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러브콜도 거절? 기술로 대결 'AI 개척자'

[과학청년, 부탁해㊵] 전태균 에스아이에이 대표
"위성영상 서비스 분야 막내지만 3년내 글로벌 3위 목표"
"창업은 만들수 있는 기술에 소비자에게 필요한 아이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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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애경 기자 - 2018.11.06

전태균 박사는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다. 구글 등 러브콜을 수락하는 대신 AI 기반 위성영상 분석 기술로 창업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전태균 박사는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다. 구글 등 러브콜을 수락하는 대신 AI 기반 위성영상 분석 기술로 창업했다.<사진=길애경 기자>

"구글에서 러브콜이 있었죠. 단번에 거절했어요. 한 회사의 직원이 되기보다 회사를 창업해 AI기술로 겨뤄보고 싶었거든요(웃음)."

그의 첫 마디는 당찼다. 요즘말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친다 싶을 정도로.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근자감이 아니다. 2005년부터 인공지능(AI) 분야 기술 개발에 뛰어들면서 축적된 '자신감'이었다.

AI 기술을 위성 영상 분석 서비스에 접목, 독창적인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 에스아이에이의 전태균 대표.

그는 2016년 9월 인공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에 입사한다. 입사 조건은 '사업 구상과 언제든 퇴사 후 창업'. 전 박사의 역할은 위성 영상과 AI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사업화 하는 것. 전태균 박사나 박성동 쎄트렉아이 의장 모두에게 모험이고 도전이었다.

전 박사에게 주어진 것은 달랑 책상 하나. 팀원도 없었다. 진행 과정의 모든 결정은 스스로 해야 했다. 박 의장은 그저 코멘트만 할 뿐이었다.  'AI 기술을 위성 영상에 접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모두들 반신반의 했다.

2018년 7월 전 박사는 회사에 사표를 냈다. 입사한지 1년 10개월 만에 3명의 직원과 창업에 나섰다. 사업 아이템은 AI 기반 위성 영상 서비스. 지금은 인력이 7명으로 늘었다. 독창적인 아이템에 협력 제안이 밀려 들며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태다.

전 박사의 도전은 지금부터다.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직원 채용 러브콜을 거절하고 직접 창업에 나선 그의 목표는 AI 전문 글로벌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위성 영상 서비스 기업 막내(전세계에 10여개 기업)지만 기술로 거대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

그는 젊은 과학을 '개척자'라고 적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시킨 듯 말이다.

◆ 11세에 처음 접한 컴퓨터, 건축업 아버지 전산일 도맡아

"컴퓨터를 처음 접한 건 90년대 초반 11살 때였어요. 시작은 컴퓨터 게임이 하고 싶어 아버지에게 졸랐어요. 그런데 게임만 하기에는 시시해서 프로그래밍을 배웠죠. 당시 은행에서 쓰는 코볼 코드를 해보면서 전산 매력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또래 친구들이 컴퓨터로 게임을 할 때 전 박사는 전산업무를 배웠다. 건축업을 하는 아버지의 문서일은 그의 몫이었다. 대학교 진학은 자연스럽게 컴퓨터 공학과를 선택했다.

"대학교 3학년때 고영중 교수님이 오셨는데 인공지능을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인공지능 분야에 빠져들게 됐습니다. 대학원도 당연히 인공지능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광주과기원(GIST)에 가게 됐고요."

대학원 시기 그가 연구한 분야는 영상처리, 환경데이터 분석과 수질 예측 등 머신러닝 기반이다. 전 박사는 "데이터가 많지 않아 미국에서 드론을 직접 구입해 학교에서 영상을 찍어 데이터 만들어 가며 연구를 진행했다"면서 "우리의 연구 성과 중 일부는 로봇 청소기의 물체 인식 분야에 탑재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인공지능 기술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 국내에서는 거의 관심이 없는 분야이기도 했다. 국내는 2016년 초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로 인공지능 붐이 일었다.

