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연구팀, 공복·포만감 행동 원리 규명

국내연구진이 공복 상태일 때 예민해지는 이유를 알아냈다.

DGIST(총장 손상혁)는 김규형 뇌·인지과학전공 교수팀이 동물이 배가 고프거나 포만감을 느낄 때 행동이 변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공복 상태의 동물은 감각기관이 평소보다 예민해져 음식을 찾는 행동 등 특정 행동의 빈도가 증가하고 결국 생존 능력 증가로 이어진다. 배고픔이나 포만감을 느끼면 동물 행동이 변화지만, 감각기관 내 어떠한 신경전달물질이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김규형 교수팀은 신경계가 비교적 간단하고 신경회로 구조가 밝혀진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했다. 예쁜꼬마선충이 특정 페로몬(ascr#3)을 감지할 때 회피행동을 보이는 특성을 응용, 포만 상태와 공복 상태가 행동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원리를 규명했다.

김 교수팀은 우선 예쁜꼬마선충의 '페로몬(ascr#3) 회피행동'이 공복 상태에서 증가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때, '인슐린 수용체(DAF-2)'가 페로몬을 감지하는 감각신경에서 하부 연합신경으로 전달되는 신경전달물질량을 조절해 회피행동 증가 과정에 영향을 주는 것을 함께 밝혔다.

이어 선충에서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인슐린 유사 펩타이드(INS-18)가 예쁜꼬마선충 장에서 분비돼 페로몬 감지 감각신경의 인슐린 유사 수용체(DAF-2) 기능을 제어한다고 확인했다. 공복 여부에 따라 인슐린 유사 펩타이드(INS-18)가 분비되는 양이 조절돼 동물 행동 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도 추가로 확인했다.

인슐린 분비가 감각신경의 시냅스 전달을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를 응용하면 당뇨병 같은 인슐린 관련 대사증후군 환자들의 초기단계에서 발견되며 연구와 치료에 한 걸음 다가 설 것으로 기대된다.

김규형 교수는 "섭식 상태는 동물의 여러 감각기관에 영향을 주며 행동변화를 유도하지만 어떤 원리로 진행되는지 규명되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동물의 섭식 상태와 감각신경 사이 상호작용이 어떤 방식으로 동물의 생존 능력을 증가시키는지를 밝혀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이선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박사가 제1저자로, 허양훈 기초지원연 전자현미경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엠보 저널(The EMBO Journal)'에 게재됐다.

또한, 연구는 ▲DGIST 신경세포 노화 재생 기전 연구사업 ▲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뇌연구원 기관고유 대뇌피질 사업 ▲기초지원연 분석기술개발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다.

김규형 DGIST 뇌인자과학전공 교수, 유이선 DGIST 뇌인자과학전공 박사. <사진=DGIST>
김규형 DGIST 뇌인자과학전공 교수, 유이선 DGIST 뇌인자과학전공 박사. <사진=D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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