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시작, 나노⑰] 정보통신 소자 전문 웨이옵틱스, 5G·데이터센터용 '광분배 소자' 개발'8인치' 광도파로 소자 웨이퍼 세계최초 상용화도 성공···세계 데이터센터 공급 타진

1997년. 제주에서 열린 광학회
박사 과정 청년이 한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회절격자를 통해 통신용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파장 다중화 소자'
그 주제로는 국내최초로 발표된 논문이다.
당시는 인터넷 태동기. 신기술을 풀 시장이 없었다.
그는 때를 기다리며 이론을 갈고 닦았다.
2018년. 바야흐로 초고속통신 시대.
드디어 시장이 그의 기술을 부른다.

 
"때가 온 거죠. 이 분야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습니다."
 
이용태 웨이옵틱스 대표는 자신했다. 그가 21년전 발표된 '회절격자-파장 다중화 소자' 논문 저자다. 당시엔 쓸 시장이 없어 이론을 업데이트하며 광통신 사업으로 때를 기다렸다.
 
월 100기가 개인 데이터 소비상품도 나온 현재, 웨이옵틱스의 전략기술인 'AWG-CWDM'은 기존 광통신 설비에 부착만 하면 4배의 용량을 이끌어 낸다.
 
게다가 통상 6인치 웨이퍼를 쓰는 세계시장 규격보다 큰 8인치 웨이퍼 개발에도 세계최초로 성공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본격 5G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웨이옵틱스는 통신소자 수출 확대를 기대한다.
 
'회절'현상 이용한 광통신 수집·분배 기술 보유···8인치 웨이퍼로 소자 생산성도 최대치
 

 
"여기 보이는 것이 CWDM 칩입니다. 이 안에는 4개의 파장이 선을 따라가다 AWG 소자를 거치면서 회절현상을 겪고 하나의 선으로 나갑니다. 4개의 입력단과 1개의 출력단에는 각 광섬유가 연결된 형태입니다."
 
쌀 한톨보다 작고 얇은 까만 칩에는 머리카락 굵기 보다 얇은 네 개의 가닥을 가진 소자가 보인다. 소자는 양쪽에 광섬유 다발로 연결됐다. 이 소자와 칩이 'AWG-CWDM'다.
 
AWG(Arrayed Waveguide Grating)-CWDM(Coarse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는 '배열도파로 회절격자 소자'를 이용한 '저손실 파장분할 다중화' 광통신 기술이다. 파동을 성질을 갖는 빛이 벽을 타고 넘어 퍼지는 '회절' 현상을 이용한다.
 

 

AWG-CWDN 내부 회로 <사진=웨이옵틱스 제공>
AWG-CWDN 내부 회로 <사진=웨이옵틱스 제공>
칩은 4개의 광섬유에서 오는 통신을 하나의 선에 보낸다. 반대로 오는 빛이 다시 갈라져도 정보의 손상이 없다. 칩을 통과하는 빛들의 주파수 간격은 20나노미터. 간섭은 없다.
 
이 대표는 "5G 안테나 기지국에 추가로 광케이블을 깔지 않아도, 기존 선 위에 CWDM을 달면 통신용량이 최소 4배 이상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25기가 통신이 칩 부착으로 100기가 통신이 되는 셈이다.
 
CWDM은 세계가 모두 쓰는 범용기술이다. 신뢰성과 경제성에서 일류와 이류가 갈린다. 웨이옵틱스는 특허와 논문이 증명한 설계와 공정 노하우가 있다.
 
생산성에서도 세계적으로 앞선다. 웨이옵티스는 8인치 광도파로 소자 웨이퍼 생산을 세계최초로 성공했다. 동급 소자를 생산하는 글로벌사는 6인치 웨이퍼에서 700여개 소자를 생산한다. 2인치 차이는 1.8배 넓이 차. 8인치는 1200여개 소자를 얻는다.
 
AWG-CWDM은 2017년 '대전실증지원사업' 지원을 바탕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덕분에 올해가 사업의 향방이 갈리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8인치 웨이퍼에서 1200개 생산되는 CWDM <사진-윤병철 기자>
8인치 웨이퍼에서 1200개 생산되는 CWDM <사진-윤병철 기자>
20년 다져온 광분배 기술로 세계 데이터센터 공략···2019년 '성장 분기점' 전망
 
ETRI 출신 김형문 웨이옵틱스 연구소장은 CWDM 분야를 '성능개선 노하우 전장'으로 비유하며 "대표의 노하우를 믿기 때문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1년 전 AWG 박사논문 발표 후 광통신 사업을 창업했다. 2008년 웨이옵틱스로 재창업하기 전, 연구소와 기업 등을 거쳐오면서 기술과 경영 관련 노하우를 다져왔다. 현재 4건의 특허와 '다채널 광수신 모듈 및 그 제조방법'을 출원 중이다. 그는 "이 분야 설계, 공정, 특성평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해봤다"고 자신한다.

주변 여건도 사업을 전개하기에 적합하다. 본사는 나노종합기술원에 위치하는데, 기술원이 보유한 최고사양의 첨단장비와 맨파워를 개발·제작에 동원한다. 한국기계연구원에 330㎡ 규모 자체 팹을 갖췄고, 중국 강소성에도 직영 공장을 세웠다. 이 세곳에서 웨이옵틱스는 다양한 광통신 분배 부품을 양산한다.
 
부품들은 초고속 광인터넷부터 케이블TV 등 방송통신 영역에 두루 쓰인다. CWDM 신제품은 빅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하는 네이버와 중국의 데이터센터에서 쓰일 부품용으로 신뢰성 테스트 중이다. 이 대표는 "미국과 중국, 대만에 공급 확정을 받은 곳도 있다"고 밝혔다.
 
여세를 몰아 웨이옵틱스는 AWG 소자 분야에서 미국과 일본에 앞설 목표로 수출 확대에 최선이다. 이 대표는 "2017년부터 유튜브 등 영상 정보가 폭증돼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자율주행차와 IoT가 본격 등장하는 2019년에 회사 성장의 기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8 T2B 전시회에서 자사 제품들을 선보인 이용태 웨이옵틱스 대표 <사진=윤병철 기자>
2018 실증지원사업 전시회에서 자사 제품들을 선보인 이용태 웨이옵틱스 대표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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