전 박사는 "당시에는 인공지능 개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외로운 연구 분야였다"면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나오면서 인공지능 관심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선택의 폭이 넓었다. 그런데 연구소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느껴졌고 구글과 몇몇 해외 기업에서 오라는데 그냥 직원으로 가는게 내키지 않았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직접 사업 모델을 만들어 기술로 그들과 대결하고 싶다는 생각에 인공지능 분야 사업을 해볼 수 있는 곳을 알아 보았다"면서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았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홍배 박사님, 쎄트렉아이의 박성동 의장님 등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을 만나면서 무모(?)한 입사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외로운 도전,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매순간 후회도 많아

전태균 대표가 회사명 SI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회사명은 모회사의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의미가 담겼다.<사진=길애경 기자>전태균 대표가 회사명 SI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회사명은 모회사의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의미가 담겼다.<사진=길애경 기자>

"입사 조건이 퇴사였기 때문에 부서 배치도 없었어요. 의장님 옆에 책상 하나 놓고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야했죠. 단계마다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의장님은 코멘트만 해주셨거든요."

전 박사는 '결정의 순간'마다 후회도 많았다고 고백한다. 위성 영상과 AI 기반 창업은 지금까지 없는 사업모델이었고 유사한 창업도 없어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가야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사업모델이 만들어지기까지 실패도 여러번 있었다. 전 대표는 AI기술 기업으로 탄생하기까지 5번 넘게 실패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는 "위성 영상과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모델로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 해보고 싶은 일을 유니크하게 하는 회사를 만드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면서 "연구개발부터 홍보, 인력채용의 최종 결정을 혼자 진행하는데 정말 어려웠다"고 소회했다.

전 박사는 "박 의장님 옆에서 일하면서 평소 CEO는 무엇을 할까 궁금했는데 CEO의 역할, 조직, 사람을 대하는 마인드를 배울 수 있었다"면서 "아마 의장님은 무척 불편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당시가 떠오르는지 미소를 지었다.

◆ 에스아이에이의 목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분야 글로벌 3위 기업 목표

에스아이에이의 구성원은 현재 7명이다. AI기술 기반 위성 영상 분석 서비스를 위해 구성원의 전공도, 나이도 다양하다. 군에서 실제로 판독 위성항공 업무를 한 60대부터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전공인 20대 초반 연구원까지.

회의시에는 나이불문이다. 더 좋은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각의 전문성을 인정한다. 늘어지는 회의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아침에 10분, 저녁에 10분으로 회의시간을 제한하고 업무에 집중한다. 한달에 한번은 구성원 한명이 메인이 돼 등산, 운동, 체험 등 자유롭게 보낸다.

직원들의 복지도 대기업 못지 않다. 주택자금 지원부터 직원 가족의 의료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회사의 운영은 철저히 독립적이다. 모 회사의 지원은 전혀 없이 에스아이에이 자력으로 직원들의 복지혜택까지 지원한다.  신생 벤처의 자금력이 걱정돼 물으니 전 박사는 "일감이 밀려드는데 사람이 없어 다 수용 못한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다.

전 박사는 "우리의 서비스는 국방, 기업 등에 제공된다. 앞으로 공공분야에 더 많이 활용 될 전망"이라고 소개하며 "회사 로드맵도 수립해 놨다. 3년안에 세계 막내에서 3위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글로벌 런칭이 이뤄질 예정"이라면서 "연구자들이 데이터화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데이터는 살아 움직이므로 표준화가 어렵다. 그 상태에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 선배로서 후배에 조언도 남겼다. 그는 남들이 뛰어들지 않는 분야, 자신이 만들수 있으면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아이템으로 창업할 것을 강조한다. 전 박사는 "시장에서 필요로하는 것은 딥테크가 아닌 분야도 많다. 기술보다 정말 시장에서 필요성이 있는지를 보고 창업아이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인공지능 기술은 데이터가 인공지능 연구자에게 제공되고 거기서 나온 데이터가 다시 연구자에게 제공되는 반복 사이클로 서로의 피드백이 중요하다. 기존과 다른 관점으로 당장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개선해 나가야 AI기술을 선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잠시 생각하더니 젊은 과학을 '개척자'라고 적었다.<사진=길애경 기자>전 대표는 잠시 생각하더니 젊은 과학을 '개척자'라고 적었다.<사진=길애경 기자>

◆ 전태균 박사는?

동아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GIST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 박사를 마쳤다. 퇴사를 목표로 쎄트렉아이 입사, 1년 10개월만에 AI기반 위성영상 서비스 기업 '에스아이에이'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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