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대한민국 우주산업 전략' 비판···민간 주도 산업 생태계 활성화 현실성 부족 지적
엔진 선행 개발, 소형 발사체 개발 조속 추진 등 요구

최근 정부가 '민간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를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한민국 우주산업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항우연 노조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은 29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발표한 민간주도 우주산업 생태계 활성화는 성숙하지 않은 한국 우주개발에서 망상일 뿐"이라면서 "항우연이 우주개발전문기관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정립하고 책무를 확립해 산업체, 학계와 우주개발 계획,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과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우주개발 필수·핵심기술, 주요 부품과 공정, 산업체 기술과 인프라 수준의 미비 ▲항우연과 산업체의 역할 분장 ▲우주개발 거버넌스의 대대적 개혁 필요성 ▲연구개발과 제작 인력 확보와 유지가 고려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노조측은 ▲엔진의 선행 개발 ▲소형 발사체 개발의 조속 추진 ▲조직 문화 개선 ▲위성 개발·정보 활용을 위한 콘트롤타워 확보 ▲과기부-우주개발전문기관의 연계와 전문성 강화 등 항우연 7대 과제를 제시했다. 

노조는 "정부는 연구자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며, 전문성 없는 관료들과 일부 전문가들이 한국의 우주개발을 망치지 않도록 해야한다"면서 "노조는 연구현장의 의견을 들어 우주개발을 위한 항우연의 7대 과제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1. 누리호 시험발사에 사용된 75톤 엔진은 누리호 사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30톤급 엔진이 선행해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형발사체 개량형, 소형발사체, 대형 정지궤도발사체 등 어떤 경우에도 해당 엔진은 선행 개발돼야 한다. 3단형 본 발사를 위한 발사체 개발과 별도로 엔진 선행 개발 사업은 바로 지금 착수돼야 한다. 

2. 계획 중인 63기의 국가위성 중 30기 이상이 초소형·소형 위성이다. 초소형·소형 위성 발사는 저비용 소형발사체의 개발과 함께 추진돼야 한다. 2단형 소형발사체와 발사대인 누리호 시험발사체와 나로호 발사대가 이미 확보되어 있는데, 2022년 이후로 미룰 이유가 없다. 새로 형성되는 초소형 군집위성 상용발사 시장에 초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산업체를 중심으로 하는 소형발사체 개발을 시작해야 한다.  

3. 2014년 이후부터 최근 5년간 21명의 발사체 관련 젊은 인력이 항우연을 떠났다. 개발에 핵심적인 인력들이 잦은 출장과 억압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 때문에 떠난 것이다. 인력을 보강하고 운용인력을 확보해서 출장을 줄이고, 실력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도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개혁하는 것이 시급하다. 

4. 63기의 국가위성과 '국가위성통합운영센터'는 과기정통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기상청,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다양한 부처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정부에도 항우연 내부에도 위성 개발과 위성 정보 활용에 대한 기획과 실행을 위한 콘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5. 계획 중인 63기의 국가위성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의 목표, 용도, 타당성, 주체, 설계, 제작,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소요되는 요소기술과 핵심기술의 확보, 개발·제작 인력 확보와 유지 등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6. 현재 항우연은 명목뿐인 우주개발전문기관이다. 학계에서 수행해야할 선행연구와 인력양성을 기획하고 지원하지도 못하고, 우주산업의 기반을 위해 산업체를 관리하고 인프라를 구축하지도 못하고 있다. 우주개발사업이 연구재단을 거칠 이유가 없다. 과기정통부–우주개발전문기관으로 바로 연계해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학계와 산업체 지원과 관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7. 우주개발에서 위성관제, 추진기관시험, 발사운용 등의 업무는 국가가 수행해야할 운용업무이다. 지금은 이러한 운용업무가 연구개발사업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구축이 완료된 시점부터는 운용조직과 인력을 연구개발 기능으로부터 분리해서 독립적으로 분화‧발전시켜야 한다. 이 때 소요되는 운용예산과 운용인건비는 연구개발사업과는 별도로 보장돼야 한다. 

 

2019. 1. 29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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