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원장 취임 한 달···완벽한 기술 지원, 정보 공개 의지 표명
임기 내 원전 해체·사용후핵연료 등 미래 규제 분야 대비할 것

손재영 원장이 지난 7일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제1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손 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첫 번째 KINS 원장이다. 그동안 KINS 원장 임명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해왔다. <사진=한효정 기자>
손재영 원장이 지난 7일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제1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손 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첫 번째 KINS 원장이다. 그동안 KINS 원장 임명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해왔다. <사진=한효정 기자>
최근 라돈침대 사건 등 방사선 안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수장을 맡은 손재영 신임 원장은 기관의 역할로 '예방과 신뢰'를 강조했다. 
 
손 원장은 지난 5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KINS를 향한 외부의 시각과 평가를 직접적으로 마주해야 한다"며 "전문성과 정보 공개로 국민·산업체·국가에 신뢰받는 기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지원단장 등 공직에 20년 이상 몸담았다. 3년 전 KINAC(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장에 부임하며 연구 현장의 중심 대덕연구단지의 구성원이 됐다.

현장의 눈으로 보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정부를 떠나 연구 현장에 오니 달랐다. 책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안들이 눈에 들어왔다"며 "KINS에 와서도 취임하자마자 당진과 천안 매트리스 보관 현장을 방문하고 본원 전 부서를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고 취임 후 행보를 소개했다.
 
◆ 신뢰 회복 위한 기본 '서비스 정신'과 '정보 공개'
 
손 원장은 신뢰 회복의 첫 단추로 '서비스 정신'을 꼽았다. 서비스 대상은 원자력 안전과 밀접한 8000개 이상의 전국 원자력 산업체, 기관, 연구소.
 
"규제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함을 수반하지만, 규제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관계는 달라집니다. 일관성 없는 규제를 하는 대신, 완벽하고 전문성을 갖춘 기술을 지원할 때 신뢰가 쌓입니다. 직원들에게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일하자고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어요."
 
손 원장은 국민에게 다가가는 안전규제 서비스와 투명한 정보 공개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민이 불안해할 때 우리가 찾아가서 측정과 분석을 해주는 등 도움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려 합니다. 그동안 원자력은 전문가들만 소통하는 폐쇄적인 세계였어요. 이제 우리가 가진 정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해야 합니다."
 
손 원장은 KINS 내부 소통에서부터 변화를 만들고 있다. 최근 부서 간, 개인 간 벽을 허물고 집단으로 논의하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혼자가 아닌 연구원 10명이 논의할 때 훨씬 실수가 줄어든다"며 "우리에게 다소 부족한 집단지성을 채워 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손 원장은 3년 임기 동안 ▲현장 중심 사고 예방 ▲생활주변방사선 관리 ▲미래 규제수요 대비 기술 개발 ▲사회적 가치 실행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사진=한효정 기자>
손 원장은 3년 임기 동안 ▲현장 중심 사고 예방 ▲생활주변방사선 관리 ▲미래 규제수요 대비 기술 개발 ▲사회적 가치 실행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사진=한효정 기자>
◆ 소홀한 분야 인력 보강···미래 규제 기술 대비도
 
손 원장은 3년 임기 동안 ▲현장 중심 사고 예방 ▲생활주변방사선 관리 ▲미래 규제수요 대비 기술 개발 ▲사회적 가치 실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원자력안전 심사 기준을 선진화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현재 원전지역에서 규제 전문가가 매일 현장을 검사하고 있으며 최근 문제가 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성폐기물 무단폐기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분명히 했다.
 
최근 문제가 된 생활주변방사선의 규제인력도 보강할 방침이다. 손 원장은 "그동안 발전소 중심으로 인력이 투입됐던 게 사실"이라며 "라돈침대 사건을 계기로 생활방사선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자원과 인력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원전 해체와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앞으로 원자력계가 직면할 일에도 주목했다. 그는 "고리 1호기를 곧 해체하는데 우리는 해체 경험이 없다"며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에 필요한 안전 기준을 미리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원장은 규제와 연구 이외에 KINS의 사회적 역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 장애인 채용, 일자리 창출에 힘써 지역에도 도움을 주는 기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공감 얻는 실용 경영 하겠다"
 
손 원장의 경영 철학은 '실용성'이다. 회의를 위한 회의, 국민이 관심 없는 회의 등 불필요한 관료적 절차를 과감히 덜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곧 진행될 부서개편도 직원 600명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무게가 실린다. 손 원장은 "직무의 전문성과 연속성, 협력 가능성, 미래 규제수요 보강을 기준으로 개편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구성원의 전문성 보강을 위해 연구연가, 해외 파견연구, 교육을 활성화하고 신입사원 대상 교육을 지금보다 다양하게 구성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손 원장은 "기관장이 독단적으로 기관을 이끄는 시대는 지났다"며 "구성원과 국민이 공감하는 경영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손 원장은 "소통은 한 번에 될 수 없다. 수 차례 성실하게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손 원장은 "소통은 한 번에 될 수 없다. 수 차례 성실하게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효정 기자>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