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DGIST 연구진, 식물 탈리 현상 조절하는 '리그닌' 역할 알아내

국내 연구진이 식물이 발달 또는 노화 과정에서 리그닌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꽃잎이나 나뭇잎이 떨어져야 할 정확한 위치에서 잎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IBS(원장 김두철), DGIST(총장 손상혁)는 곽준명 DGIST 교수(前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그룹리더)와 이유리 IBS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이 위와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리그닌(Lignin)은 식물의 목질부를 구성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이 화합물은 식물 세포벽에 기계적 강도를 부여하는데 셀룰로오스 다음으로 많은 목재 중량을 차지한다.

연구진은 낙엽, 낙과 등 식물기관이 식물 본체로부터 분리되는 현상인 탈리가 일어나는 경계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탈세포와 잔존세포 중 이탈세포에서만 리그닌이 형성돼 꽃잎을 식물의 본체로부터 정확한 위치에서 떨어지게 하는 울타리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리그닌은 이웃하는 세포 사이를 분리시키는 세포벽 분해효소가 꽃잎이 탈리되는 경계선 위치에만 밀집되게 하고 주변 세포들로 퍼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연구진은 리그닌이 육각형의 벌집구조를 형성해 기능을 발휘하는데 최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리그닌의 울타리 역할 덕분에 식물은 탈리가 일어나야 할 정확한 위치에서 잎을 분리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꽃잎이 떨어진 단면에 큐티클 막이 형성되면서 외부 세균의 침입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해 생존력을 높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리그닌의 역할과 탈리 메커니즘을 응용해 탈리 현상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화합물을 찾는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곽준명 교수는 "리그닌이 이탈세포에서 형성되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조직을 정확히 이탈시켜 식물 생존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과 탈리 경계의 두 이웃세포의 협업 메커니즘을 밝혔다"면서 "작물의 꽃과 종자, 과일이 떨어지는 것을 조절해 수확량을 늘리면 식량 생산 증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셀(Cell)지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현상에 관한 세포 수준에서의 메커니즘.<자료=IBS 제공>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현상에 관한 세포 수준에서의 메커니즘.<자료=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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