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출연연구기관' 주제 정책토론회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고갱의 그림을 예로 들며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할을 설명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고갱의 그림을 예로 들며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할을 설명했다.<사진=길애경 기자>
"공동관리아파트 부지는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넘어 과학기술계 전체를 위한 용도로 활용돼야 합니다.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에서도 도와야 하고요."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는 5일 오후 3시부터 한국화학연구원 디딤돌프라자 2층 대회의실에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출연연구기관'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정책토론회는 원광연 이사장의 특강에 이어 별도의 패널없이 참석자 전원이 참여해 향후 출연연의 역할을 논의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원 이사장은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에 비교해 '시대정신과 출연연의 존재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철학적 의미가 담긴 화가 고갱의 대작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그림을 소개하며 "출연연이 누구이고 어디서 왔고 어떤 상황으로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고민하는데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든 출연연의 5가지 역할은 ▲과학기술 고유의 가치 추구  ▲인간 인류 사회 그리고 국민을 위하여  ▲국토균형발전과 지역경제에 기여  ▲외교 평화와 통일에 기여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 등이다.

원 이사장은 "출연연은 국민의 세금을 받아 연구하는데 연구자들이 이때문에 국민에게 미안해 할 일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국민의 세금에 맞게 연구윤리를 지키고 성과는 정부와 국민에게 귀속되게 하는게 가장 큰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과학은 사회, 인간, 인류,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면서 "과학은 인간을 안심시키고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인문학, 행정, 경제, 정치 등과 협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도 적극 협력하며 공동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토균형발전과 지역경제 기여를 위한 출연연 역할에서는 촘촘한 네트워크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는 "취임 후 출연연 지역 분원을 돌아봤는데 지역에 있는 연구기관간 서로 교류가 없었다"면서 "지역 조직이 과학기술 기반 지역 생태계 허브로 발전하며 인재양성과 일자리 창출, 과기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상호협력해야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원 이사장은 또 우리나라의 연구자 공동망이 활발하지 못하다고 진단하며 "우리가 모든 분야를 다 할 수 없다. 화성 탐사, 심해 연구, 에너지 연구 분야 등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협력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시민이 나선 촛불이 민주주의의 시작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미래로 가는 출발점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마지막 혁명이 될것"이라면서 "미래는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시대다. 과학계에서 할일이 더 많다. 전체 국민이 잘 사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출연연의 역할을 설명한 원 이사장은 "출연연은 인간 욕구 5단계 중 3, 4단계인 공감의 욕구와 존경의 욕구에 해당하는 효율성, 성과 압박을 받는다"면서 "2단계인 안전의 욕구(기관 존속 등) 등 하위는 연구회가 감당하고 출연연이 3, 4단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연연 연구자는 상위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라면서 "가장 효과적인 업그레이드는 상위 니즈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석한 전임 기관장들은 관료의 과도한 출연연 컨트롤 문제, PBS제도, 연구자율성,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출연연 미션 정립, 출연연 출입 연구회 표찰 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원 이사장은 "연구회 정관 1번이 출연연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대로 하면 될텐데 현실은 잘 안되고 있다"면서 "큰 플랜으로 해결하고 개선하는게 효과적이다. 과학기술은 국가의 주요정책과 연관된다. 우리를 대변하는 전문가가 들어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다양한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데 출연연에서는 없다. 최근 과학기술 이슈는 학제로 구분하면 안된다"면서 "융합연구 문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 이사장은 공운법에 대해 "과기계 뿐만 아니라 경제인문사회 분야 등 서로 입장이 다른데 우리를 위해 홍보가 중요하다. 대덕특구와 과학관을 활용해 홍보 인터페이스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관리아파트 부지 활용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동관리아파트는 7개 출연연이 소유지만 실질 이용은 25개 출연연, 과기계 전체가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좋은 땅 내주고 건물하나 얻는건 말이 안된다. 출연연 공동 목적으로 재생하고 같이 모여 이야기하는 허브가 돼야 한다. 전임 기관장도 같이 도와야한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원 이사장은 "예전에는 과학자로서 미래가 어떻게 바꿀지 관심이 컸는데 한 예술가가 달을 보며 미래에도 바뀌지 않는게 있다고 이야기해 사실 충격을 받았다"면서 "연구회 이사장으로서 무엇을 바꿀지 보다 출연연 등 고유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낼 지에 관심이 더 높다. 이를 통해 출연연 르네상스를 다시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임출연연구기관장협의회는 연구기관에서 오랫동안 지식, 기술, 경험을 쌓은 과학기술인이 상호 정보교환과 협력을 위해 2003년 3월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전임출연연기기관장협의회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전임출연연기기관장협의회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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