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현·김수영 교수 연구팀 "인체 부착 전자기기 적용 성공"
기존 트랜지스터보다 성능 28배 향상

인체 피부 위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초박막 디스플레이 사진. 트랜지스터 반도체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통해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안정적으로 구동되고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인체 피부 위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초박막 디스플레이 사진. 트랜지스터 반도체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통해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안정적으로 구동되고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팀이 피부에 붙이는 얇고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안종현 연세대학교 교수와 김수영 중앙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이황화몰리브덴(MoS2) 트랜지스터를 기반으로 초박막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기존의 딱딱한 디스플레이를 뛰어넘어 접히거나 입을 수 있는 전자 기기 개발을 위해 초박막 디스플레이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디스플레이에서 빛을 발산하는 OLED 부분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들이 상용화되기 위해서 발광소자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얇고 유연하게 제작되는 기술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단단한 실리콘과 산화물반도체 대신 이황화몰리브덴을 이용해 높은 전기이동도를 갖는 고성능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제작함으로써 유연하고 얇은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이황화몰리브덴은 원자가 한 겹으로 구성된 2차원 반도체 소재다. 매우 얇고 유연하며 투명할 뿐만 아니라 전기이동도도 우수하다. 그러나 대면적으로 제작할 때 발생하는 작은 결정 입자와 불순물 등으로 인해 전기이동도가 저하돼 OLED 디스플레이를 구동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로 활용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공정방법을 변경해 고품질 이황화몰리브덴을 합성했다. 산화 알루미늄을 이황화몰리브덴의 앞뒤에 부착해 다른 소재와 접촉할 때 생기는 전기 저항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다. 그 결과 기존 트랜지스터보다 성능이 약 28배 향상되고 OLED 디스플레이를 성공적으로 구동할 수 있었다.

개발된 디스플레이는 두께가 6 마이크로미터(㎛)가량으로 머리카락보다 얇다. 또 90도 이상의 각도로 여러 차례 접거나 피부에 부착한 채 몸을 움직여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만큼 유연하다.

안종현 교수는 "그동안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어렵다고 여겨졌던 이황화몰리브덴 기반의 반도체가 플레서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라며 "피부·옷에 부착하는 헬스 모니터링 시스템을 비롯해 의료·스포츠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달 20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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