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KIST서 미세먼지 관련 포럼 개최···다양한 원인 작용
신생아, 고령층 등 인체에 악영향···동북아 연대 필요성↑

미세먼지 농도 지수가 '나쁨', '좋음'으로 반복되며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KIST에서 열린 미세먼지 관련 포럼에서 아시아 전문가들이 모여 각 국가가 공동으로 당면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미세먼지는 도시화·산업화의 급격한 진행, 발전소 설비 가동, 농업 등으로 인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또 산불, 황사, 풍속 등 다양한 요인도 이를 완화하거나 악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몽골 연구자들은 각 국가별 미세먼지 노출과 건강의 역학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미세먼지는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조기사망까지 이르게 하며, 특히 고령층, 신생아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각 국가나 지역을 넘어 아시아, 글로벌로 확산되는 미세먼지에 대책을 위해 연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미세먼지에 다양한 원인 작용···인체에도 악영향 끼쳐

전문가들에 의하면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는 원인에는 산업화, 발전소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 중국에서는 저품질 석탄, 바이오매스 연소 등으로 인한 방출과 함께 풍속저하 등 날씨 조건의 영향을 받아 겨울철에 특히 대기 품질이 좋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먼지 오염 도시로 꼽히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도 다양한 요소가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곳의 대기오염은 WHO(세계보건기구) 대기품질기준에서 안전 등급을 획득한 곳과 비교할 때 6~10배 높다.

몽골은 지난 1996년 이후 20여년 발전을 해오면서 대기오염도 역시 2배 이상 높아졌다. Amgalan Natsagdorj 몽골국립대학교 교수는 "난로배관을 타고 블랙카본이 배출되어 대기 오염을 악화시킨다"면서 "울란바토르의 20만 세대 가정에서 요리, 난방을 위한 목적으로 원탄을 사용하는 것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3개 도시의 대기 품질 비교.(붉은색=중국 베이징, 노란색=인도 델리, 파란색=울란바토르)<자료=Air Pollution in asian cities diagnosis and prognosis, 2015>
3개 도시의 대기 품질 비교.(붉은색=중국 베이징, 노란색=인도 델리, 파란색=울란바토르)<자료=Air Pollution in asian cities diagnosis and prognosis, 2015>

중국의 다양한 실외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조기사망률.농업 29%, 주택에너지 32%, 발전소 18%, 산업 8% 등.<자료=Lelieveld et al, Nature, 2015>
중국의 다양한 실외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조기사망률.농업 29%, 주택에너지 32%, 발전소 18%, 산업 8% 등.<자료=Lelieveld et al, Nature, 2015>
전문가들에 의하면 다양한 신체 기관은 대기오염에 의해 악영향을 받는다. 중국이 아시아공공보건대기오염(PAPA), 중국국가고혈압조사(CNHS), 중국남성조사(CMS) 등을 진행한 결과, 호흡기 질환, 심혈관 사망 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Haidong Kan 중국 푸단대 교수는 "중국 미세먼지가 중국인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개인적인 마스크 활용, 공기정화기 등을 통한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 차원의 각종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이나 신생아에게는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글로벌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 1990년 39.7㎍/m3 에서 2015년 44.2㎍/m3 으로 11.2% 증가했다. 지난 2015년 한 해 초미세먼지로 인한 글로벌 조기사망자 424만여명 중 70대 이상은 222만여명으로 절반을 상회했다.(관련 보고서 링크)

임연희 서울대 교수에 의하면 한국은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2015년 12.7% 비중에서 오는 2065년까지 42.5%의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비도 요구된다.

임연희 교수는 "국내 고령층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의 농도 증가가 이들에게 역학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라면서 "특히 혈압, 심장박동 변이 등 심혈관 질환, 우울증과 같은 신경인지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Takashi Yorifuji 일본 오카야마대 교수도 "아시아 국가들의 대기 오염은 큰 공공 보건 문제를 유발한다"면서 "일본은 한국, 중국 등 주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 부분에 악영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도쿄도청이 지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사망한 노년층, 신생아 등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에 일부 영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생아의 출생 체중, 신경발달, 신생아 사망율 등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동아시아 미세먼지 오염 심각···국제협력 필수

지난 2016년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 NASA와 함께 KORUS-AQ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국내 대기오염 특성을 규명했다. 안준영 국립환경과학원 박사는 "국내외 80개 기관 580여명의 과학자가 연구에 참여한 가운데 한반도 대기질에 대해 항공관측, 지상관측, 모델링 등을 수행했다"면서 "이 연구를 통해 대기 품질을 위해 필요한 요소, 국제 협력, 한국 대기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준 확립 등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동아시아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은 미세먼지 관련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공동 연구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 1995년 한중일 국제공동연구(LTP)에서 출발해 지난 2000년부터 장거리 이동 공동 감시, 배출원-수용지 관계 도출 등의 연구가 단계별로 수행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동북아 청정 대기파트너십 출범을 목표로 관련 국가와 미세먼지 공동대응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태국이 중심이 되어 지난 2013년 3월 설립된 동아시아 나노입자 모니터링 네트워크(EA-NanoNet)에는 동아시아 11개국 23개 대학, 4개 연구소, 1개 정부기관, 1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각 연구자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지원으로 운영되며, 동아시아 지역 나노에어로졸 상태 평가, 지역적으로 방출되는 극미세먼지에 대한 논의 등이 주로 이뤄진다. 이들은 다양한 지역 주변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기시료채취기를 공동으로 활용한다.

이들은 나노입자인 극미세먼지를 연구하면서 태국, 인도네시아 등 서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산불, 동북아시아에서 발생하는 황사에 대한 분석 평가 등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Masami Furuuchi 일본 카나자와대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역탐지는 건강 부담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각자의 독특한 상황을 부분적으로 활용해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연구자들도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혈압, 알츠하이머 등 타 질환과의 연관성 연구, 아시아 지역 조건을 고려한 연구, 출혈성뇌졸증이나 간암처럼 아시아에서 높게 발생하는 질병과의 상관성 분석 등도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 나노입자 모니터링 네트워크(EA-NanoNet).<자료=Masami Furuuchi 일본 카나자와대 교수 제공>
동아시아 나노입자 모니터링 네트워크(EA-NanoNet).<자료=Masami Furuuchi 일본 카나자와대 교수 제공>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보건복지부는 지난 17일 범부처 미세먼지 프로젝트 사업단 주관으로 KIST 국제협력관에서 '동아시아 대기오염과 건강포럼'을 개최했다.

정부는 이번 국제 포럼을 계기로 매년 동아시아 국제 포럼을 정례화하고, 미세먼지 문제 공동 해결에 기여하는 한중일 스모그 챔버 네트워크 구축  등 글로벌 미세먼지 협력 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 17일 KIST에서 진행된 동아시아 대기오염과 건강포럼.<자료=KIST 제공>
지난 17일 KIST에서 진행된 동아시아 대기오염과 건강포럼.<자료=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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