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뇌섹남?···"아직은 예비 과학도, 꿈 찾는 중!"

[과학 청년, 부탁해 ⑯]정원호·한규범 KAIST 학생···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방송 출연
과학영재로 KAIST 입학···"훌륭한 과학자 되는 일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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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기자 - 2018.04.18

어려운 문제를 풀며 토크를 펼치는 케이블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일약(?) 스타가 된 정원호(KAIST 화학과 3년)·한규범(KAIST 전산학과 2년) 학생. 

'스타'라는 말에 손사래를 친다. 교내 스타도 아닌 알아봐주는 사람이 조금 생겼을 뿐이라며 쑥스러워하는 두 학생을 봄비 내리는 교정에서 만났다. 

여느 대학생과 다름없이 수수한 차림으로 인터뷰에 응한 정 군과 한 군은 '젊은 과학자' 시리즈에 적합한 인물인지 모르겠다며 매순간 조심스러워 했다. 이들과의 짧은 인터뷰는 예비 과학도이자 이 시대 청춘의 생각과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객기인지 도전인지"···TV 방송 출연 후 나름 '스타' 

3주년 기념 방송 녹화를 기념하며 '뇌요미' 박경, 그의 친구이자 멘사 회원인 최성준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앞줄이 정원호 군(왼쪽), 한규범 군(오른쪽)<사진=한규범 학생 제공> 3주년 기념 방송 녹화를 기념하며 '뇌요미' 박경, 그의 친구이자 멘사 회원인 최성준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앞줄이 정원호 군(왼쪽), 한규범 군(오른쪽)<사진=한규범 학생 제공>
"룸메이트가 같이 해보자고 해 덩달아 신청했다 친구는 떨어지고 저만 붙었어요."  

"생일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생일 기념 이벤트로 신청했다 덜컥 붙었네요." 

정 군은 친구 따라, 한 군은 생일기념으로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프로그램 KAIST편에 신청해 운 좋게 출연하게 됐단다. 말은 쉽게 하지만 지원자가 200여명이 넘었다는 후문이 있는 만큼 "실력이 아닌 운 좋게 붙었다"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닐까 싶다.

예선에서 30분 만에 아홉 문제를 푼 정 군은 일찍이 'KAIST 뇌풀기' 1등으로 출연을 확정했으며, 한 군은 자칭 '웃음코드'를 담당하며 본방송 엔트리에 들었다. 

정 군은 "룸메이트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 같이 하자는 말에 팀플레이로 생각하고 나갔다가 친구는 떨어지고 혼자 출연하게 됐다"며 "사실 도전이었다. 카메라 앞에 서 본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너무 부담스러웠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긴장을 많이 했었다"고 회상했다. 

한 군은 "제가 재미있다고 작가분이 핑크 의상을 준비해 주셨다. 평소 사람들 웃기는 것을 좋아라 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핑크보이로 출연했다. 재미있기도 했지만 사실 너무 창피했다"며 웃었다. 

KAIST편에서 맹활약 한 이들은 지난달 방송된 문제적남자 3주년 특집 기념 방송에서도 주인공이 됐다. 그동안 방송에 출연한 게스트만도 310여명에 달하는 데 그 중 탑 10에 선정된 것. 

정 군은 '무서운 집중력, 뚝심의 사나이'라는 타이틀로, 한 군은 '운칠기삼! 주워 먹는 것도 실력이다'로 각각 방송에서 소개됐다. 

정 군은 "게스트가 10명인 줄 몰랐다. 많은 게스트 중에 한 명이겠지 생각하고 출연을 허락했다. 새벽부터 촬영 준비하고 12시간이 넘는 녹화를 했다. 심야 버스를 타고 대전에 오니 새벽 2시였다"며 "방송이 이렇게 힘든 건 줄 몰랐다. 문제는 어려운 것도 독창적인 것도 있었고, 이건 아니다 싶은 것도 있었다. 다양한 문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한 군도 "하루 종일 진행되는 방송에 몰랐던 직업을 체험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프로그램 고정 멤버인 장원 선배님이 동문이라고 잘 챙겨줬다. 함께 한 연예인들과도 잘 해 주셨다"며 "문제는 못 풀었지만 좋은 경험이 된 건 확실하다"고 밝혔다.  

◆ 과학 좋아하던 두 소년, 영재고에서 KAIST로  

인터뷰 동안 진중함을 잃지 않았던 정 군(좌)과 솔직 발락함이 매력이었던 한 군. 과학을 좋아 했던 두 소년에서 과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년이 됐다. <사진=박은희 기자>인터뷰 동안 진중함을 잃지 않았던 정 군(좌)과 솔직 발락함이 매력이었던 한 군. 과학을 좋아 했던 두 소년에서 과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년이 됐다. <사진=박은희 기자>

둘 사이가 유독 친하게 보여 이유를 물으니 공통점이 많다. 어릴 때부터 과학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과학영재학교 선후배 사이다. KAIST 오케스트라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했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 섞는 걸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 화학올림피아드를 나갔어요. 화학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자연스럽게 화학을 공부하게 된 것 같아요." 

