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진-최남순 UNIST 교수팀, 분리막 소재 개발

고무처럼 늘어나는 배터리를 완성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UNIST(총장 정무영)는 박수진·최남순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팀이 '늘어나는 배터리'에 적합한 '늘어나는 분리막'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분리막은 양극, 음극, 전해질과 더불어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양극과 음극 사이를 분리함으로써 단락 현상을 막고, 이온의 이동통로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 '늘어나는 배터리' 연구는 전극 물질이나 배터리 시스템 변형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때 분리막은 주로 '겔(gel) 고분자 전해질'이나 '부직포 형태'를 썼는데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비쌌다.

이에 박수진·최남순 교수팀은 간단하고 값싼 방법을 이용해 분리막 자체를 늘어나는 형태로 개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 고무(Styrene-Butadiene-Styrene rubber, SBS 고무)'를 재료로 써서 늘어나는 성질인 연신성(延伸性)을 확보했다.

이 물질을 용매에 녹였다가 다른 용매에 담가 모습을 분리시키는 '상전이(相轉移) 방법'을 써서 균일한 구멍들이 형성됐다. 이렇게 만든 '늘어나는 분리막'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정상 작동했으며, 2배 이상 늘려도 분리막 역할을 잘 수행했다.

SBS 고무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어떤 용매에서는 잘 녹고, 어떤 용매에서는 잘 녹지 않는다. 이 고무를 잘 녹이는 용매 속에서 다른 용매가 섞이면 증발시킬 때 다공성 구조가 만들어진다. 반면 이 고무를 잘 녹이지 못하는 용매가 사이사이에 끼어들면 구멍이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늘어나는 분리막'을 '유기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배터리'에 적용했다. 그 결과 정상일 때는 물론 2배 이상 늘어난 상태에서도 분리막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다. 또 폭발 위험성이 없는 차세대 이차전지인 '수계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배터리'에 적용하자 배터리 성능도 높게 나타났다.

최남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유기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배터리뿐 아니라 수계 전해질 기반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분리막이라는 걸 입증했다"이라며 "겔 고분자 전해질을 주로 사용해왔던 배터리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교수는 "이번 성과는 상전이 방법으로 늘어나는 배터리의 분리막을 개발하고 적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배터리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 적용 가능한 '다공성 막' 제작 기술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지난 2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고무처럼 늘어나는 배터리용 분리막.<자료=UNIST 제공>
고무처럼 늘어나는 배터리용 분리막.<자료=UN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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