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바이오 관련 졸업생 대전·충청권 취업 비율 83% 넘겨
대덕 바이오 벤처들 5년 전 대비 직원 규모 3배 향상

최근 지역 출신 바이오 전공 졸업생들이 대덕 바이오 벤처을 주목하고 있다. 충남대 바이오 관련 졸업생 대전·충청권 취업 비율이 지난해 83%를 넘어섰다.<사진=대덕넷DB>
최근 지역 출신 바이오 전공 졸업생들이 대덕 바이오 벤처을 주목하고 있다. 충남대 바이오 관련 졸업생 대전·충청권 취업 비율이 지난해 83%를 넘어섰다.<사진=대덕넷DB>
바이오 집적지 '대덕'에 지역 출신 젊은이들이 주목하며 서울에 취업했던 젊은층의 귀향도 늘고 있다.

충남대학교 생명시스템과학대학 미생물분자생명과학과 석사 졸업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대전·충청권으로 취업한 졸업생 비율은 50%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대전·충청권으로 취업한 졸업생 비율은 83.3%로 5년 만에 30% 이상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대전·충청권으로 취업한 졸업생 비율은 ▲2013년 50.0% ▲2014년 76.9% ▲2015년 92.3% ▲2016년 81.3% ▲2017년 83.3% 등으로 2015년에 대폭 상승 추세를 보인 이후에도 매년 향상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대덕 바이오 벤처에 지역 출신 젊은이가 모이는 이유로 '10년 이상 축적된 R&D 클러스터'를 꼽는다.

그동안 대덕 바이오 벤처들은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신약개발과 새로운 물질 연구를 수년간 꿋꿋하게 매진하고 주변 기업들과 연대 고리를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성과를 속속 보이고 있다. 이처럼 숱한 고난의 과정을 겪어내고 '성과의 결실'이 피어오르기 시작한 바이오 집적지 대덕에 젊은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지역 출신 바이오 전공 졸업생들이 대덕으로 몰리는 동시에 바이오 벤처들의 직원 규모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기공시 자료에 따르면 수젠텍(대표 손미진) 직원 규모는 2015년 22명 대비 2017년 82명으로 약 3.7배 가량 늘었다.

이뿐만 아니라 대덕 소재 바이오 기업들인 ▲레고켐바이오(대표 김용주)는 2013년 44명 대비 2017년 87명으로 1.9배 상승 ▲바이오리더스(성문희)는 2014년 26명 대비 2017년 47명으로 1.8배 상승 ▲알테오젠(대표 박순재)은 2014년 29명 대비 2017년 52명으로 1.7배 상승 ▲펩트론(최호일)은 2014년 37명 대비 2017년 64명으로 1.7배 상승했다.

대덕 바이오 벤처들의 융합 클러스터를 이끄는 사단법인 바이오헬스케어협회 맹필재 회장은 "최근 바이오 전공 젊은 인재들이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라며 "대덕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면서 바이오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말했다.

◆ 2030 '대전'에 뿌리내려···'고향으로 회귀한 바다거북이' 사례도

대장암 조기진단 보조용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지노믹트리의 안성환 대표는 '고향으로 회귀한 바다거북이'로 불린다. 안성환 대표는 지난 2000년도 지노믹트리를 창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해 왔다.

당시 미국 바이오 기업 창업이 국내 창업보다 전망이 밝았지만, 안성환 대표는 대덕을 선택했다.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초기 단계의 대덕에서 미래 가치를 읽었기 때문. 이후 대덕에 바이오 클러스터 형성에 다양한 역할을 해오며 탄탄대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노믹트리의 일부 이사급 직원을 제외하고 40대 이하 모든 직원이 대전지역 출신이다. 지역 출신이지만 수도권에서 2~3년 근무하고 고향인 대덕으로 돌아오는 회귀한 바다거북이 직원들도 다수다.

안성환 대표는 "대전 출신 바이오 전공 졸업생들이 대덕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젊은이들이 지역 벤처에서 경험을 쌓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바이오 집적지 대덕의 성공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로 캐나다 증권 거래소에 자회사를 상장시킨 바이오큐어팜의 이상목 대표도 지역 출신 젊은이들이 대덕 바이오 벤처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공감하고 있다.

그는 "최근 바이오큐어팜의 5년 전 직원 비율은 대전 출신 10%, 이외 출신 90%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대전 출신 60%, 이외 출신 40% 수준으로 바뀌었다"라며 "젊은이들이 대덕 바이오 생태계에 관심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대덕 바이오 벤처가 젊은이들로부터 주목받는 데까지 바이오헬스케어협회를 비롯해 벤처 CEO들의 역할이 컸다"라며 "바이오 관련자들이 대전지역 학교에 수시로 특강을 하며 대덕의 미래와 지역 기반의 역할을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고 덧붙였다.

바이오벤처 1호 기업으로 불리는 바이오니아의 박한표 대표는 "바이오니아는 지역대학들과 산·학 협력해 현장에서 필요한 장비를 도입해 실무기술을 주기적으로 교육하고 있다"라며 "학사 졸업생이 입사하자마자 실력을 발휘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지역대학 출신의 젊은이들이 핵심 인재로 꼽힌다"라며 "산·학 협력 인재유치 우수사례를 만들어내면서 굳건한 대덕 바이오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의중 제노포커스 대표는 "영세했던 대덕 바이오 벤처들의 R&D 성과가 빛을 보며 학생들의 취업 기회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비전을 가지고 성장하는 바이오 벤처들과 젊은이들이 함께 성장한다는 사례를 꾸준히 보여주자"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덕 바이오 벤처 입장에서 인재 영입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펩트론의 최호일 대표는 "대덕 바이오 벤처에 2~3년 기술 배워 수도권으로 가버리는 직원도 다수다. 대기업으로 가는 길목이 될 수도 있다"라며 "직원 정착비율 향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지를 모아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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