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은석 한국로봇교육연합회 부회장···로봇, 코딩 인재 발굴
"결과 아닌 과정 중요···기존 교육에도 변화 필요"

미래 기술이 속속 소개되며 다양한 변화가 예고된다. 사회·문화적뿐만 아니라 교육 측면의 대응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춰 온라인, 창의·융합형 교육도 증가 추세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코딩이 의무교육으로 도입되는 등 새로운 과목 학습도 필요하다. 

앞으로 교육은 어떻게 진행돼야 할까. 현재 교육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송은석 한국로봇교육연합회 부회장. 그는 신학을 전공하고 선교 활동도 펼친 신학자다. 그러다 교육과 로봇의 매력에 빠져 십수년째 과학영재, 청소년을 지도하며 로봇 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교사들과 생각을 공유하며 협회를 조직, 활동 중이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방향성을 갖춘 교육과 투자가 필요하며, 교육 현장에서 주입식·암기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은석 한국로봇교육연합회 부회장.<사진=강민구 기자>
송은석 한국로봇교육연합회 부회장.<사진=강민구 기자>
◆로봇, 코딩이 좋아 교육 시작···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한 활동 결실

송은석 부회장의 삶은 하고 싶은 일을 향한 도전의 연속이다. 고등학교는 정보처리과를 택했고, 이후 컴퓨터를 판매하고 수리하는 일을 했다. 대학원에서는 신학을 전공했다. 목회학 석사학위를 받은 이후 캄보디아에서 자비량 선교사로 3년 동안 목회 활동을 하고, 귀국 후에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그의 삶은 과학기술과 거리가 멀었다. 다만 수입이 있든 없든 교육사업과 강의를 지속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한때 도시락 배달, 대리운전, 신용카드회원 모집 영업, 중국집 설거지 등을 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지속했다.

그 가운데 로봇은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해준 고마운 존재다. 송 부회장은 "2008년 로봇이 마냥 좋아 40만원이 넘는 로봇을 구매했다"라면서 "하나하나 배우면서 연구하고, 이를 나누고 싶어 교사들에게 로봇과 코딩 관련 교수법을 교육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방과 후 교육 등을 통해 로봇과 코딩을 가르치며 학생들과 대회에 참가했다. 조금씩 성과가 나오면서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충남과학교육원, 아산고등학교 등 기관에서 먼저 연락을 받아 과학영재를 지도했다.

그는 학생들과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도 종종 참가했다. 송 부회장은 "대회에 참가하며 시간,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했다"면서 "실제 대회 시간은 5분 이내이지만 준비부터 이동까지 10시간 이상 소요된다는 것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학교 등에서 활동하는 교사들과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다 교육기부단 형식의 협회를 조직했다. 기업 후원 중심, 결과지향적이라는 문제점을 느껴 기존과 다른 대회를 만들자는 취지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이에 '로봇코딩컵 대회'가 시작됐다. 투명한 운영과 경기 규정으로 참가자들이 즐기고 배울 수 있도록 행사가 마련됐다. 특정 제품과 비싼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서 벗어나고, 대결보다 상상력과 도전정신을 고취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 이제는 전국 규모 대회가 확대되고, 국제 대회 개최도 준비하고 있다.  

로봇코딩컵 대회 등 한국로봇교육연합회의 주요 활동 모습.<사진=한국로봇교육연합회 제공>
로봇코딩컵 대회 등 한국로봇교육연합회의 주요 활동 모습.<사진=한국로봇교육연합회 제공>
◆미래 교육 어떻게?···"배우고, 꿈꾸고, 즐길 수 있는 교육으로"

"아이가 좋아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님이 시켜서 하거나 귀찮아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마치 사장님 같은 아이들도 있죠(웃음).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격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협회는 교사 50여명 중심에 학부모, 학생 등 600여명이 소속되어 있다. 그동안 거의 모든 대회 경비를 자비로 부담하며 진행해 왔다. 따라서 운영이 쉽지만은 않다. 아직 기업 후원 없이 개인 후원으로 운영되면서도 다양한 분야, 연령대별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코딩·로봇 교육에는 기본적으로 지식이 요구된다. 자체 교재를 활용해 암기, 체험 보다 아이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실시된다. 교육 시간이 더 소모되지만 이에 대한 원칙이 확고히 작용한다.  

가령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한 시간이 마련된다. 각자 만들고 싶은 동화를 만들기 위해 그림, 음악, 글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특성이 반영된다. 코딩은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을 받아 로봇 교사가 된 학생도 있다. 또 우수한 학과에 진학하거나 전국학생경진대회 수상 등 구체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코딩, 로봇에 흥미가 없던 학생들도 직접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며 관심을 갖게 된다.<사진=한국로봇교육연합회 제공>
코딩, 로봇에 흥미가 없던 학생들도 직접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며 관심을 갖게 된다.<사진=한국로봇교육연합회 제공>

그는 기존 교육 전반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유년 시절에는 인성 배양, 체험, 놀이 위주로 하고, 문·이과 구분 없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 인문소양교육, 소프트웨어, 용접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우게 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자신의 흥미를 찾아 적성을 택해야 사회적 손실이 최소화될 수 있다는 것. 

송 부회장의 저서.<사진=출판사 제공>
송 부회장의 저서.<사진=출판사 제공>
송 부회장은 "초등학교 교원 확충, 교육 프로그램 개편 등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미국, 일본과 달리 '메이커 문화'가 없으므로 문화 조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송 부회장은 최근 '4차 산업혁명: 미래를 향해 현재의 교육을 디자인하다'라는 책을 냈다. 모 신문사에 기고한 글을 모았다. 미래 교육에 대한 생각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송 부회장은 "전문적인 내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라면서 "그동안 교사들과의 토론, 경험 등을 토대로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과 교육 필요성 등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종종 주변에서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동안의 과정이 상대적으로 원만히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다보니 이 과정까지 왔다고 겸허히 말하며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미래 세대의 꿈과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재정적 어려움이 없는 대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미래사회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주변에서도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송은석 부회장은?
사단법인 한국로봇교육연합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충청남도과학교육원 로봇영재반 교사, 충남과학고등학교 STEAM 과정 로봇 강사, 아산고등학교 로봇동아리 지도, 교내대회 개최 등을 수행했다. 퓨처에듀 대표, 로봇과학영재학원 원장, 스템에듀케이션랩 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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