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13일 코엑스서 2018 미래유망기술세미나 개최
M&A 빅딜 'ICT와 바이오'···금속 3D 프린팅,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등 10대 기술 발표

"모빌리티 기술이 공유·클라우드 소스 등과 연결돼 현실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정보를 개방하면 돈을 못 벌 것 같지만, 경제적 이득이 분명히 있다."(윤진혁 KISTI 선임연구원)
 
"외부 혁신 기업을 인수해 자사의 역량을 높이는 '테크 M&A(기술 인수합병)'가 활발하다. 미래 기술은 개발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김소영 KISTI 선임연구원)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는 13일 오후 1시 서울 코엑스에서 2018 미래유망기술세미나를 열었다. 참석자 대부분은 강연이 끝나는 오후 6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사진=한효정 기자>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는 13일 오후 1시 서울 코엑스에서 2018 미래유망기술세미나를 열었다. 참석자 대부분은 강연이 끝나는 오후 6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사진=한효정 기자>
데이터 전문가들은 기술의 융합, 데이터의 공유, 테크 M&A가 새로운 사업과 가치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사업의 핵심은 다양한 서비스·제품을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공하는 '맞춤형'이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최희윤)는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데이터가 전하는 미래세상'을 주제로 2018 미래유망기술세미나를 열었다.

올해 13회를 맞는 미래유망기술세미나는 KISTI가 매년 개최하는 최대 행사다. 이날 900여 명이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참석자 대부분은 강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킬 정도로 미래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관리하는 온디맨드(on-demand) 시대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데이터로 사람들의 '이동'을 바꾸는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를 소개했다.

정 대표는 "이제 이동은 소유에서 공유로, 고정된 장소에서 내 집 문 앞으로, 정해진 시간에서 필요한 시간으로 변하고 있다"며 "여기에 자동결제 시스템, 지도 데이터, 모바일, 인공지능이 결합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세상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작년 카카오에서 분사해 나온 회사로 카카오 택시·대리·내비·주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그중 카카오 택시는 시작 3년 6개월 만에 누적 35억 건의 이동을 연결했고 여기서 발생한 데이터로 변화 중이다.
 
스마트 모빌리티의 특징은 연결·공유·다양성이다. 택시를 예로 들면,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아 어떤 곳에서 수요가 넘치고 공급이 남는지 수집할 수 있다. 이동 서비스도 다양해진다. 유아용 카시트나 반려동물 이동함이 있는 택시 등 사용자 맞춤형 택시가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통해 큰 기업이 탄생하며 이들은 고속 성장 중"이라며 몇 개 기업을 언급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추정치에 따르면, 버드(Bird)와 라임(Lime) 등 스쿠터 공유 스타트업은 창업 6개월 만에 시가총액 2조 이상에 도달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합작해 만든 자율주행 차량 공유 회사 '모네 테크놀로지'도 최근 모빌리티 업계의 화두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스마트 모빌리티, 그리고 스마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발표했다. 카카오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후 강남역 주변 택시 탑승 장소는 대도로에서 골목으로 이동했다. 사진에 보이는 분홍색 점은 서비스 시작 전, 파란색·노란색 점은 서비스 시작 후 탑승 장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설문 조사 결과, 카카오 택시를 이용한 택시 기사 1만 명 중 37%가 소득이 증가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스마트 모빌리티, 그리고 스마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발표했다. 카카오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후 강남역 주변 택시 탑승 장소는 대도로에서 골목으로 이동했다. 사진에 보이는 분홍색 점은 서비스 시작 전, 파란색·노란색 점은 서비스 시작 후 탑승 장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설문 조사 결과, 카카오 택시를 이용한 택시 기사 1만 명 중 37%가 소득이 증가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김용진 서강대학교 교수는 디지털 변혁이 창출한 새로운 사업 기회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은 기존에 생산된 물건을 구매하기보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맞춤형 제품을 원하는 때에 받길 원한다"며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조정·관리하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시대에 맞는 기업 전략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온디맨드 서비스는 의약·소재·안전·에너지·음식·금융·인프라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된다. 김 교수는 아마존(Amazon)의 대쉬 버튼(Dash Button)과 아마존 키(Amazon Key)를 예로 들었다.

