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12일 UST서 '과학마을 과학이야기' 열어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마스터 플랜 구축, 차근차근 가시화 중"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현재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현재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인류 역사 전체의 변화보다 앞으로의 20년이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대덕특구는 연구단지가 집적된 어디에도 없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과거에 머무르면서 역할이 모호해지고 있죠. 정부가 해주길 기대하면 평생가도 안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대덕특구로의 변화를 위해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단법인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은 12일 UST 사이언스홀에서 2월 '과학마을 과학이야기' 행사를 가졌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양성광 이사장은 '혁신과 클러스터, 그리고 가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양 이사장은 미래를 '기계와 인간이 뒤섞여 사는 사회'라고 정의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 빅데이터, 네트워크, 로봇 기술의 발달로 초지능화, 초연결, 가상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기존 산업혁명과 속도, 범위, 영향력 부분의 차별성을 짚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한계점으로 바닥이 드러나는 미래 먹거리, 공공기관 성과의 산업적 활용 미흡, 대한민국 청년의 일자리 등을 예로 들며 안정적·수동적인 현실태를 지적했다. 

양 이사장은 "약 30년간 수출상품의 변천은 일어나지 않고 있고, 청년들은 공공기관·대기업만 바라보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직업·시장이 변화하는데 우리나라는 안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덕특구 리노베이션, 해주길 기다리면 평생 못해 하나씩 해 나가야"

양 이사장은 대덕특구 혁신생태계 복원의 필수사항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문화, 스타트업 에코 시스템 개선, 혁신형 인재 정주환경 조성, Anchor기업 유치, 공간 재창조 등 5개를 제시했다.

특히 혁신형 인재의 정주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에 인재가 머물 수 있도록 문화, 예술, 공간, 먹거리를 확충해야 한다"며 "혁신가의 아이디어가 기술과 만나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충돌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이사장은 직장과 지원시설간 불균형, 편의시설 부족으로 대덕의 현실태를 진단했다. 그는 "대덕은 직장과 지원시설간 불균형으로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가 발생한다. 또 편의시설 부족으로 생활 편의성과 종사자간 융합 기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공간 재창조'를 해결방안으로 제안했다. 그는 "하나의 캠퍼스처럼 연구단지 내부 빈 공간, TBC 주변 거리 등의 담장을 허물어야 한다"며 "이 공간에 공동·상업 시설 공간을 만들어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대덕특구 리노베이션의 주요과제는 대덕 고유의 혁신 모델 창조, 토지 효용성 극대화, 노드(Core)와 링크(도로, 수변축)의 재구축·연계,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 규제완화 등이라고 강조했다.

양 이사장은 "정부가 해주는 것만 시행한다면 대덕은 변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가 마스터플랜을 구축하고 이를 쪼개서 조금씩 가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성장을 위한 해결책은 '지역 혁신 클러스터'

"시냅스가 많아져 신경세포끼리의 연결이 많아지면 뇌가 활성화됩니다. 이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올바른 의사결정을 가능케 합니다. 신경세포는 연구소, 시냅스는 소통입니다. 소통이 많아져야 올바른 의사결정을 통해 혁신클러스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양 이사장은 혁신 클러스터의 작동을 '신경세포'와 '시냅스'로 설명했다. 

그는 "대전은 연구단지가 있기 때문에 과학도시는 맞다. 하지만 혁신도시는 아니다"라며 "혁신성장을 위해선 '지역 혁신 클러스터'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양 이사장은 혁신 클러스터의 성공 조건으로 훌륭한 연구, 경험있는 사업가, 자금, 숙련된 전문인력, 공간 등 5개를 제시했다. 

특히 그는 "창업 연수를 받는다고 반드시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연수는 세상·기술을 바라보는 태도를 변화시킨다"며 예비 창업자 교육·실전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그는 창업 활성화 방안으로 공공기관의 기술공개를 제시했다. 양 이사장은 "대전은 기술 공급자와 자원은 풍부하지만 기술활용자인 기업과 투자기관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기술 공급자와 활용자간의 연결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파괴적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 육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지역 내외의 투자유치, 직업창출, 재화생성으로 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참석자와의 토의에서 양 이사장은 '대덕의 고유성'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연구단지가 모여있는 구조가 강점이자 고유성이며 핸디캡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양 이사장은 "대덕 리노베이션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대다. 기관장, 출연연과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같이 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덕특구에 도로는 있지만 거리와 문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 이사장은 "우리는 50년 비전으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 과정에 단기적인 계획도 필수다"라며 "지역사회 연구원들을 포함한 모두가 50년 비전을 함께 구성해 실현 가능한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단지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질타에 양 이사장은 "연구원과 시민은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만나보지 않으면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서로 입장은 다르지만 만나보면 접점이 있다. 때문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자주 만나고 이야기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또 "공간의 재창조는 연구소 사람들의 공감·의지가 중요하다. 어떻게 설득할 계획이냐"라는 질문에 양 이사장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결정하면 협력하겠지만, 그 전에 연구원 전체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덕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차차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 이사장은 "특구 리노베이션을 위해 내년 말까지 마스터플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일을 분리해 하나씩 실행하며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과학자, 기업인, 학생, 시민 등 약 50여명이 참석했다. 과학동네 이야기를 풀어놓는 '과학마을 과학이야기'는 매월 둘째 주 화요일에 열린다.

'과학마을 과학이야기' 참석자 기념 사진.<사진=남연우 수습기자>
'과학마을 과학이야기' 참석자 기념 사진.<사진=남연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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