다. 처음 융합연구단에 들어왔던 연구자들이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과학자들의 사이언스 토크에 이어 5개 융합연구단이 알기 쉽게 연구성과를 설명하는 발표시간을 가졌다.<사진=김지영 기자>
이날 과학자들의 사이언스 토크에 이어 5개 융합연구단이 알기 쉽게 연구성과를 설명하는 발표시간을 가졌다.<사진=김지영 기자>
토론회가 끝나고 우리 사회현안과 밀접한 5개 연구단의 연구성과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10분 토크 자리가 마련됐다. 발표 중간에 청중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한 반짝이는 별봉 응원과 휴대폰 투표로 1등 발표자를 뽑는 등 다양한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올해 5년차를 맞은 융합연구단은 올해 3월 기준, 기술이전 48건, 정액기술료 128억원, 기술출자 창업 7건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있다.

발표를 진행한 5개 팀은 ▲초연결 AI로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KSB융합연구단) ▲자원 전쟁을 준비하자(DMR융합연구단) ▲재난, 뒤통수는 이제 그만(CEVI융합연구단) ▲미래산업의 라이징 스타! 3D 프린팅(M3P)&스마트팜(SFS융합연구단) ▲치매! 미리 알 수 없을까?(DTC융합연구단)이다.

KSB 융합연구단의 이연희 연구원은 초연결 AI를 활용해 위험예측과 대비, 항공운송 등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다양한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며 "데이터 처리부터 딥러닝, 머신러닝 등을 DIY형태로 할 수있는 인프라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해 위험 이상 감지, 진단 예측 등의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개발한AI를 통해 실시간 교통속도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시현했다. 이 외에도 개인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뇌졸중 예측 및 예방 시스템을 만들어 서비스하거나 플랜트 배관 누출 탐지시스템 등 다양한 인공지능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있다.

한반도광물자원개발 DMR 융합연구단의 유광석 연구원은 "북한 광물자원 공동개발을 위한 부존량 평가 탐사, 채광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통일 대한민국을 향한 가치있는 일을 연구단에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른 성과로 금속 광물의 지질조사와 탐사, 광산평가 기술개발을 통한 남북자원 공동개발 기반 마련, 광역지역의 신속한 탐사를 위한 송수신기 일체형 고출력 항공전자탐사시스템, 드론 탑재형 고해상도 항공전자탐사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SFS융합연구단이 토마토를 잘 기를 수 있는 예측센서와 광합성 환경 제어기, 수확한 토마토를 옮기는 로봇기술 등 스마트팜에 적용 중인 다양한 성과를, DTC융합연구단이 가상공간을 활용해 환자들에게 게임을 하듯 진료하면서 걸음걸이 패턴, 안구운동, 뇌신호반응 등을 분석해 단기기억 및 시공간 기억능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 성과를 소개했다.  

재난과 재해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성과 발표로 가장 높은 호응을 얻은 CEVI융합연구단의 전상미 연구원은 "각기 다른 연구단이지만 융합연구단 중에서도 재난관련 연구를 하는 3개 연구단을 묶어서 발표했다. 일부분이지만 연구성과를 공유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윤석진 부원장님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았고 공감도 갔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갖고 지켜보는 사업인 만큼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석한 이상민 의원은 "과학기술인들이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저의 임무로 이는 곧 국민도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오늘 주제가 융합이듯 국회에서도 힘합쳐 과학기술계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행사장에 깜짝 방문해 융합연구 활성화를 기대했다. 그는 "융합연구단이 단순 플러스의 시너지를 뛰어 넘어 제곱의 시너지를 발휘하길 기대한다"며 "과학계가 함께 연구해 시너지를 내고 큰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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