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조동호, 능력·성품 갖춰"···신임 장관 앞 난제들

정부 8일 과기부 장관에 조동호 KAIST 교수 지명···현장 기대감 높아
'과기부 이전, 5G 상용화, 인사, 비정규직 문제' 등 난제 수두룩
임명동의안 제출 후 20일 내 인사청문 마쳐야···3월 말 확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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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한 기자 - 2019.03.10

"조 후보자는 실력이 있어도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낮엔 주로 연구와 업무에 몰입하고, 회의가 필요할 경우 새벽과 밤 시간을 활용한다. KAIST 내부에서는 '워커홀릭'이라는 별명을 붙였을 정도다."

지난 8일 임명된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과학계의 평가다. 조 후보자를 보는 과기계 시선은 인품과 능력에서 기대감이 높다. 워커홀릭이라 불릴 정도로 일에 몰입하고, '온화하고 누구에게든 예의를 갖추는 인품'으로 연구 현장에서는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2009년 무선충전전기차를 만들어낼 정도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분"이라는 평가는 그가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들을 해결할 적임자라는 데 무게감을 실어준다.

하지만 신임 장관을 기다리는 과기부 현안·과제들은 수두룩하다. 당장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과기부 이전 준비와 현장 소통, 5G 상용화, 과기계 인사 논란, 출연연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여럿이다.

과기부는 오는 8월께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4월부터 이전 준비에 들어간다. 2021년 완공 예정인 정부세종청사 신축 전까지 과기부는 민간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게 되는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4월부터 이사 준비를 시작해 8월까지 이전을 완료할 것으로 보여진다.

1000여 명의 과기부 직원들은 신(新)청사 완공까지 2년 반 가량을 임차 건물에서 근무하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내부 조직 운영·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장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는만큼 소통 변화도 요구된다. 과기부 내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신설되며 연구 현장과의 소통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장에서는 여전한 소통부재를 지적한다. 신임 장관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조 후보자는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5G 상용화'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꼽힌다. 조 후보자가 1986년 국내 최초로 행정전산망 스위치 장비를 개발했고, 2009년에는 KAIST에서 도로를 달리면서 전력을 공급받는 무선충전전기차 사업을 총괄할 정도로 전기·통신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과기부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5G'를 꼽고 올 3월 상용화를 목표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올 초 "망 구축은 사실상 거의 끝났지만 단말기 품질이 아직"이라며 5G 상용화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동통신 전문가들은 "5G는 기업이 주도해야 할 영역"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기·통신 분야 전문가인 조 후보자가 향후 5G 상용화에 대한 정부-기업의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조 후보자는 이를 염두에 둔 듯 지명 소감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5G, 데이터 인프라, 인공지능(AI) 바이오, 수소경제, 자율주행 인프라 등 미래유망분야에 대한 전략적 R&D 투자를 통해 미래성장 잠재력을 확보하도록 힘쓰겠다"며 "혁신성장을 지원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주변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과기부 이전, 인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수많은 과학기술계 난제들이다. <사진=KAIST 제공>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주변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과기부 이전, 인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수많은 과학기술계 난제들이다. <사진=KAIST 제공>

신임 과기부 장관을 기다리는 숙제는 '과기계 인사' 문제도 있다. 당장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자리는 수개월 간 공석이다. 원장 후보 3배수를 발표하고 지난달 26일 열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에 기관장 선임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포함되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해당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임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손상혁 전임 총장이 사퇴한 DGIST 총장 선임, 인사가 진행 중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과기계 인사 이슈도 조 후보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6일에는 대덕에 있는 출연연 비정규직 근로자가 "3월 말, 4월 초 총파업"을 예고하는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근거로 계속해서 정규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21개 출연연 용역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공동출자회사 설립도 추진되면서 조 후보자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과기인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어떤 대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조 후보자는 "R&D 20조 원 시대의 R&D 혁신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연구 현장과 소통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과학기술인들이 창의적, 자율적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도전적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 현장을 바꿔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규제 혁파와 새로운 산업, 서비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학기술, ICT 혁신을 통해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겠다"며 "국민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뜻을 밝힌 만큼 R&D, 연구 현장 개선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펼칠 예정이다.

KAIST의 한 관계자는 "온화한 성품을 가지는 조 후보자는 옳고 그름에 대한 확실한 강단이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에 대해 '실력자'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앞으로 과기계에 쌓인 현안 해결은 결코 만만치 않다. 여러 현안들을 볼 때 조 후보자의 강단 있는 선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조 후보자에게 남은 관문은 이번 달 말께로 예상되는 인사 검증이다. 정부가 이르면 내주 초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3월 말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해당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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