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인희·이동영 서울대 연구팀 혈액 통해 뇌 병리 예측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 유발 물질 '타우 단백질' 측정 가능
검사 비용 절감·검사 접근성 향상···조기진단에 기여할 전망

알츠하이머는 인지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뇌 속에 '타우 단백질',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될 경우 이를 일컬어 '알츠하이머'라 한다. 알츠하이머는 뇌 병리 침범 부위에 따라 초기에는 기억력 저하가 주로 나타나다가 점진적으로 언어기능, 판단력 등 인지기능 이상을 만들어 일상생활을 어렵게 한다. 

뇌세포 손상이 진행된 이후 병이 발견되면 근본적 치료가 어려워 조기진단이 중요하지만, 검사를 위해선 고가의 양전자 단층촬영(PET)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알츠하이머 조기진단을 위해선 '타우 단백질'의 뇌 축적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팀이 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의 진행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묵인희·이동영 서울대학교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의 뇌 축적을 혈액검사로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혈중에 존재하는 타우 단백질 비율이 뇌 안에 축적된 타우 단백질 비율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인지기능 정상군 52명, 경도인지장애군 9명, 알츠하이머군 15명 등 총 76명이 실험에 참여해 알츠하이머 진행 과정 상에 혈중 타우 단백질 비율이 뇌에 타우 단백질 양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혈액 내 타우 단백질 농도가 높으면 뇌 안에 축적된 타우 단백질 비율이 높다는 것이고, 타우 단백질이 축적돼 있으면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 결과가 실용화되면 인지장애(치매)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정확한 예측을 통해 예방·진행억제 효과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뇌 병리를 발견하려면 일부 대학병원에서 제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고가의 PET 영상장비가 필요하지만, 혈액을 통해 뇌 병리를 예측함으로써 검사 접근성 향상 및 검사 비용 절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혈액 검사를 통한 알츠하이머병 병리 예측은 진단뿐만 아니라 최근 신약 임상시험의 주 대상이 되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뇌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브레인'(Brain)의 표지논문으로 21일 게재됐다. 

박종찬·한선호·이다현 서울대 연구원과 묵인희·이동영 서울대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의 뇌 축적을 혈액검사로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박종찬·한선호·이다현 서울대 연구원과 묵인희·이동영 서울대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의 뇌 축적을 혈액검사로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