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졸졸 쇼핑 로봇 '장보고', KAIST생 줄서는 '트위니'

KAIST서 축적한 자율주행 인공지능 기술, 모바일 플랫폼 개발 박차
유통·물류기업 공급 추진···'장보고2' 올해 선보일 예정
자율성 기반 회사 문화에 KAIST 출신 입사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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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기자 - 2019.02.07

대형마트 실내. 로봇이 쇼핑을 하는 노약자를  '졸졸' 따라다닌다. 동전을 넣어 카트를 챙기거나 카트를 밀고 다닐 필요가 없다. 자율 로봇이 알아서 주인을 찾고, 장애물을 피할 정도로 제법 똑똑하다. 

물류센터도 마찬가지다. 로봇이 창고에서 고객이 주문한 물품을 찾고, 일렬로 연결돼 무리를 형성하고 기차처럼 이동한다.

미래사회 모습이 아니다. 설립 4년이 채 안된 대덕벤처의 손에서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사람이 해야했던 번거로운 일들을 로봇이 대체하는 모습을 이르면 올해안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 트위니(대표 천홍석·천영석)는 KAIST에서 축적한 연구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인공지능 기술과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발판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의 '월마트'와 같은 글로벌 유통·물류 시장, 백화점, 공항, 병원에 제품 도입을 추진 중이다.  

트위니 인공지능로봇연구소 연구진의 모습. 모두 KAIST 출신이다.<사진=강민구 기자>트위니 인공지능로봇연구소 연구진의 모습. 모두 KAIST 출신이다.<사진=강민구 기자>

◆CES서도 시제품 선보여···"기술력은 우리가 세계 최고"

"이번 CES 전시회에서 장보고를 선보이며 우리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내년에는 부스 규모를 확장해 로봇메인관에서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을 계획입니다. 벌써 예약도 마쳤습니다.(웃음)"

최근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에 참가한 천홍석 대표는 이같이 소감을 전했다.

트위니의 사업영역은 크게 마트용 쇼핑카트와 모바일플랫폼으로 구분된다. 모바일 플랫폼인 '모이고(MOIGO)'는 기능통합형 메신저로 동호회, 가족, 임직원이 일정관리, 정보 공유 등을 보다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성이 높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로봇 시리즈 '장보고'가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시제품 '장보고1'을 선보였다. 중국, 일본 등 경쟁 로봇 회사와 달리 버튼을 누르거나 별도 제어장치 없이 사람을 따라다니도록 설계됐다. 현재 양산이 가능할 정도로 가격을 절감했고, 추적부터 충돌회피 등 성능도 우수하다. 

실외와 달리 마트와 같은 실내에서는 GPS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로봇이 스스로 이동하면서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이에 따른 트위니 기술의 핵심도 사용자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 하는 것. 장보고에는 건물내 궤도 계획(Local Trajcectory Planning) 분석과 다용도 센서를 활용한 인식 기술이 접목됐다. 

천홍석 대표는 KAIST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행하며 이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했다. 로봇이 스스로 자신의 주변의 지형과 지물을 파악하고 거리 등을 계산해 이동하는 방법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수행한 것이 트위니 연구의 근간이 되어 있다.  

천 대표는 "로봇이 스스로 센서, 카메라로 주변을 인식하고,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면서 "경로 이동을 위한 건물내 궤도 계획을 최적화하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진은 어두운 조명에서도 사물을 정확히 인식하고 작동할 수 있는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과 논의하며 세부사항들을 보완해 올해 연말 출시할 '장보고 2'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5월을 목표로 물류창고, 제조공장의 레일이 없는 환경에서 차량 간 물리적 연결 없이도 유기적으로 이동하는 자율주행물류운송기차 시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로봇연구소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인공지능로봇연구소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자율주행 로봇 카트에 활용될 각종 부품들.<사진=강민구 기자>자율주행 로봇 카트에 활용될 각종 부품들.<사진=강민구 기자>

◆KAIST 출신만 10여명···자율성 존중하는 문화 확립

"인공지능 로봇연구소 14명 중 13명이 KAIST 석·박사 출신으로 우수한 연구역량을 보유했습니다. 회사 내에서는 호칭도 자유롭고, 나이·성별을 떠나 실력에 기반해 직책도 부여합니다. 출퇴근, 담당 업무 등 제한도 없습니다. 자율과 책임이 공존하며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천홍석 대표는 트위니의 강점으로 다수의 KAIST 기술진,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문화를 꼽았다. 천 대표는 한국 정서에 기반하면서도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내 호칭은 형, 동생, 선배, 대표 등 자신이 원하는대로 부른다. 직책, 직급을 따지다보면 분위기가 경직되고, 연구개발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틀에 박힌 형식을 거부한다. 회의도 속전속결이다. 대신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책임이 부여되고, 실력에 따라 직책을 부여하고, 동기부여도 하고 있다. 

가령 현재 KAIST 연구소장은 김태형 연구소장이 맡고 있다. 이제 막 학위를 받았고, 연차도 부족하지만 책임감이 높고,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에서 연구진들의 지지를 받아 연구소장으로 선임됐다. 연봉 협상 시에도 연구진들이 오히려 다른 동료를 추천하거나, 기업이 발전하기 전까지 연봉 인상을 보류해달라고 만류할 정도로 책임감도 높다. 

생활연구가 지속되다보니 좋은 아이디어가 제품에 반영되고, 속속 성과도 나오고 있다. 장보고의 차별화 요소중 하나는 로봇의 목이라고 할 수 있는 장치이다. 기존 로봇과 달리 카메라가 좌우로 회전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안보이는 시야각을 고민하던 상황에서 한 연구자의 제안이 즉각 반영된 사례다. 

입소문을 타고 KAIST 출신 인력이 계속 취업문을 노크하고 있다. 최근에만 4명이 문의해 올 정도다. 인공지능 분야 연구자의 연봉이 높아지고, 트위니가 아직 벤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천 대표는 "10여명이 넘는 KAIST 연구진이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트위니의 최대 강점"이라면서 "팀 내에서도 자유분방하게 자신이 할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위니의 올해 목표는 '장보고2'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고, 물류 기차를 물류시장에 도입하는 것. 실제 마트에 적용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과 논의도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천 대표는 "올해 말안에 장보고 2번째 버전을 시장에 도입하고, 물류기차가 유통망에 적용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최소한 1000대 이상 로봇을 도입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기업 대표를 맡고 있는 천홍석 대표와 천영석 대표는 쌍둥이 형제로 부산 출신이고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대덕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대덕에서 지속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기업, 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숙원이다.

천 대표는 KAIST 출신들이 보다 많이 지역에 정착하고,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덕처럼 과학기술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서로 교류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술을 품앗이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미국 실리콘밸리 못지 않은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트위니(TWINNY)는?
2015년 9월 설립됐다. 쌍둥이 형제인 천홍석, 천영석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현재 임·직원은 40명으로 주력 제품은 자율주행 카트와 기능성 메신저이다. 본사는 현재 배재대학교 내에 입주해 있고, 인공지능 로봇연구소는 대덕에 위치해 있다. 그동안 카이트창업가재단과 오텍 그룹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는 각각 대전고용우수기업과 대전 유망강소기업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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