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연, 미세유체 기반 바이오칩 활용 3차원 종양 대량생산 기술 개발

초기 생산한 유방암세포를 포함한 물방울의 사진(왼쪽)과 24시간 경과 후 물방울 내 형성된 3차원 종양(오른쪽).<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초기 생산한 유방암세포를 포함한 물방울의 사진(왼쪽)과 24시간 경과 후 물방울 내 형성된 3차원 종양(오른쪽).<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3차원 종양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곽봉섭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이 체내 종양을 모사한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하는 '미세유체 기반 바이오칩'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맞춤형 항암제 개발에 한걸음 다가섰다.

연구팀은 액적(Droplet·물방울) 기반의 미세유체 바이오칩을 이용해 신체 내부 종양과 유사한 3차원 종양을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항암제 개발 연구는 2차원의 암세포를 배양해 이뤄져 왔다. 하지만 실제 체내 종양은 3차원 형태의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2차원의 암세포는 복잡한 구조를 정확히 모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임상 결과 예측에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에는 종양을 체내 환경보다 유사한 3차원으로 모방해 전임상의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2차원 종양 세포는 구조가 단순하다. 신체의 저항체계를 잘 나타내지 못하므로 항암제 유효성을 검증할 때 실제보다 약물에 더 잘 반응하고 이는 약의 효과를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3차원 종양 세포는 2차원 종양 세포보다 실제 구조와 유사하므로 항암제 유효성 검증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전임상대상 후보물질의 개수를 줄이고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3차원 종양의 대량생산을 위해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특성을 이용했다. 종양 세포가 들어있는 물방울을 유상 용액 입구로 주입했다. 이후 세포 용액 입구로 세포가 포함된 배양액을 주입했다. 물과 유상 용액이 섞이지 않는 소수성 원리에 의해 액적 생성부에서 암세포를 포함한 물방울이 생산됐다. 이를 세포 액적 출구를 통해 모아 세포 배양기에서 배양하니 3차원 종양이 형성됐다.

이같은 방식은 대량생산이 용이하다. 1초당 16~20개의 암세포 물방울을 만들 수 있어 1분당 1000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 1000만 개의 암세포를 포함하는 1㎤ 부피 용액이 있으면 24시간 안에 3차원 종양(직경 0.15 ㎜) 1만~3만 개를 만들 수 있다.

1개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통상 10~13년, 약 1조 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1만 개의 물질에 대한 약물 유효성 검증이 필요하다. 그 후에도 340여 개 내외의 신약개발 후보물질을 이용해 비임상, 동물실험 등 전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곽봉섭 선임연구원은 "기존 보다 훨씬 빠르고 경제적으로 종양을 대량 생산할 수 있으며 유방암 환자의 실제 종양을 이용해 임상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며 "실제 환자에서 추출한 종양을 이용해 3차원 종양을 대량 생산하면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도 가능한 만큼 치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Journal of Controlled Release (Impact Factor: 7.786)'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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