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창업 5년, 복귀 대신 시장서 버티기로 작정했죠"

ETRI 출신 손동환 알티스트 대표, '고신뢰 임베디드시스템 실시간 운영체제' 기술로 창업
"신생벤처라 신뢰성 믿을 수 없다는데 무조건 버티기 돌입, 기술 입소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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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애경 기자 - 2018.12.10

손동환 알티스트 대표(등지고 앉은쪽 첫번째)가 구성원과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알티스트 제공>손동환 알티스트 대표(등지고 앉은쪽 첫번째)가 구성원과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알티스트 제공>

"연구자 시기에는 과제만 집중하면 됐는데 지금은 모든 일을 다 살펴봐야 해요. 거기에 마케팅도 해야하고(웃음). 벅차지만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더군요."

5년만에 다시 만난 그는 눈빛에 단단함이 보였다. 창업 이후 과정을 설명하는 어투는 차분했지만 기업 대표로서 고민과 포부는 분명했다.

손동환 알티스트 대표. 그를 처음 본것은 2013년 가을, ETRI 연구원 창업에 나서며 막 교육을 마쳤던 때다. 창업 이후 5년만에 그를 다시 보는 셈이다. 어려움은 없었느냐고 그에게 물으니 소리없는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기업인에게 우문이었던 것일까.

연구원 창업 후 ETRI로 복귀하지 않고 여전히 기업 대표로 고군분투 중인 그는 창업 뿌리 내기리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알티스트의 핵심 기술은 '고신뢰 임베디드시스템을 위한 실시간 운영체제(RTOS)'. 이름 그대로 각종 임베디드시스템이 실시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운영체제 기술이다. 손 대표는 "우리 기술은 더디게 진행돼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조금씩 알아주면서 재미있게 진행하고 있다"며 그간의 과정을 풀어냈다.

◆임베디드시스템위한 실시간 최적화 운영체제 기술 인정 받아

창업을 앞두고 2013년 손 대표를 처음 인터뷰 했던 시기 모습.<사진=대덕넷 DB>창업을 앞두고 2013년 손 대표를 처음 인터뷰 했던 시기 모습.<사진=대덕넷 DB>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를 비롯해 스크린도어, 항공기, 전투기, 위성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기기나 장비는 임베디드시스템 기반 운영체제 기술로 작동된다.

임베디드시스템은 특정 제품이나 솔루션에서 주어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탑재된 기술. 운영체제는 고도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핵심이다.

알티스트의 기술은 항공이나 국방, 철도(스크린 도어) 등에 적용되는 것으로 한치의 오차도 허락할 수 없는 고신뢰도의 운영체제가 요구된다. 오차는 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연구원 시기 개발한 RTOS가 탑재된 한국항공(KAI)의 무인항공기가 비행시험에 통과하고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면서 연구자로 보람이 느꼈다. 기술도 곧 이전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술 이전은 쉽지 않았다. RTOS는 각각의 임베디드시스템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요구돼 기술을 이전받아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아직 신뢰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업계의 평판에 기술이전은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그는 창업에 나서기로 마음먹는다. 개발에 참여한 4명 동료들도 그의 창업을 돕기로 나섰다. 2013년 12월 리얼타임 운영체제 기술로 창업에 나섰다. 자동차 무기체계, 비행기 등 실시간성 고신뢰도가 필요한 분야를 목표로 말이다.

◆"잘 하겠어? 높고 높은 시장의 벽···살아 남아야 한다는 오기 발동"

"연구자 시기에 분명 기술을 인정받았는데 창업 후 기업인으로서 정부와 산업분야 기술 적용을 논의하니 아주 높은 신뢰도를 요구해 왔어요. 기술력은 있지만 신생벤처의 제품을 믿을 수 없다는 게 현실이었어요. 시장을 뚫기는 쉽지 않았죠. 오래 살아남아야 한다는 오기가 발동하기도 했고요."

손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장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고 고백했다. 연구자 시기와 달리 철저한 시장 논리가 적용됐다. 기술은 인정하지만 신뢰도 없는 제품은 쓸 수 없다는 것.

그는 "일단 오래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살아 남아야 신뢰도가 쌓이고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어려웠다. 하지만 외국 제품에 비해 우리는 실시간 최적화가 가능한 장점이 있어 그를 비즈니스 모델로 밀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임베디드시스템 운영체계는 각각의 기기에 맞는 최적화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오픈 소스이긴 해도 전문가가 아니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우리는 최고의 전문가 그룹으로 단시간 최적화가 가능했다. 그런 점을 시장에서 인정받아 조금씩 신뢰를 높여갔다"고 덧붙였다.

자율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운영체계도 부각됐다. 자율차는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단체인 오토사(AUTOSAR)에서 제시한 운영체제 표준이 적용된다. 오토사에서 2017년 내놓은 표준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운영체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알티스트는 주관사로 참여하며 국내 대기업과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올해 2월 개발 완료했다. 내년부터는 오토사와 협력키로 하며 알티스트의 직원 3명이 유럽에서 열리는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국내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손 대표는 "자동차 시장도 앞으로 소트프웨어는 더욱 복잡해 질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크고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도 시장 선점을 위해 집중 투자 중"이라면서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기술 레퍼런스를 쌓아야한다. 그래야 시장도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들이 신생벤처를 믿지 못하는 것은 중간에 회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다. 그래서 우리는 끝까지 살아 남아야 한다(웃음)"면서 "살아 남아서 안정된 회사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규모도 키워야 한다. 레퍼런스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창업 5년차 맞으며 고객늘고 신뢰도 높아져

알티스트는 창업 5년이 되면서 고객이 조금씩 늘고 있다. 무엇보다 한번 거래를 시작한 고객은 알티스트의 실력을 인정하고 다시 찾는단다. 올해는 구성원도 20명까지 늘렸다. 20~30대 젊은층이 대부분이다.

손 대표는 "우리 기술은 방위산업체, 자동차 등 한정된 시장이라 입소문이 중요하다. 고객사에서 나름 실력을 인정하며 입소문을 내주고 있다. 새로운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알티스트 구성원이 늘면서 고민도 생겼다. 기업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대표로서 책임감이다.

손 대표는 "연구자 몇명일때는 조직 문화의 중요성을 잘 몰라 ETRI 방식으로 했다. 그런데 구성원이 많아지니 우리 회사만의 조직 문화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는게 사실"이라면서 "같이 가는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구성원들과 논의하고 다른 회사 사례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매일 머릿속이 가득찰 정도로 일도 고민도 많지만 회사 구성원과 시장이 조금씩 늘어가는걸 보면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에게 또 다시 우문을 던져 보았다. 다시 ETRI로 돌아갈 생각이 있는냐고. 망설임없이 그의 답변이 돌아왔다.  "돌아갈거면 구성원을 이렇게 많이 뽑지 않았겠죠."

손 대표(앞면 보이는 첫번째)는 시장에서 신생벤처 제품은 신뢰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평가에 무조건 살아 남기로 작정했단다. 지금은 입소문이 나면서 기술력와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사진=알티스트 대표>손 대표(앞면 보이는 첫번째)는 시장에서 신생벤처 제품은 신뢰도를 인정할 수 없다는 평가에 무조건 살아 남기로 작정했단다. 지금은 입소문이 나면서 기술력와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사진=알티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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