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단상]손정의, AI 삼국지 그리고 대덕

미일-중일 자동운전 둘러싸고 합종연횡...한국은 무전략
세계 뒤바꿀 첨단 혁명...우리도 드림팀 구성 등 대응 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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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봉 기자 - 2018.10.17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토요타 자동차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사진은 공동 기자회견 모습.<사진=소프트뱅트 홈페이지 갈무리>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토요타 자동차 토요타 아키오 사장이 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사진은 공동 기자회견 모습.<사진=소프트뱅트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일본에서 발신된 한 장의 사진. 많은 시간이 걸렸고, 앞으로 세상에 큰 의미를 던질 장면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토요타 자동차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인사하는 모습이다.

두 사람은 매우 대조적이다. 그런만큼 손을 잡은 의미는 각별하다. 손정의 회장, 그는 일본의 대표적 흙수저이다. 단순히 가난해서만이 아니라 출신 성분도 미미해서이다.

일본에서는 차별 받는 조선인 출신. 부친이 사업을 하며 어려운 살림은 벗어났지만 신분 자체가 일본에서는 정상적 활동이 무척 어렵다. 때문에 일본에 디지털 관련 최고 사업가이면서도 경제계와 사회로부터 이단아 혹은 서자 취급을 받았다.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자동차 사장. 일본의 상징인 제조업을 대표하는 존재이다. 시가총액 1위 기업 대표. 3세 경영자이지만 취임초 발생한 안전사고를 딛고 회사를 세계 최고로 올려 놓아 경영 능력도 입증했다. 출신으로 보나 실적으로 보나 일본 최고 금수저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런 흙수저와 금수저가 전격적으로 한 자리에 마주 앉은 것이다. 전대미문의 일이다.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 흙수저 손회장은 투병과 배신 등등 간난신고를 겪으며 목숨을 내놓고 사업을 해왔다. 일본경제신문기자가 쓴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이란 책에는 그 과정이 잘 정리돼 있다.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손 회장을 만난 것은 20년전. 자신은 과장이고, 손 회장은 사장이었을 때이다. 그때 손 회장이 미국의 넷딜러 국내 도입을 제안했는데, 당시는 상황이 안맞다고 생각해 거절했다. 실례를 했다."

이어 밝힌 이야기.
"자동운전의 문을 열면 손 회장이 반드시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

토요타 자동차도 미래 패러다임은 자동운전이고 이를 위해서는 AI가 필요해 관련 회사에 투자 등을 알아보면 이미 손 회장이 선점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미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까? 소프트뱅크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펀드인 비전 펀드(100조원)로 투자한 기업들을 보면 이해가 된다.

우선 직접적인 자동차 관련. GM 크루즈,우버·디디추싱·그랩·올라 등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자동차에 필요한 분야 관련. 자동운전에 반드시 필요한 칩 회사인 엔비디아. AI 관련 세계 최고의 칩 회사인 ARM. 지도 제작회사인 MapBox. 커넥티드카의 인프라가 될 OneWeb, 자동차 지원 분야. AI 플랫폼 기업인 Petuum, 금융 및 보험 등의 인도 paytm, 중국 Ping An 그룹.

자동운전은 단순하게 사람이 운전을 안하는게 아니다. 차량이 기계에서 반도체 덩어리로 바뀌고, 사람들의 이용 행태는 물론 차량이 운행하면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 모두가 비즈니스 자원이 되는 것이다.

거기에서 파생되는 부가가치는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분석에 AI가 도입되고, 인공위성에서 전해지는 통신으로 자동차간 소통이 되며 차끼리 알아서 피해 간다. 이벤트나 급작스런 날씨 변동, 사고 등 급변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다. 보험 처리는 1초 정도 걸리고, 차량 내에서는 다양한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와 토요타의 합작 직전에 나온 뉴스가 하나 있다. 일본의 또다른 자동차 메이커인 혼다와 미국 GM 크루즈의 합작. 독자주의로 유명한 혼다가 외국사와 손을 잡아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였다. 혼다 입장에서도 미래 자동차 시장의 방향이 자동운전인 것은 알겠는데 본인들의 실력으로는 AI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이 분야 선두인 GM에 손을 내민 것이다.

AI를 활용한 자동운전을 놓고 합종연횡이 펼쳐지는 것인데 여기에서 손정의 회장의 예지력이 드러난다.

