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원장추천위원회 이번주 구성···ETRI 원장 선임 이사회 2월 예정
"낙하산 인사 아닌 기관의 현안 해결할 리더십 갖춘 인물 와야"

ETRI 원장 후보 3배수가 확정되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논란 인물이 포함되며 연구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인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연구회)에 의하면 지난 31일 ETRI 원장 후보 3배수에 김명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한영남 KAIST 교수, 한헌수 숭실대 교수가 선정됐다. 지난달 20일 서류 마감 후 열흘만에 3배수까지 확정 된 셈이다.

이상훈 전 원장은 지난달 13일 임기가 종료됐다. 일반적 원장 공모는 임기 종료 3개월전, 빠르면 4~5개월전부터 진행된다. 반면 ETRI 원장 공모는 임기 종료 한달여 앞까지 초빙 공고를 내지 않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의 인사 개입으로 늦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공고가 늦어진 것에 비해 14명(내부 7명, 외부 7명)의 공모 참여자 서류심사와 6배수에 이은 3배수 확정은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ETRI의 가장 큰 현안은 연구개발지원사업 일몰로 혁신 성장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TDX, CDMA, 메모리 반도체 등 ETRI의 대형성과는 긴 호흡으로 추진한 결과다. 하지만 지원사업이 일몰될 경우 안정적 인건비는 17.3%로 떨어진다. 연구자들이 인건비 확보를 위해 단기, 소규모 과제 수주에 더 많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연구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ETRI가 IT 분야 성장 동력의 중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외부 시선도 다수다.

ETRI의 현안 해결과 새로운 동력 창출로 외부 인식 변화, 내부의 사기 견인을 위해 신임 기관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기관장 적임자 여부는 글로벌 리더십, 기관장 경험, 연구개발 실적, 관련분야 전문가 등이 고려된다.

후보 3인 중 2인은 현안을 해결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인사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애초에 기우는 후보를 내세우고 공모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재공모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ETRI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 토대를 마련할 중요한 시점이다. 이전 기관장 3배수는 비중이 비슷했는데 이번 후보 3배수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차기 원장은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갖춘 인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연구회 관계자에 의하면 ETRI 원장 선임 이사회는 2월중 예정돼 있다.

원자력연 원장 공모는 지난달 28일 마감된 가운데 16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외부 5명, 내부 11명으로 원자력연 내에서 다수 참여했다.

외부 참여자 중 지난해 국감을 앞두고 돌연 사임을 표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출신도 포함돼 논란이 일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원안위 위원 시기 결격 사유가 뒤늦게 확인된 바 있다. 국감에서 이를 밝히겠다고 발표했으나 취임 10개월만에 사퇴하며 국회의 질타를 받았다. 이외에도 탈원전 인사들이 포함돼 원자력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재주 원장이 사퇴하며 원자력연은 기관장 공석 상태다. 하 원장은 지난해 봄부터 정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연의 미션은 원자력 연구개발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연은 가야할 방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 연구자의 사기도 위축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다수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과도하게 진행되면서 내부적으로 사기가 떨어진 상황이다.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던 문제도 있다"면서 "낙하산 인사가 아닌 내외부를 아우르며 소통하고 연구개발을 아는 인사가 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연구회에 의하면 원자력연 원장후보심사위원회는 이번주 내로 구성될 예정이다. 심사위원회는 이사장과 이사진 중 정부 2명, 민간 2명, 이사진 추천 외부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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