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이화여대 교수 주도, 유전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포도상구균(식중독 원인균), 결핵균에 사용되는 항생제 '젠타마이신 B'. 반세기 전부터 사용된 해당 항생제는 자연에서 극소량만 생산되고, 생합성 과정이 규명되지 않아 연구가 정체된 분야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연구진이 생합성 과정을 규정하면서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윤여준·차선신 이화여대 교수, 항웬 류 텍사스대 교수, 박제원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젠타마이신 B의 생합성 과정을 완전히 규명하고, 젠타마이신 중간체들이 유전병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젠타마이신 B는 항균 활성이 광범위하고 강력해 반세기 넘게 사용된 항생제다. 결핵균과 포도상구균에 사용된다. 내성이 강한 슈퍼박테리아에 사용되는 2세대 항생제인 '이세파마이신'의 합성 원료이기도 하다. 

생합성 과정을 규명하면 유전체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젠타마이신 B의 생합성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중간체들을 화학 합성하고, 만들어낸 물질들을 관련 효소와 반응시켜 확인하는 방법으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젠타마이신 B의 생합성 경로를 규명했다.

이를 통해 미생물 내에서 젠타마이신 B가 극소량 생산되는 원인을 찾았다. 반응에 필수적인 효소가 기질 유연성이 낮은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생합성 과정에서 유전병 치료에 응용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중간체들도 발굴됐다. 유전자 결함으로 인한 필수 단백질의 결손으로 야기되는 질환인 '낭성 섬유증', '듀시엔형 근이영양증', '헐러 증후군' 등의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여준 교수는 "50년 동안 알려지지 않은 주요 항생제의 미생물 내 합성과정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생합성 과정 규명을 통해 찾아낸 자연계에 극소량 존재하는 중간체들은 유전병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생화학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케미칼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에 지난 15일 게재됐다.

젠타마이신 B의 생합성 과정.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젠타마이신 B의 생합성 과정.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