GM 크루즈는 GM이 자동운전 개발을 위해 만든 전문회사이다. 1대 주주는 GM, 2대 주주가 소프트뱅크이다. 여기에 혼다가 자본참여를 한 것이고, 토요타는 소프트뱅크와 합작 회사를 세운 것이다.
결국 소프트뱅크,GM 크루즈, 혼다, 토요타가 공동 운명체가 된 것이다. 이는 동시에 세계 최강이라 할 수 있는 미일 라인이 형성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들이 만들 세상은 어떠한 것일까?
GM 회장인 Daniel Amman은 교통사고 제로, 공해배출 제로, 교통체증 제로를 강조한다. 올해 소프트뱅크 월드에 참석해 밝힌 내용을 보자. 매해 전세계에서 120만명이 사망한다. 이를 제로로 만들겠다. 이산화탄소가 수십억톤 배출된다. 이것도 영으로 만들겠다. 교통체증으로 1조 달러 손실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도 다 해결하겠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AI는 자동운전을 가능하게 한다.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업계가 변한다.자동차가 전기차로 변한다. 부동산, 에너지, 보험 등에 있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지금의 생활 방식이 다 바뀐다. 이는 방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 AI가 운전함으로써 인간 운전보다 50%에서 70%의 효율을 가져올 것이다. 무어의 법칙이 운수업계에도 적용되며 나날이 발전할 것이다. 세계 최대의 IoT 플랫폼이 생기는 의미도 지닌다. 모바일 데이터를 넣어 네트워크로 세계 최대의 것이 생겨나는 것이다.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미시간 두 곳에서 자동운전 시스템 연구를 하고 있다. 두 곳이 똑같이 연구하며 개발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사 현장이 있고, 신호기가 고장나고,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는 등의 실제 상황이 벌어지는 복잡한 시내에서 AI 자동운전 연구를 하고 있다. 지금은 100m에 불과한 거리인지 모르지만 축적이되면 교통사고와 정체가 없는 상황이 실현될 것이다."

소프트뱅크와 토요타가 합작한 회사는 모네 테크놀로지스, 50.25대49.75의 지분 구조를 갖는다.소프트뱅크가 더 많은 지분이고, 사장도 맡는다. 일본 언론에서는 이례적이라고 말한다. 일본내 시가 총액은 토요타가 1위, 소프트뱅크가 2위이다.

토요타는 이번 합작을 계기로 자동차 제조업에서 이동 서비스 제공 회사로 변신을 선언했다. 토요타 사장은 "100년에 1번 있는 대변혁의 시대이다.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커넥티드 카, 자동운전,차량공유, 전동화 등 4가지 요소이다. 자동차는 사회와 연결돼 사회 시스템의 일부가 된다.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와의 제휴는 필요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토요타와의 제휴로 새롭고 진화한 모빌리티를 만들 것이다. 출자회사는 제 1탄이고, 앞으로 제2, 제3탄의 제휴가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연간 100억명이 이용하는 중국 디디추싱의 경우 이용객들의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한 결과 "15분 후에 사방 100m에 몇대의 자동차가 부족한가를 고객이 손을 들기 전에 파악할 수 있다"고 손 회장은 덧붙인다.

여기에 또하나의 반전이 생겼다. 자동운전과 관련해 중국이 일본에 접근한 것.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미국으로부터 첨단기술의 수입이 막히자 중국은 일본에 손을 내밀었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방대한 시장과 거기에서 나올 막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일본도 긍정적이다. 양국 자동차 협회는 양해각서를 썼고, 오는 26일  시진핑-아베 정상회담에서도 이 부분이 거론될 예정이다. 두 나라는 자동운전에서의 자동차 제어 방법과 통신방법 등에 있어서의 국제표준 책정에도 협력을 할 방침이다.

 AI에 의한 자동운전은 미래의 패러다임을 바꿀 분야로 여겨지며 미일간에 중일간에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미래는 강자들의 연합에 의해, 최첨단의 기술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가고 있다.

격변의 와중에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한국 과학계와 산업계는 미래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현재 정부는 미래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낫겠다는 자조적인 소리도 들린다. 그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과학계, 특히 대덕단지는 얼마나 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가?

몇몇 과학자들이 그나마 자발적으로 고민하고 움직이고 있다. AI는 초기단계라 우리도 잘하면 가능하다.

AI를 활용하는 5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하원규 박사는 말한다. "비상대책이 필요하다. 출연연에서 50명씩 뽑아 1000명 규모의 드림팀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연구원들도 AI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AI아카데미를 만들어야 한다."

연구자들이 AI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 표류하는 국가의 중심을 잡고, 대덕이 세계적인 AI 메카가 되어 인류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본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연구회, 기관장 등이 연구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연구원들은 신뢰를 기반으로 자율적 연구를 하며 성과로 보답하는 선순환을 상상해본다. 그렇게 되면 연구자와 국민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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