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교육시대 끝났다···대학 역할, 자생공동체 인프라"

[인터뷰]최병욱 한밭대 총장 '스스로 존재 이유 밝히는 대학' 목표
지역 커뮤니티 기반 혁신···"특구 산·학·연 협력 녹아든 연구력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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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길애경 기자, 정리=박성민 기자 - 2018.09.27

최병욱 한밭대 총장은 "스스로 존재 이유를 밝히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사진=박성민 기자>최병욱 한밭대 총장은 "스스로 존재 이유를 밝히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피력했다.<사진=박성민 기자>

"세상의 빠른 변화에 전국의 대학이 '헉헉' 되고 있습니다. 대학다운 경쟁력이 없다면 존재가치도 없어집니다. 대학의 존재 이유를 사회에 밝혀내지 못한다면 살아남을 수 없죠. 자생하는 지역 인프라에 일조하며 스스로 존재 이유를 밝혀내겠습니다."

대학의 존재 이유를 대학 스스로 밝혀내겠다는 국립대 총장. 한 시간 남짓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주인공은 올해 4월 직선제로 선출된 최병욱 한밭대학교 신임 총장. '교육부 승인'이라는 4개월 동안의 기다림 끝에 지난달 17일 신임 총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22일 정식 업무를 시작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그를 찾았다.

그가 바라본 전국의 대학들은 '적신호'. 대부분 정체기다. 등록금 동결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대학들은 재정적인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연거푸 진행되면서 대학들은 10년 이후 존재 여부도 장담 못 하는 상황.

최병욱 총장은 대학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밝히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 '자생하는 지역 공동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역 공동체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국가·사회에서 인정받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것.

한밭대에 24년째 몸담고 있는 그는 대학 살림살이뿐만 아니라 지역 생태계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특히 1977년 처음으로 찾은 대덕단지에서 청년기를 보냈고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덕단지의 변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켜봤다.

그는 "대덕단지에서 45년 공동체가 생겨나고 있다. 관이 주도하는 사회를 탈피하고 진짜 시민이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공동체가 유산이다"라며 "한밭대도 지역 커뮤니티에 참여하며 사회혁신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프로젝트 기반 교육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대학-기업-연구단지의 협력으로 새로운 '연구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그는 "칠판교육 시대는 끝났다. 유튜브에서 좋은 강의들이 공개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이뤄낼 수 없는 현장중심 자기주도 학습을 강화하겠다"라며 "주변 사회의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한밭대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대덕에 밀집된 출연연·민간연은 중요한 자원이다. 이들과 연계되는 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주도하는 인재 배출에 총력을 다하겠다. 지역 혁신에 기여하는 대학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 산학 일체형 특성화 대학···'한밭 서포터 기업' 100개 유치 목표

최병욱 총장이 임기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100개 한밭 서포터 기업 유치다.<사진=박성민 기자>최병욱 총장이 임기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100개 한밭 서포터 기업 유치다.<사진=박성민 기자>

"기존의 산학협력 시스템을 벗어나 '교수-학생-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교육과 연구가 곧 산학협력인 '산학 일체형 특성화 대학'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최병욱 총장은 임기 동안 100개의 '한밭 서포터(Supporter) 기업'을 유치할 방침이다. 한밭 서포터 기업은 교수-학생-기업이 연계된 산학 일체형 특성화 프로그램이다.

한밭대 교수들은 한밭 서포터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신기술을 연구한다. 한밭 서포터 기업은 대학의 교육과정 운영에 참여해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특히 한밭 서포터 기업에서 제시하는 의견들을 토대로 교과목을 개발·운영한다. 이뿐만 아니라 '산업체 멘토제'(가칭)도 도입하며 지역 기반 상생 플랫폼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밭대에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교육과정도 개설된다. 대전의 지역 특화산업은 ▲로봇지능화 ▲바이오기능성소재 ▲국방·방산·드론 ▲ICT·소프트웨어 ▲지식재산서비스 등이다. 이런 가운데 한밭대는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드론 ▲빅데이터 등의 연구·교육센터를 설립해 인프라를 마련했다.