정 군은 KAIST 총장장학생으로 불리는 KPF(KAIST Presidential Fellowship)로 KAIST에 입학했다. 화학이 전공이 정 군은 유기화학에 관심이 많다. 

그는 "값싼 물질로 복잡한 물질을 만들 수 있고, 자연에 없는 물질을 만들 수도 있는 유기화학을 공부하는 게 재미있다"며 "생명과학도 재미가 있어 복수 전공을 하고 있다. 의약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한 군은 천문올림피아드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천문분야 대통령과학장학생이기도 하다. 2013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아-태평양 천문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주니어 부분에서 은메달을 땄다. 

그는 "과학 분야 올림피아드가 많다. 같이 공부하고 경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실 다른 분야 올림피아드에서 떨어져 천문을 하게 됐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재미가 생겼고, 고교 졸업할 때까지 천문학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전산학과가 전공인 한 군은 "천문학을 공부하고 천문학과가 없는 카이스트에 왔다(웃음). 요즘은 양자역학에 관심이 생겨 공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꿈에 대해 물으니 장난치던 모습이 사뭇 진지해 진다. 아직은 공부하는 단계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 중이다.  

"모두가 훌륭한 과학자가 될 수 없어요. 과학자가 뚝딱 되는 것도 아니고 공부가 쉬운 것도 아니고요. 영재고를 다녔지만 연구자를 해야겠다는 확신이 아직까지 서지 않는 것도 사실이에요. 카이스트에는 많은 인재들이 모여 있지만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한 군의 솔직한 발언에 정 군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정 군은 "연구 주제가 확실한 친구들이 있는데 무척 부럽다"며 "올 한해는 오케스트라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 악기가 좋고 음악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자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다. 일단 학부를 졸업하고 유학을 가고 싶다. 돌아와서 전문 연구원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속내를 비쳤다. 

한 군은 "아직은 정해진 게 없다. 전문 연구자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할지, 군대를 갔다 와서 취업을 고민할지 모르겠다. 올해는 이런 고민을 계속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미래는 아직 미지수···꿈을 찾아가는 중"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크지만, 현실에 충실하며 미래를 꿈꾸겠다는 두 청년. <사진=박은희 기자>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크지만, 현실에 충실하며 미래를 꿈꾸겠다는 두 청년. <사진=박은희 기자>

KAIST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도 물었다. 정 군은 "과학을 공부하고 싶다면 왜 과학을 하고 싶은지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대학에 와서 목적성을 잃고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있다"며 "카이스트는 과학을 중심으로 하는 만큼 종합대와 성격이 다르다. 왜 내가 카이스트를 가야 하는지 이유를 한 번 쯤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 군은 다양한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카이스트는 수학과 과학을 중심으로 한 수업이 많다. 대학과 대학원 과정에서 관련 수업을 많이 들을 수 있다. 내신 유지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취미를 찾거나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도 대학 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인터뷰 말미 '젊은 과학은?'이 적힌 질문지를 내미니 선뜩 대답을 하지 못한다. 답을 적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 이유다. 주저하다 빈 칸을 채운 정 군은 꿈을 찾아 가고 있는 중간 단계이기에 젊은 과학은 많은 진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많은 길들 중 하나"라고 답했다. 

아직은 확고한 목표가 없어 현재에 충실하고 있다는 한 군은 "재미가 있으면 열심히 하고 아님 또 다른 재미를 찾을 것이다. 그렇기에 젊은 과학도 그렇게 '우연'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아마 5년 후에 같은 질문을 들으면 다른 답이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 

◆ 정원호·한규범 학생은

정원호 학생은 KAIST 화학과, 한규범 학생은 전산학과에 재학 중이다.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 시대 청년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젊은 과학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젊은 과학자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속속 진입하며 자유로운 사고와 도전적인 마인드로 대한민국의 남다른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대덕넷은 어려운 연구 환경 속에서도 뜨거운 연구 열정을 펼쳐가는 과학 청년 50명을 발굴해 인터뷰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대덕넷은 '과학 청년 부탁해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구성원은 과학기술계 산·학·연·관 전문가 10여명입니다. 전문가분들께 과학자 50명 선정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과 조언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대덕넷은 젊은 과학자 추천을 받고 있습니다. 추천할 젊은 과학자의 ▲이름 ▲소속(연락처 포함) ▲추천 사유를 적어 이메일(HelloDDnews@HelloDD.com)로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집자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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