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협회 28일 대전TP서 '제1회 투자포럼' 개최
투자자 "대덕 벤처들 상생하는 분위기에 미래가치 느껴"
매달 투자포럼 개최 계획···지역투자 기반 벤처 활성화 도모

바이오헬스케어협회 28일 대전테크노파크 대강당에서 '제1회 바이오헬스케어 투자포럼'을 개최했다. 120여 명이 참석했고 50여 명의 투자자들이 이곳을 찾았다.<사진=대덕넷>
바이오헬스케어협회 28일 대전테크노파크 대강당에서 '제1회 바이오헬스케어 투자포럼'을 개최했다. 120여 명이 참석했고 50여 명의 투자자들이 이곳을 찾았다.<사진=대덕넷>
100석 규모 대강당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통로에 비치된 보조 의자마저 부족해 뒤편에 서서 경청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양손에는 메모지와 펜을 들고 발제자의 발표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다. 대덕에서 처음 열린 바이오헬스케어 투자포럼의 현장이다.

이날 투자포럼 참석자는 120여 명, 투자자만 50명이 훌쩍 넘는다. 투자자가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투자자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의 법인·개인 등이 대다수였다. 대덕의 바이오 벤처들이 그동안 축적된 R&D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빛을 발하자 투자자들이 이곳을 주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덕 바이오벤처들은 바이오 창업 생태계 조성 초기인 15년 전부터 자생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활동해 왔다. 특히 민간 주도의 자생적 활동으로 회원간 정보 공유와 긍정 효과를 주며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단법인 바이오헬스케어협회(협회장 맹필재)와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는 지난 28일 대전테크노파크 대강당에서 바이오 관련 산·학·연·관 관계자와 전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제1회 바이오헬스케어 투자포럼'을 가졌다.

수도권에서 바이오 투자포럼을 찾아왔다는 익명의 투자자는 "대덕 바이오벤처들이 상생하는 분위기에서 미래가치를 느꼈다"라며 "초기 벤처에서부터 상장 기업들이 R&D 교류·협력을 지속한다면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 "대덕 바이오벤처들 상생하는 분위기에 미래가치 느껴"

투자포럼에서 유진산 파멥신 대표(왼쪽)와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오른쪽)가 IR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투자포럼에서 유진산 파멥신 대표(왼쪽)와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오른쪽)가 IR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이날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인 와이바이오로직스(대표 박영우)와 파멥신(대표 유진산)이 IR(기업투자설명·Investor Relations)에 나섰다. 이후 진행된 다과 교류회에서 투자연계 네트워킹 행사가 이어졌다.

투자포럼 첫 번째 IR에 박영우 대표가 나섰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인간항체 라이브러리와 면역항체 항암제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서울 출신 박영우 대표가 1985년부터 대덕에 발을 디딘 이야기부터 기업·출연연 연구활동 과정, 창업배경, 투자유치 사례 등을 언급했다.

이뿐만 아니라 와이바이오로직스가 최근 구축한 이중항체 플랫폼인 '앨리스(ALiCE)'를 이용해 새로운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현황도 소개했다. 

두 번째 IR은 유진산 대표가 맡았다. 파멥신은 항체신약 타니비루맵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유진산 대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근무 시절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틱스로부터 100만 달러를 투자받아 창업에 돌입한 이야기부터 미국발 금융 위기에도 굴지의 제약회사로부터 후속 투자를 유치한 사례를 소개했다.

또 지난 2016년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은 뒷이야기와 올해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소개했다. 파멥신은 타니비루맵 글로벌 2상, 타니비루맵·키트루다 병용 임상 등의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투자포럼 IR 이후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덕에 굳건한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되면서 글로벌 바이오산업 도약의 전진기지로 성장이 기대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박재일 이노폴리스파트너스 투자심사역은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투자포럼에서는 기업 지표와 한정된 자료만으로 검토하지만 대덕에서는 참가자 간 깊이 있는 이야기가 가능했다"라며 "바이오헬스케어협회 융합클러스터가 굳건하게 다져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투자포럼을 찾았다. 나승택 무일국제특허벌률사무소 대표변리사는 "바이오 관련 투자포럼이 대덕에서 개최된다는 이메일을 받고 참석했다"라며 "50명이 넘는 투자자가 몰려서 놀랐다. 많은 투자자가 몰린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 있다는 증거"라고 언급했다.