대쉬 버튼은 물건을 향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주문이 되는 소형기기다. 아마존 키는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품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집을 비운 상태에서 배달원이 물품을 집 안에 넣은 뒤 문을 잠그고 가는 모습을 클라우드 캠으로 보여준다.
 
◆ 데이터 확장에 나선 기업들···"깃허브 인수한 MS, 시가총액 2위로 상승"
 
윤진혁 KISTI 선임연구원은 오픈 소스와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선임연구원은 "기업이 데이터를 공개하면 돈을 못 벌 것 같지만, 경제적인 이득이 분명히 있다"며 "기술이 너무 빠르게 변해 독립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 정체를 겪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깃허브(GitHub)를 9조 원에 인수해 정보를 개방하고 시가총액 2위로 거듭난 사례를 이야기했다. 깃허브는 프로그램 소스를 공유·협업해 개발하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월마트·코스트코·코카콜라·골드만삭스·월트 디즈니·알리바바 등도 오픈 소스 제공에 합류했다.
  
윤 선임연구원은 "정보가 개방된 환경에서 사람들은 프로젝트에 참여해 개발을 도울 준비가 됐다"며 "사장된 기술 중 쓸 만한 것을 공개한다면 어떤 부가가치가 창출될 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소영 KISTI 선임연구원은 M&A와 특허 거래로 미래 기술을 예측하고 활용 방법을 소개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테크 M&A는 'ICT'와 '바이오'에 집중됐다. 지난 4년간 인수된 기업 중 32%가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한 번이라도 ICT와 연결된 분야는 90%에 달한다. 특히 서비스, 가전·전자, 자동차 분야가 ICT 기술과 급속히 융합하고 있다.
 
바이오는 고유한 파괴적 혁신을 가지고 있어서 거래 규모가 압도적이다. 최근에는 ICT 기술을 흡수해 진단 자동화, 개인 의료 서비스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김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기업이 어느 산업 분야에 속하는지 확인하고 어떤 기술로 부가가치를 낼지 전략을 고민할 때"라며 "미래 기술은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KISTI 선임연구원은 M&A와 특허 거래로 미래 기술을 예측하고 활용 방법을 소개했다. <사진=KISTI 제공>
김소영 KISTI 선임연구원은 M&A와 특허 거래로 미래 기술을 예측하고 활용 방법을 소개했다. <사진=KISTI 제공>
 
◆ 데이터로 미래 기술 예측···금속 3D 프린팅,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면역세포 치료 등 
 
이준영 KISTI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 논문 데이터로 예측한 미래유망기술 10선을 발표했다.
 
기술 분야별 성장 추이를 분석한 결과 ▲금속을 원하는 형태로 제작하는 금속 3D 프린팅 ▲ 기판을 늘리거나 접는 신축성 전자소자 ▲자기장·전자기파로 전기에너지를 전송하는 무선전력전송 ▲초대용량 데이터 대응 광통신 기술
 
▲인체 미생물 군집 유전정보로 질병을 규명하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암 진단·예측 바이오 마커유전자 편집 ▲면역 세포 기능을 높여 암을 치료하는 면역세포 치료
 
▲나노입자를 유체에 분산시켜 냉각제를 대체하는 나노유체 이용 에너지 효율화 ▲온도 변화 없이 열을 방출하는 상변화 소재 활용 열에너지 저장 기술이 높은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이 책임연구원은 최근 30년간 산출된 논문 데이터 약 4500만 건에서 대표 핵심어 1만 개를 선별해 시기별로 분류한 '키워드 매핑' 자료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990년대는 DNA 연구의 급속한 성장으로 바이오 기술이 우세했고, 2000년대는 IT, 2010년대는 융합·초연결 등이 유망 기술로 떠올랐다.
 
그는 "이 자료는 데이터 분석만으로 얻은 결과일 뿐"이라며 "기술의 미래와 관련된 사회·경제적 전망이 결합하고 기술전문가와 사회구성원 간에 협의를 거쳐 사회 속의 유망기술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강연장 밖에서는 KISTI의 성과가 전시됐다. <사진=한효정 기자>
강연장 밖에서는 KISTI의 성과가 전시됐다. <사진=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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