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리더 모임 두번째··· 대덕의 '구슬과 실' 논해
누구나 참석가능한 '대덕열린포럼' 마련해 대덕의 '꿈' 모을 계획

BTS의 'PLUTO'는 실연의 아픔을 명왕성에 비유한 노래다. <사진=윤병철 기자>
BTS의 'PLUTO'는 실연의 아픔을 명왕성에 비유한 노래다. <사진=윤병철 기자>
"방탄소년단은 되고, 우리는 안되는 게 뭔지 아세요?" 

유석재 핵융합연구소장의 제안에 대덕혁신네트워크에 모인 오피니언 리더들은 4분여의 유튜브 영상을 시청했다. 

시청된 '방탄소년단'의 노래 '134340'는 행성 지위를 잃고 태양에서 멀어져가는 옛 명왕성에 실연의 아픔을 빗댄 가사를 담고 있다.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은 "과학적 사실을 노래로 잘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유 소장은 "우리가 과학을 계몽이란 명분으로 국민에게 정보를 강요했지, 방탄의 명왕성 같은 재미와 새로운 가치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우리의 모임도 '펀'해야 지속가능하다"고 말했다.

7월 첫 번째 만남 후, 8월 30일 KAIST 학술문화관에서 대덕특구 오피니언 리더들은 두번째 모임을 가졌다. 첫 모임에선 '대덕특구 50년'을 위한 함의를 갖자고 큰 틀에서 합의하고, 편한 만남을 지속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 관련기사-"대덕이 평생직장?···강한 외부위협, 위기인 줄 모른다"

식전부터 가벼운 비어파티를 시작한 참석자들은 대덕에서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를 공유했다. 대덕 주민과 과학기술인들이 소통중심의 지역 변화를 시도하는 매주 수요일 조찬모임 '대덕몽'은 벌써 일년의 시간을 걸어왔다. 과기인 스스로 변화를 추구하자는 정책대화 모임도 참여자가 늘고 있다.

참석자들은 첫 모임보다 진전된 '대덕의 꿈'을 이야기 했다. 대화들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중심으로 '대덕열린포럼'이라는 공식적인 공개포럼을 통해 배가하고 구체화할 계획이다. 특구재단 관계자는 "포럼은 누구에게라도 열려있으며, 대덕의 도시재생과 인재양성, 소통 등의 담론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참석자 주요 발언.

신성철 KAIST 총장 "30년 전 KAIST가 세계적인 대학이 된다고 한 마지막 계획은 정말 실현됐다. 함께 꾸는 대덕의 꿈도 실현될 것이다."
 
함영복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특구혁신네트워크 메카트로닉스 분과를 진행하면서 워크숍도 다녀오니, 다양한 전공의 구성원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의 연구와 처지에 공감하게 됐다. 결국 만남의 문제다."
 
박승빈 KAIST 교수 "KAIST가 유성구과 스킨십을 갖자는 뜻으로 다양한 행사를 지속하면서 소외감을 해소해갔다. 이런 것들이 시작이다. 만남이 잦아야 시작할 수 있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대덕 내 분산된 모임과 정보를 모으고자 이 모임을 마련했다. 지속가능하도록 오피니언리더들의 관심과 솔선이 우선으로 필요하다."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번 폭우로 표준연에 침수가 있었는데 모르는 분이 많다. 그래서 이런 근황을 나누는 자리가 소중하다. 10월 초 대전시장을 가장 먼저 대덕 연구원들과 만나게 할 예정이다."   
 
박찬구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 "청년이 꿈이 없으면 나라의 생존이 없다. 우리가 현재 이질적인 것을 끌어안을 수 있나. 꿈을 논하려면 우리의 공통분모와 후손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철학부터 논하자."
 
최병욱 한밭대학교 총장 "우리 학생들 80%가 지역 청년인데, 지역에서 성공한 인재로 만들 꿈이 있다. 그러려면 대덕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형목 한국천문연구원장 "외부에선 출연연에 왜 거대과학을 하냐지만, 거대과학은 국가 위신이자 후대에 주는 선물이다. 거대과학에서 스핀오프로 생활과학도 도출된다." 
 
배태민 국립중앙과학관장 "국민들이 연구소에 과제를 청원할 정도로 관심을 받도록 하자. 그런 시작점으로 대덕열린포럼이 기대되며, 더 많은 일선 과학자와 주민이 참가토록 외연을 넓히자."
 
이규호 한국화학연구원 전 원장 "대덕열린포럼은 미래에 초점을 맞춰 키워나가자. 중견 연구자와 기업인이 주축이어야 한다. 공동관리아파트와 과학문화센터 등 재생의견도 포럼을 통해 모이길 바란다."
 
문창용 대전시 과학특구과장 "우리는 대전사람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최근 보이는 대덕인들의 자발적 활동에 행정도 힘이 난다. 구슬 꿰매는 역할을 다하겠다."
 
박천홍 한국기계연구원장 "변화는 기업과 민간이 이룬다. 이들이 구슬을 만들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주자. 공동관리아파트 문제도 해결되는 것부터 바꿔나가는 계획들이 나오길 바란다."
 
반석호 KRISO 소장 "정출연이 스스로 상부에 정책과 과제를 제안한 적이 없었다. 이제 우리가 스스로 원하는 상을 열린포럼에서 말하자." 
 
유석재 핵융합연구소장 "방탄소년단의 'PLUTO'를 보니 과학을 재미로 해석해 다른 가치를 만들어냈다. 우리 만남도 '펀' 하길 바란다."  
 
한문희 충남대학교 부총장 "첫 모임 후 유성구 등과 협업할 일이 생겼다. 왜 모이냐, 뭐 할거냐 묻지 말고 자주 만나자. 지금 폐쇄적이라는 시스템은 법을 개정해야 자율성이 생기는데, 이런 모임에서 건의를 도출해보자."
 
이재영 나노종합기술원장 "KIST를 위시한 홍릉 단지가 이슈라는데, 꾸준한 도모로 국토부와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사업에 선정됐고 주변 대학들이 모여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대덕은 기관장 임기가 짧아 구슬이 안 생긴다. 그런데도 이런 자리가 마련되는 건 18년간 우직하게 이어온 대덕넷 같은 민간의 노력이 있어서다."
 
신성철 KAIST 총장, "혁신도시의 요소로 'TTT'가 있다. Talent(인재)·Tech(기술)·Tolerance(관용)를 말한다. 대덕에도 있는 요소다. 세계인이 한번쯤은 오고 싶은 대덕을 목표로, 앞으로 모임을 글로벌 경쟁력 시각으로 보자." 
 

식전 가벼운 대화로 근황을 나누는 참석자들 <사진=윤병철 기자>
식전 가벼운 대화로 근황을 나누는 참석자들 <사진=윤병철 기자>

대덕의 미래를 논하는 장 '대덕열린포럼' 청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윤병철 기자>
대덕의 미래를 논하는 장 '대덕열린포럼' 청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윤병철 기자>

"우리 대전이~ 대덕이~" 오후에 시작한 이야기는 밤이 되도록 이어졌다. <사진=윤병철 기자>
"우리 대전이~ 대덕이~" 오후에 시작한 이야기는 밤이 되도록 이어졌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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