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추출한 미래소재···나노결정체 제조 공정 원천기술
신지훈 화학연 환경자원연구센터장 "기존 황산처리 기술 대체"

신지훈 화학연 박사팀이 '나노셀룰로오스'를 친환경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신지훈 화학연 박사팀이 '나노셀룰로오스'를 친환경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나무에서 추출한 미래소재인 '나노셀룰로오스'의 친환경·고효율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성수)은 환경자원연구센터 신지훈 박사 연구팀이 차세대 나노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나노셀룰로오스'를 친환경적으로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황산공정을 대신해 높은 압력으로 물질을 쪼개고 고르게 분산시키는 전자빔과 고압균질기가 활용된 친환경적이면서 고효율의 공정이다.

나노셀룰로오스는 나무의 구성 성분인 셀룰로오스를 10억분의 1로 쪼개 나노화한 물질이다. 분자간 결합력이 탁월해 강도가 높고, 친수성이 뛰어나 여러 산업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노셀룰로오스의 형태와 제조방법은 ▲펄프를 갈아 기계적 처리로 분지화된 섬유질 형태의 나노셀룰로오스를 만드는 방법 ▲화학처리해 단일 섬유형태로 만드는 방법 ▲펄프에 고농도의 황산을 사용해 펄프의 비결정 영역을 제거하고 결정영역만 남겨 결정체 형태로 만드는 방법 등 3가지로 나뉜다.

이중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세번째 형태인 나노셀룰로오스 결정체(Cellulose NanoCrystals·CNCs) 제조기술이다. 기존 나노셀룰로오스 결정체를 만들기 위한 황산 처리기술은 농축 황산을 사용하므로 산 중화·제거에 많은 물과 에너지, 추가 투석공정, 초음파 분쇄 등 제조 과정이 복잡했다.

또 총 투입된 펄프의 약 30%만 최종 나노셀룰로오스로 나와 효율도 높지 않았지만 아직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물질을 나노화하는 과정이 어려워 대체 공정이 개발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물질에 전자빔을 투사하면 분자량이 저감되는 원리를 활용했다. 분자량이 줄어들면 셀룰로오스를 나노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연구팀은 입자마다 동일한 음전하를 띠게 했다. 같은 전하끼리 밀어내는 성질을 이용해 물질을 쉽게 분산시켜 나노화했다.

기존 황산처리로 제조된 나노셀룰로오스는 외부 열에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이번 연구로 개발된 나노셀룰로오스는 열에 안정적이다. 간단한 화학 처리를 통해 물질 표면의 전하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가 있어 산업적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고 수율도 30%에서 45~60%로 높다.

신지훈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다량의 강산 화학적 처리를 하지 않고 전자빔과 고압균질기 공정만을 통해 분산성과 나노화가 확보된 셀룰로오스 나노결정체 친환경 고효율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라며 "원천소재 대량생산 기술 연구가 미약한 국내 연구 환경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청정화학 분야 권위지인 국제 학술지 'Green Chemistry' 2018년 10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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