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제대로 된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 '서로 통하면서 오해가 없다'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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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애경 기자 - 2018.07.02

29일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민과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 자리.<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29일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민과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 자리.<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진행자는 발표자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안절부절못했다. 참석자는 이야기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불평했다. 급기야는 '소통을 위한 토론회라면 시간을 넉넉히 배정해야지 고작 한시간 반으로 무슨 소통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진행자는 참석자에게 사과하며 시간 종료를 알렸다.

지난 29일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국민과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 장에서다.

정부는 과학기술 혁신 정책 마련에 앞서 '국민과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다. 사람에 방점을 둔 이번 정부에 맞는 시도였다.

현장 연구자들의 기대감도 컸다. 탁상행정 위주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민심을 반영하는 이번 정부인만큼 인터렉티브(상호작용)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토론회에 배정된 시간은 '1시간 30분'. 그중 20분은 연구성과 체험시간으로 실제 주제 발표와 토론회를 위한 시간은 '1시간 남짓' 뿐이었다.

발표자는 서둘러 발표했고 참석자는 쫓기듯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기에 급급했다. 그나마 참석자의 몇몇만 의견을 제시했다. 100여명이 넘는 대다수 참석자는 준비해 온 의견을 꺼내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참석자들은 존중받지 못했다.

상호 토론도 없었다. 열린 토론회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진행자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홈페이지 등에 의견을 제시하면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익숙하게 봐 왔던 일방적 토론회 풍경이 그대로 재현됐던 것이다.

물론 당초 토론회는 대통령 보고 자리로 마련됐다가 열린 토론회로 변경됐다고 변명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 동력이 될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현장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힘없이 서로 통하면서 오해가 없다'로 해석된다. 일방적이지 않고 쌍방적이다. 서로 대화를 주고 받으며 오해를 만들지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소통을 시도해 왔다. 각계에서는 소통을 강조하며 소통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우리는 소통 방식을 잘 몰랐던 게 아닐까 싶다. 발표하고 의견듣고, 그리고 끝이었다.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잘못과 오해의 행태는 시대를 넘어서도 지속됐다.

국내외적 주변환경이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과학계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이다. 형식적인 행사로 오해와 잘못을 더 이상 반복할 시간이 없다.

이번 정부는 과학기술에 기반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인류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을 위한, 인류를 위한 정부가 되겠다는 목표에 맞는 제대로 된 소통이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도 소통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이전처럼 일방이 아닌 쌍방 소통이 가능한 자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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