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지는 남북극, 기후변화 그 현장을 가다
지은이: 정종오, 출판사: 북랩

기후변화는 이제 어느 한 나라, 특정 지역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북극과 남극, 남태평양을 취재하면서 기후변화는 이제 찬반의 입장이 아니라 '분석과 대처 방향성을 제시하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인간은 매우 '편리한 사고'를 지니고 있다. 현재의 이익을 위해 미래를 살펴보지 않고, 현재의 자원을 활용해 얼마나 많은 경제적 성과물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만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과 심각성은 애써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 ('사라지는 섬' P.226~229)

지은이: 정종오, 출판사: 북랩.<사진=출판사 제공>
지은이: 정종오, 출판사: 북랩.<사진=출판사 제공>
기후변화의 현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북극을 비롯해 남극, 남태평양 도서국에 이르기까지 3년 동안 기후변화 현장을 직접 취재한 과학전문기자의 눈으로 기후변화의 지금을 짚어본다.

정종오 과학전문기자가 최근 신간 '사라지는 섬'을 내놓았다. 사라지는 섬은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북극, 남극, 남태평양 도서국이 겪고 있는 기후변화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저자인 정종오 기자는 2015년 우리나라 쇄빙선인 아라온 호를 타고 북극을 약 20일 동안 취재했다. 북극의 추크치 해에서부터 북위 78도 까지 북극의 해빙(海氷)이 줄어들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북극이 점점 따뜻해지면서 해빙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약 13.2%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극의 해빙이 녹으면서 지구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지구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찬 기온의 북극 소용돌이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겨울 한파의 원인이 되고 있다.
 
2016년에는 남극을 현장 취재했다. 남위 74도에 위치한 우리나라 장보고 과학기지를 찾아 남극 빙하와 화산, 운석 연구의 현재를 짚어봤다. 남극 케이프 워싱턴에 위치한 황제펭귄 마을을 찾아 펭귄의 생태계 등을 취재했다. 남극도 기후변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와 해빙이 줄어들면서 크릴새우의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크릴새우는 펭귄의 주요 먹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펭귄의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2020년대 남국 내륙으로 진출하는 '코리안 루트' 답사에도 함께 나섰다. 남극 내륙기지로 진출하면서 우리나라 연구팀은 남극의 빙저호와 심부빙하를 연구할 계획이다. 두꺼운 빙하 밑에 숨어 있는 빙저호와 3000m 아래에 있는 심부빙하를 통해 남극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다.

2017년에는 기후변화의 직접적 피해를 입고 있는 남태평양 도서국을 찾았다. 피지, 투발루, 통가왕국을 찾아 해수면 상승으로 고향을 떠나는 이른바 '기후난민'에 대한 취재를 이어갔다.

투발루는 해수면으로부터 고작 2~4m 고도에 불과해 해수면이 상승하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나라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해수면 상승 속도로 봤을 때 투발루는 2050년쯤 수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통가왕국도 다르지 않다. 이미 사라진 작은 섬이 존재한다.

통가왕국은 해수면 상승과 함께 강력해지는 사이클론, 슈퍼 엘니뇨로 인한 심각한 가뭄 등 기후변화의 고통에 허덕이고 있다. 피지는 난개발 등으로 갈수록 홍수가 잦아지는 등 기후변화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015~2017년까지 3년 동안 기후변화의 현장을 취재한 정종오 기자는 "빙하가 녹고, 해빙이 줄어들고, 섬이 사라지는 것은 지구에 닥칠 위기의 전조"라며 "사라지는 섬은 북극과 남극, 남태평양 도서국을 취재하며 가까운 미래에 닥칠 지구촌 기후변화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펴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이제 찬반의 이슈가 아니라 현실적 문제"라며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전 세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약속한 만큼 미래 세대를 위해 전 지구촌이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정 기자는 "'미싱 아일랜드(Missing Island)'라고 표현했는데 '미싱'이란 '사라진다'는 뜻과 함께 '그립다'는 의미도 함께 들어 있다"라며 "사라진 뒤에 그리워할 게 아니라 아름다운 섬이 사라지지 않도록 사전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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