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자 '첨단과학기술 벤처 인프라 구축' 핵심 공약 선언
산·학·연 현장 목소리 "갑천에서 용 나오는 문화 만들어야"

"대덕특구는 신생 스타트업들의 원천기술 소싱이 유리하다. 반면 교통이 편리한 원도심에는 몸집이 커진 벤처들이 글로벌·산업계와 협력이 가능하다. 원도심에 위치한 대전역은 전국 주요 도시와 1시간 이내 교류가 가능하다. 원도심의 인쇄거리 공간재생으로 서비스·IT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대전시가 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돼야 한다. 예로 대전시에서 공원을 조성한다면 단순한 공원이 아닌 IoT·ICT 등의 과학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 스타트업들이 이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다. 현실 가능한 '과학도시'의 모습이다."(대덕 소재 영상그래픽 기술 전문 스타트업 김영휘 KAI 대표) 

"대전에는 정부출연연과 잠재력이 큰 기술벤처들이 대거 모여 있다. 국가적·세계적 성과가 나오는 문화가 필요하다. 갑천에서 용 나오는 사례들을 만들 수 있다."(김성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부센터장)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으로 당선된 허태정 당선인에게 바라는 과학·기술·산업계 현장의 목소리다.

허태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은 '기술창업 강한도시 실현'을 내걸었다. 과학기술이 밀집된 대전에 '딥테크 창업 생태계' 뿌리를 내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허 당선인은 충남대-KAIST-출연연이 연계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고 2000개 스타트업 육성과 유니콘 기업 배출 등을 공약 첫번째에 둘만큼 생태계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엑셀러레이터 등 국내외 유수 투자기관을 유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과학기술계 구성원들은 과학도시 대전의 강점을 살리며 '테크 성지'로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구체적인 전략을 제안했다.

◆ "창업기업 '특구·원도심' 실효성 공간 활용돼야"

구성원들은 기술창업 강한도시 실현을 위해 특구와 원도심의 전략적인 공간활용 필요성을 제기했다.

벤처인큐베이팅과 엑셀러레이팅이 필요한 스타트업은 기술·인적 인프라가 풍부한 대덕특구에 밀집돼야 하고, 몸집이 커진 5년차 이상의 기업들은 전국적으로 교통이 편리한 원도심에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딥테크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는 "대덕특구에는 공동관리아파트, 원도심에는 인쇄거리 등의 공간활용을 통해 전략적인 딥테크 강도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엔티테크 대표이자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전화성 어드벤처'를 운영하는 전화성 대표도 특구와 원도심의 전략적 공간 활용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대전역 주변의 원도심은 5~10년차 기업에게 매력적인 공간"이라며 "전략적 딥테크 생태계가 마련된다면 전국의 엑셀러레이터들이 대전을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을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안됐다. 김영휘 KAI 대표는 "대전시가 운영하는 다양한 사업에 스타트업 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라며 "과학도시 대전의 위상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 마련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메이커스 운동을 주도하는 송정현 기업가정신문화센터 대표는 도시 전반의 실험적 문화 조성을 당부했다. 그는 "대전은 과학기술과 연구의 도시지만 어느 도시보다 더 안정을 추구하는 것 같다. 튀는 걸 싫어하는 문화, 분위기가 짙다"면서 "새로움은 실험적 활동에서 나온다. 도시 전반에 실험적인 활동이 장려되도록 정책적 관심과 기반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소재 스타트업 다른코리아의 김진한 대표는 원도심 지역의 제2 창업타운 마련을 언급했다. 그는 "대덕특구 스타트업타운 조성뿐만 아니라 지역의 균형발전과 정보 빈부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원도심의 스타트업타운 마련에 공감한다"라며 "기술창업 기반뿐만 아니라 지식서비스 기반 창업도 융성할 수 있는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청년 공유공간인 벌집의 이태호 대표는 "청년과 창업지원 정책을 환영한다"라면서도 "다만 창업환경 인프라 조성과 인재 유입 측면이 보다 강조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계신웅 대전대 기업지원센터장은 "대전시가 '4차 산업혁명 특별시'를 표방해 온 만큼 이에 걸맞은 실제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이뤄야 한다"면서 "침체된 원도심 지역을 R&D 집적지로 바꾸는 한편 다양한 리빙랩 프로젝트를 도입해 사용자와 개발자가 연결되어 실생활에 바로 적용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간재생, 경제 협의체 소통, 셔틀버스 운영" 각계 목소리

대덕특구 공간 재생과 셔틀버스 운영안 등 소통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박찬구 대덕벤처협회 회장(위월드 대표)은 "대전시장의 부재로 오래전부터 각 경제주체와 대전시의 소통이 거의 막혀있는 상황"이라면서 "여러 경제협의체 등과 적극 소통을 통해 대전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젊은 시장으로서 기업인에게 더 많은 관심과 열정으로 보여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성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부센터장은 "정부출연연구소가 대거 몰려있고 잠재력 큰 기술벤처들이 밀집된 곳에서 국가적 융합성과가 나올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라며 "갑천에서 용 나는 사례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특구 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설 마련에 대한 목소리도 전했다. 익명의 한 연구자는 "성인 장애인 가족이 있는데 유성구 장애인 복지관에 들어가려면 2년 넘게 대기해야 한다"라며 "공교육 이후 공적 시설이 너무 부족하고 장애인 가족의 부담이 너무 크다. 성인 장애인 복지관과 수용 프로그램을 확대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덕연구단지 내 셔틀버스 운영으로 교통 접근성을 높여 독립학자나 시민과학자의 연구원 간 소통을 수월하게 해줄 필요도 있다"면서 "대전시와 유성구, 특구재단, 출연연이 힘을 모아 특구에 들어오면 셔틀버스로 다 통하는 연구단지로 누구든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과학기술단체 박윤원 대전과총 회장은 "과학기술인들은 대덕특구 활성화, 연구 환경 개선 등과 관련된 정책 실행을 염원하고 있다"라면서 "지난 과학기술 유관 단체 주최 토론회에서 나온 좋은 의견들을 비롯해 과학계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며 특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덕특구 공간재생 의견도 나왔다. 정용환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회장은 "허태정 당선자가 유성을 위해 오래 일한 만큼 대덕특구 현황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본다"라면서 "대전시장으로서 과학문화 확산에 노력하면서 매봉산, 공동관리아파트 등 대덕특구 공간 문제도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허태정 당선인의 10대 핵심공약은 ▲첨단과학기술 벤처와 인프라 구축으로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완성 ▲원도심 신경제중심지 조성 ▲좋은 일자리 70% 창출 달성 ▲중·장년 은퇴자를 위한 '새로시작재단' 설립 ▲대전시민 의료복지 확충 ▲국가 도시정원 '둔산 센트럴파크' 조성 ▲미세먼지 프로젝트 '먼지먹는 하마플랜' 가동 ▲중·고교 무상교육 확충 ▲보문산 일원 '가족 1박2일 관광단지' 조성 ▲시민참여 예산 200억 원으로 확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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