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뇌 해마 부위 신경영양인자 발현 통해 입증

 여성호르몬결핍에 의한 우울증 완화에 효과 있는 경혈자극의 작용기전.<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여성호르몬결핍에 의한 우울증 완화에 효과 있는 경혈자극의 작용기전.<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침 치료로 뇌 기능 조절 물질을 증가시켜 갱년기 우울증을 개선한다는 작용기전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은 류연희 임상의학부 박사팀이 동물실험으로 침 치료가 갱년기 우울증을 개선하고 뇌 신경영양인자 발현을 통한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우울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이상 많이 발명된다. 특히 갱년기 우울증은 40~50대 여성의 20~30%가 겪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갱년기 질환이다. 그러나 약물이나 호르몬 치료의 경우 부작용이 발생해 꾸준히 실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한방병의원에서는 침 치료가 주로 활용돼 왔다.

연구팀은 난소절제술(OVX)로 여성호르몬 결핍을 유도한 갱연기 우울증 동물도델을 대상으로 여성 질환에 효과가 있는 혈자리인 '삼음교'에 침 자극을 주었다. 이후 행동평가, 미로실험, 강제수영장치 등 실험 결과 침 자극을 준 실험군이 침 자극을 주지 않은 대조군보다 우울증 완화 효과가 뚜렸했다.

연구팀은 뇌 해마 부위에서 단백질 발현량을 확인해 본 결과 경혈자극이 우울증과 치매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과 관련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와 신경펩티드Y(NPY)의 발현을 증가시킴을 확인했다. 또 호르몬 변화로 파괴된 항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BDNF 강화를 유도하며 우울증을 완화시킨다는 뇌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실험 결과 무처치 대조군은 BDNF 발현량이 51.43%로 감소했으나 삼음교 혈자리에 침 치료를 한 실험군은 정상의 81.42%수준까지 BDNF 발현량이 회복됐다. 또 NPY도 무처치군은 66.44%로 감소했으나 경혈 자극 실험군은 74.07% 발현량을 회복했다.

이번 연구는 BDNF와 NPY의 상호작용 관계를 갱년기 우울증 모델에 처음 적용한 사례다. 특히 갱년기 우울증 뿐만 아니라 뇌기능 항상성 파괴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정서질환에 침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결과는 11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류연희 박사는 "우울증 외에도 연구 범위를 넓혀 다양한 정서질환 완화에 기여하는 침 치료의 작용기전 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종열 원장은 "삼음교의 침 치료는 부작용 없이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이미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해설
▲삼음교: 안쪽 복사뼈 중심에서 3치(9cm) 올라간 지점으로 구역질, 구토, 식체, 불임증, 음경통, 고환염 등 비뇨, 생식기 질환에 쓴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 분화에 관련된 물질로 우울증과 치매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과 관련 있다.
▲신경펩티드Y(NPY, neuroeptide Y): 뇌 안에 있는 펩타이드 가운데 가장 양이 많으며 식이조절 및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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