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300마이크로 수준 두께 얇고 유연 수개월 내 분해

생분해성 전자약의 신경치료 시나리오 모식도.<사진=KAIST 제공>
생분해성 전자약의 신경치료 시나리오 모식도.<사진=KAIST 제공>
몸에서 녹는 수술용 실처럼 신경치료 후 몸 안에서 자연 분해되는 전자약이 개발돼 전자약으로 인한 2차위험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AIST(총장 신성철)는 강승균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 노스웨스턴 대학의 구자현 박사와 공동 연구를 통해 절단된 말초신경을 전기치료하고 역할이 끝나면 몸에서 스스로 분해돼 사라지는 전자약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말초신경 손상은 국내에서 연간 1만건 이상 발생할 정도로 빈도가 높은 외상 중 하나다. 신경 재생 속도가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느냐가 근육 회복률과 후유증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다. 재생속도가 현저히 저하되면 슈반세포의 소멸로 신경재생이 불가능해지거나 영구 근육장애를 유발한다.

때문에 신경재생을 가속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 왔고 전기적 자극을 통해 신경재생을 촉진시키는 전자약의 효능이 주목받고 있다.

전자약은 전기 신호를 통해 체내의 장기, 조직, 신경 등을 자극해 세포 활성도를 높여 재생속도 향상과 생체 반응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치료하는 기술이다.

손상된 신경을 전기자극하면 신경 세포가 활성화되며 축색돌기의 분화가 가속돼 신경재생이 빨라져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 수술의 복잡성과 이로 인한 2차 손상 위험성이 커 신경 치료에 직접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전기 신호를 전달하려면 전선으로 머리카락 두께의 신경을 감싸야 하는데 치료후 이를 제거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고 자칫 제거 과정에서 2차 신경손상으로 이어질수 있다. 또 장기적인 전기 치료시 매번 수술을 반복해야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초박막형 실리콘과 유연성을 갖춘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해 300마이크로 수준 두께의 매우 얇고 유연하며 체내에서 수개월 내 분해되는 전자약을 개발했다.

체내에서 무선으로 작동되고 사용이 종료된 후 몸속에서 녹아 흡수되기 때문에 별도의 제거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추가 수술 없이도 반복적인 전기치료를 할 수 있고 제거 수술도 필요하지 않아 2차 위험성과 번거로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생분해성 무선 전자약 기술이 말초신경 치료, 외상성 뇌손상과 척추손상 등 중추신경 재활과 부정맥 치료를 위한 단기 심장 박동기에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 교수는 "최초로 생분해성 뇌압측정기를 개발해 2016년 네이처지에 논문을 게재한 뒤 약 2년 만에 치료기술로서의 의료소자를 성공적으로 제시했다"며 "생분해성 전자소자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