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T 공동TLO 마케팅사무국, 출연연 유망기술 기업에 이전 지원
수요기술발굴·기술 매칭·기술마케팅 등 도와···30억원 기술료 계약 체결

#. 건강보조 식품을 개발하는 A 기업은 성인병, 비만, 골다공증 등 관련 식품원료에 대한 기술에 관심이 있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기술과 종류가 다양한 탓에 어떤 연구 기술이 기업에 적합한지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TLO는 기술교류회를 통해 기업과 출연연 연구자 간의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이후 기업이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기술을 필요로 함을 알고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물질제조기술과 면역증강 물질을 생성하는 균주 배양기술을 이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연구원, 대학, 병원 등에서 개발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제품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을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기술이전전담조직)라 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우수한 연구력을 기반으로 기술이전을 활성화하고자 TLO를 강화하고 있다. 

TLO가 부각되면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기술이 상용화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과학계 TLO인 NST(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공동TLO 마케팅사무국(이하 마케팅사무국)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조직된 마케팅사무국은 현재까지 48건의 기술이전으로 30억원에 달하는 기술료 계약을 체결하는데 기여했다. 
 
출연연은 연구성과를 확산하고 기업은 성장의 발판이 마련하는 만큼 마케팅사무국은 출연연과 기업을 상생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출연연 기술사업화에 '숨은 조력자'인 마케팅사무국을 직접 찾아 그들의 역할과 애로사항, 목표 등을 들어봤다.   

NST 공동TLO 마케팅사무국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역할은?<디자인=고지연 디자이너>
NST 공동TLO 마케팅사무국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역할은?<디자인=고지연 디자이너>
◆ 출연연-기업 잇는 '가교' 역할 '톡톡'  

"출연연의 연구성과에 대해 공동 마케팅을 통한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전문조직입니다. 쉽게 말해 출연연의 유망기술이 기업에 이전될 수 있도록 돕고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거죠."

김원열 팀장은 마케팅사무국을 '공공기술의 허브'라고 말한다.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도 10만여 건. 이 중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골라 기술이전 등 사업화를 시키는 일이 주된 역할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사무국의 주요 임무는 크게 6가지로 나뉜다. 수요기술발굴을 비롯해 ▲수요 vs 공급 기술매칭 ▲기술마케팅 행사운영 ▲기술마케팅 서비스 지원 ▲사회문제 해결형 유망기술발굴 ▲해외수요기술발굴 등이다. 

수요기술발굴은 말 그대로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찾는 일이다. 출연연이 개발 한 기술 중 기업이 이전을 받아 사업화 할 수 있는 '돈 되는' 기술을 골라내야 한다. 

강희섭 책임연구원은 "연구자가 기술이 쓰일 기업까지 찾기는 어려움이 많다. TLO가 필요한 이유"라며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발굴하고 그 기술이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 및 구체화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영 연구원도 "많은 기술 중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지만 성공했을 때 보람이 크다"며 "출연연과 기업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 발굴에 소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망기술을 찾았다면 본격적으로 출연연과 기업을 매칭 해 실질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출연연 공급기술 및 보유 IP DB 구축부터 출연연 전문 기술검색 시스템 확보, 수요기술과 공급기술 매칭보고서 제작 등이 포함된다. 

김 팀장은 "기술이전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한 협의, 보완 작업을 하다보면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며 "기술이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속성을 유지시켜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출연연의 기술을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도 지원하다. 기술설명회, 공감네트워크, 방문설명회 등을 개최하며 기술홍보자료 제작, 기술가치평가, 온라인기술마케팅 등도 지원한다. 

곽길화 선임연구원은 "출연연 기술을 홍보하는 일이 기술마케팅에 기본이라 할 수 있다. 기술테마를 중심으로 한 공감네트워크를 열고, 대형 전시회를 통해 출연연의 기술을 소개한다"며 "기업을 직접 찾아가 기술을 설명하는 방문설명회도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월 17일 DCC(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통합설명회도 마케팅사무국이 기대하는 행사 중 하나다. 서원우 연구원은 "이번 설명회는 25개 출연연이 모두 참여한다.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을 한 자리에서 모두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마케팅사무국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유망기술을 발굴하고, 해외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도 발굴하고 있다. 

김 팀장은 "공동TLO마케팅사업은 총 52명의 인력이 참여하고 있으며, NST내 마케팅사무국에는 총 6명의 전문인력이 상주하며 업무를 수행한다. 기술거래사, 기업기술가치평가사, IP 정보분석사 등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고 업무를 세분화 해 출연연 기술사업화를 활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술사업화 'A부터 Z까지' 지원

회의 모습.<사진=마케팅사무국 제공>
회의 모습.<사진=마케팅사무국 제공>

'트랜스퍼', '가교', '단비', '오작교', '중계'···. 마케팅사무국의 역할을 한마디로 표현한 단어다. 출연연의 기술이 마케팅사무국을 통해 기업에 이전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하지만 기술이전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마케팅사무국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곽 선임은 "우리에겐 고객이 둘이다. 출연연과 기업. 두 곳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며 "기술이전이 성공하려면 출연연과 기업 간의 간극을 줄여나가야 하는데 이 또한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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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책임연구원도 "출연연은 기술이전을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업은 기술이전보다는 공동연구개발이나 애로기술을 해결해 주길 바란다. 또 기업은 사업화로 바로 이익을 내길 원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입장차이가 크면 기술이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결국 기술이전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이전을 통해 기술이 제품으로 생산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지만 마케팅사무국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은 분명하다. 

김 팀장은 "마케팅사무국이 어떤 일을 하는지 기업에 잘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다. 기업이 우리를 신뢰해야 출연연 기술도 인정받을 수 있다"며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이 하나라도 더 사업화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출연연 마다 TLO 조직이 있지만 인력, 전문성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다. 마케팅사무국은 이들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다. 기술사업화를 위해 마케팅사무국을 많이 활용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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