후발 주자 바이오벤처들도 현장을 방문했다. 한승호 수파드엘릭사 부사장은 "상장을 준비 중이거나 이미 상장을 마친 선배 기업들을 보며 생태계의 중요성을 느낀다"라며 "소규모 바이오벤처들이 겪기 힘든 경험을 간접적으로 배우는 교육적 효과가 컸다"고 소회했다.

이어 그는 "이번 투자포럼은 오롯이 투자발표에 집중되기보다는 기업 가치를 알리고 클러스터의 중요성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라며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정부가 보고 배우는 K-Bio 모델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형 투자사들 대덕 바이오벤처에 '집중'

투자포럼의 모습. 전국에서 찾아온 투자자들이 두 기업의 IR을 경청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투자포럼의 모습. 전국에서 찾아온 투자자들이 두 기업의 IR을 경청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49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코스닥 상장 6개 기업, 코넥스 상장 2개 기업, 캐나다 상장 1개 기업과 비상장 40개 기업 등이다. 이들의 시장가치를 종합하면 4조5000억 원에 달한다. 2년 전 2조억 원이었던 시장가치에 비교해 빠른 속도로 시장가치가 성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형 투자사들도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원사를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지난 1월 삼성증권과 협약식을 가졌다. 양 기관은 정보교류를 넘어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과 대덕 바이오벤처의 해외 진출, 미래 성장동력 발굴 등의 협력으로 동반성장을 도모하기로 약속했다.

삼성증권은 바이오벤처헬스케어협회 회원사의 금융, 채권발행, 기업공개(IPO), 자금조달, 기업 인수·합병(M&A), 재무구조 분석 등을 지원하며 기업 성장도 돕고 있다.

또 바이오헬스케어협회는 지난 2016년 미래에셋 대우와도 협약식을 체결했다. 미래에셋 대우는 금융 솔루션 지원, 자문 등을 지원하며 지속적인 상호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덕 바이오벤처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바이오기업 투자 열기가 뜨겁다. 벤처캐피털협회가 집계한 1월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투자액은 503억 원이다. 지난해 1월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투자액 50억 원에 비교해 10배 높은 수준이다.

행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낸 맹필재 협회장(충남대 교수)은 "대덕 바이오벤처들의 기술력이 투자자로부터 높게 평가받고 있다"라며 "회원사들은 평균 10년 이상 R&D를 진행하며 축적의 시간을 쌓아왔다. 최근 이들의 기술과 역량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국 투자자들이 대덕을 주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헬스케어협회와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센터가 협력해 투자 마당을 만들어 놓은 사례"라며 "대전을 바이오의 상징 도시로 만들겠다. 자생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인해 대덕연구단지 역량이 한 단계 격상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투자포럼에 참여한 투자사·기관은 ▲대덕벤처파트너스 ▲대전대학교 ▲대전웰니스병원 ▲디디파트너스 ▲로우파트너스 ▲무일특허 ▲미래에셋대우 ▲법무법인 민주 ▲삼성증권 ▲스톤브릿지벤처스 ▲요즈마그룹 ▲충남대학교 ▲코스넷기술투자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태양상사 ▲프런티어인베스트 ▲하나금융투자 ▲한가람투자자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DB금융투자 ▲GS홈쇼핑 ▲KAIST ▲WFA 등이다.

투자포럼 IR 이후 다과 교류회에서 투자연계 네트워킹 행사가 이어졌다.<사진=박성민 기자>
투자포럼 IR 이후 다과 교류회에서 투자연계 네트워킹 행사가 이어졌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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