한밭대에 구축된 연구·교육센터를 통해 기계, 소재, 에너지, 디자인, 경영, 정보통신, 건축 등의 분야별로 관련이 있는 학문이 융합된 교육과정이 개설될 전망이다.

최 총장은 "한밭 서포터 기업뿐만 아니라 학과-동문-산업체 네트워크를 통해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것"이라며 "프로젝트 중심의 특화된 전공 교육과정 특성화 등을 통해 4차 산업과 지역 특화산업에 연계된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특성화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 한밭대 캠퍼스 8000평 규모 '융합사이언스 파크' 설립 추진

한밭대에 '융합사이언스 파크' 설립도 추진된다. 한밭대 덕명동 캠퍼스 바로 옆인 복용동에 약 8000평(약 2만6000㎡) 규모의 한밭대 부지가 있다. 

최 총장이 융합사이언스 파크 설립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최 총장이 융합사이언스 파크 설립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이곳 일부에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연구분석지원센터'가 신축되고 있다. 전체면적 약 1900평(약 6308.41㎡),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연구분석지원센터가 완공되면 한밭대에서 연구·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공동실험실습관, 화학소재상용화지역혁신센터 등이 입주한다. 원스톱 연구·분석 시스템이 구축된다. 
 
최 총장은 "이곳을 제2의 산학협력 캠퍼스로 선정하고, 연구역량과 산업체의 요구를 연계하는 융합사이언스 파크 (H-Valley)로 만들겠다"라며 "이뿐만 아니라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 운영하며 스타트업의 꿈을 실현하는 곳으로 탄생시키겠다"고 언급했다.

최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단과대학별 특성화도 꾀하고 있다.

단과대학별로 ▲공과대학(에너지, 스마트소재, 센서, 디스플레이, 빅데이터)  ▲정보기술대학(소프트웨어, IoT, ICT) ▲건설환경조형대학 (스마트·에코시티, 스마트 디자인) ▲인문사회대학 (인문-기술-경영 융합, 빅데이터) ▲경상대학 (스마트 경영, 빅데이터) ▲미래산업융합대학(평생교육) 등의 융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방침이다.

그는 "자율주행차센터 설립 이후 기계공학과, 정보통신공학과, 산업디자인학과 등이 참여하는 융합 전공을 개설한 바 있다"라며 "앞으로 다학제 캡스톤디자인, 현장실습, 미니클러스터 구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사회혁신형 기반 구축

"한밭대 입학생 80%는 지역 출신이고, 졸업생 70%가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습니다. 한밭대가 4차 산업혁명 혁신 선도대학에 선정된 이유도 지역의 영향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산업을 주도할 인재를 길러내겠습니다."

최 총장이 "시대적 사명감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사진=박성민 기자>최 총장이 "시대적 사명감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사진=박성민 기자>
한밭대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혁신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학·석사 통합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핵심 과학기술 자원과 연계하는 한밭대의 대표적인 교육과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6년이 걸리는 석사 학위(학사4년 석사2년)를 5년으로 줄였다.

석·학사 통합과정을 재학하면서 대덕단지 연구기관에서 연구에 참여하는 기회도 제공된다. 현장중심의 통합과정 특성화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다.

최 총장은 "대덕단지는 출연연과 민간연을 비롯해 KAIST, UST 등의 특성화 대학, 기술기반 벤처 등이 밀집돼 연구하기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라며 "이곳에서 한밭대 학생들의 역할을 펼치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학의 연구는 논문을 쓰기 위한 연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산학연 협력으로 녹아드는 연구가 돼야 한다"라며 "4차 산업혁명 특성화 대학답게 '평이한 직장인'을 배출하는 대학이 아닌 '시대적 사명감'을 갖춘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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