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안전성평가연 "흡입 유해물질 체내 유해성 연구 활용"

PHMG의 체내 추적 연구 과정.<사진=연구팀 제공>
PHMG의 체내 추적 연구 과정.<사진=연구팀 제공>
국내 연구팀이 가습기 살균제 유독물질인 'PHMG' 체내 추적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 첨단방사선연구소 전종호 박사팀과 안전성평가연구소(소장 송창우) 전북흡입안전성연구본부 이규홍 박사팀은 가습기 살균제 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가 체내에서 이동하는 형태를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영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PHMG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로 흡입할 경우 심각한 폐 섬유화를 일으키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기존에 활용되는 분석 화학적 방법으로는 체내로 흡입된 PHMG의 움직임과 상태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 가습기 살균제 노출에 의한 체내 안전성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공동 연구팀은 각각 방사선 기술과 흡입독성연구 기술을 융복합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PHMG에 체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미량의 방사성동위원소(Indium-111)를 표지(labeling) 한 후 첨단방사선연구소 RI-Biomics1) 시설에 구축된 연구 장비를 활용해 에어로졸 형태로 실험용 쥐에 흡입시켰다.
 

◆용어설명

- RI-Biomics1) : 미량도 쉽게 검출할 수 있고 체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의 특성을 생명체학에 적용, 신약 등 특정 물질에 미량의 방사성동위원소를 표지한 뒤 실험동물에 투여함으로써 물질의 생체 내 분포와 효과를 영상화해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연구 시설.

이후 실험용 쥐의 장기에 존재하는 방사선량을 주기적으로 측정한 결과 방사성동위원소가 표지된 PHMG가 체내 흡입된지 1주일 이후에도 약 70% 이상이 폐에 남아 있으며 체외 배출 속도도 더딘 것을 확인했다.

폐에 축적된 PHMG.<사진=연구팀 제공>
폐에 축적된 PHMG.<사진=연구팀 제공>
또 폐에 축적된 PHMG 중 약 5%는 간으로 이동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를 통해 폐 이외의 다른 장기에도 PHMG가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을 발견했다.

정병엽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소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는 미세먼지, 라돈, 생활 화학제품 등 다양한 물질들의 유해성과 체내 분포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라며 "보건의학 분야 연구와 생활제품의 안전 기준 강화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창우 안전성평가연 소장은 "흡입 노출되는 에어로졸 형태의 독성물질에 대한 체내 거동연구는 국내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보고되는 바가 적은 고난이도 기술"이라며 "안전성과 관련한 국가적 이슈 해결에 있어 출연연의 역할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환경공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Chemosphere'에 지난 25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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