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 플랫폼 기술 보유 '신약개발' 집중···항체융합단백질 부문 세계적 기술력
바이오산업 글로벌 리더 성장 목표···"생명 살리고 건강한 삶 제공"

제넥신 연구시설 모습. 코리아바이오파크 내 4개 층을 사용 중인 제넥신은 동물실험실과 체력단련실, 카페와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연구시설 모습. <사진=제넥신 제공>
제넥신 연구시설 모습. 코리아바이오파크 내 4개 층을 사용 중인 제넥신은 동물실험실과 체력단련실, 카페와 라운지 등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연구시설 모습. <사진=제넥신 제공>
지난해 실적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기업 평가는 긍정적 기조다. 기대감의 근원에는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체융합단백질 부문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 전문 연구개발 벤처인 '제넥신'의 이야기다.  

모멘텀은 지난 연말 중국 기업과의 대규모 계약 체결 소식이었다. 제넥신은 중국 아이맵 바이오파마(I-Map BioPharma)와 6000억원 규모의 '하이루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면역세포 성장 및 활성화 물질인 '인터루킨7'과 지속형기술 하이브리드 Fc 융합기술(hyFc)인 '하이루킨'의 중국전역에 대한 독점적 개발권과 판매 권리를 이전했다. 

"흑자를 내려면 제품을 팔아야 합니다. 제넥신은 벤처업체로 모든 제품이 개발 중입니다. 아직은 사업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은 여전히 적자입니다. 하지만 언제든 도약이 가능한 회사이기에 기업에 대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박전의 개발실 임상운영 1팀 부장과 황윤영 임상개발실 부장은 제넥신의 경쟁력으로 '기술력'을 꼽았다. 이번 중국과의 기술이전은 제넥신의 기술이 꽃 피우는 시작일 뿐이라 자부한다. 

◆ 부작용 없는 자궁경부전암 치료 백신 개발···글로벌 임상 '순항'

박 부장은 벤처기업인 제넥신의 원동력은 연구개발에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언제든 도약이 가능한 회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박 부장은 벤처기업인 제넥신의 원동력은 연구개발에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언제든 도약이 가능한 회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제넥신의 기술력은 20년동안 지속된 R&D(연구개발)를 바탕으로 한다. 혁신적인 면역 치료 약물과 차세대 항체융합 단백질에 대한 연구 결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주력 의약품은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코디네이팅센터(CoGIB)의 지원을 받고 있는 자궁경부 전암 치료제 '패피트롤(GX-188E)'이 있다. 또 최근 기술이전 한 면역항암제 '하이루킨(GX-I7)'과 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인 '하이트로핀(GX-H9)' 등이 있다.  

GX-188E는 제넥신이 독자 개발한 DNA 치료 백신으로 자궁경부 전암 치료제다. 현재 유럽과 한국에서 임상 2b가 진행 중이다. 자궁경부 전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의 만성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데 성관계로 인해 가장 흔하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이다. 

자궁경부 전암은 질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1~3단계로 나뉘며 2단계 이상의 경우 자궁경부 병변을 절제해 제거하는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박 부장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HVP 감염 전에 맞는다면 GX-188E는 감염 후에 투여하는 치료 백신이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다르게 자궁경부 전암 단계가 있다. 암이 되기 전 단계로 수술로 제거가 가능한데 유산, 조산, 미숙아 출산 등의 부작용이 있다"며 "GX-188E는 수술 부작용을 피하고 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이 필요 없는 GX-188E는 3회 접종으로 자궁경부 전암을 치료할 수 있다. 1차 접종 4주 후 2차를 맞고, 8주 후 마지막 접종을 하면 된다. 현재 자궁경부 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국가 위약 대조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황 부장은 "미국 이노비오가 자궁경부 전암 치료용 백신의 임상시험을 시작한 시점은 우리 보다 4년 정도 앞섰다. 최근 임상 3상을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자료로는 GX-188E의 효능이 더 좋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GX-188E 임상 2상에 대한 결과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 한국만을 대상으로 한 임상이라는 지적이 있어 국내 임상 2상 이후 유럽 환자들을 위주로 하는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장은 "전 세계에서 매년 약 27만 여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더욱이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 만들어진지 오래 됐지만 비용 또는 부작용에 대한 염려 등의 문제로 접종률도 높지 않다"며 "GX-188E는 불특정 다수가 아닌 환자들에게만 선택적으로 투여함으로써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의 부상···"암세포 죽이고, 키 늘리고"

황 부장은 지난해 중국과 체결한 기술이전과 관련해 "중국이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포지션이 큰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기대가 큰 만큼 더 큰 시장인 유럽, 미국 등에서 기술이전이 이뤄질 경우 그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황 부장은 지난해 중국과 체결한 기술이전과 관련해 "중국이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포지션이 큰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기대가 큰 만큼 더 큰 시장인 유럽, 미국 등에서 기술이전이 이뤄질 경우 그 영향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박은희 기자>

면역항암제 GX-I7은 면역항암시장에서 주목받는 기대주다. 최근 항암제 개발은 효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면역관문억제제들과 병용연구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GX-17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공격으로부터 암세포가 살아남기 위해 작동시키는 면역회피기전을 차단해 T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도록 한다.

박 부장은 "암 치료 시 T세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T세포의 숫자를 늘려야 하는데 GX-I7은 건강한 T세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보조이지만 필수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런 이유로 GX-I7에 대해 다국적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황 부장도 "종양은 일종의 방어막(면역회피 기전)을 쳐서 T세포가 종양 내로 못 들어 오게 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그 기전을 제거하여 T세포가 종양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암 환자는 이미 방사선/항암제 치료로 인해 체내 T세포가 많이 부족한데, GX-I7을 투여하면 환자의 T세포의 양을 크게 올려줄 수 있다. 두 약이 합쳐지면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건강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마치고 고형암 대상 1b 진행 및 악성뇌종양을 대상으로 한 1b/2a 임상승인을 받은 상태다. 

박 부장은 "지금까지 개발되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모두 T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기전인데 T세포 수를 늘리는 면역항암제는 없다"며 "GX-I7은 T세포 자체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다른 항암제와 같이 투여하는 병용요법에서도 효능을 볼 수 있다"고 피력했다. 

지속형 성장호르몬인 GX-H9도 제넥신의 주력 제품 중 하나다. 매일 한 번 맞는 피하주사제형 성장호르몬의 투여 간격을 1주 혹은 2주 1회로 연장가능하다. 주 치료 대상이 소아인 것을 감안하면 환자 편의성은 개선하면서도 효과는 유지시킬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현재 유럽과 한국에서 임상 2상을 마무리 중이며, 올해 내 미국 FDA 임상 3상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 부장은 "성장호르몬제의 특성상 5~12세 어린이가 주된 치료 대상으로 평균 치료 기간이 2~7년에 달한다. 매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성장 효과는 낼 수 있도록 연구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 있어야 신약 혁신 강국 가능"

제넥신은 백신연구 전문가인 성영철 POSTECH 교수가 설립한 벤처회사로 지난 20년간 R&D에 집중하며 혁신신약을 개발 중이다. 박전의 개발실 임상운영 1팀장과 황윤영 임상개발실 부장은 많은 실패를 통해 배운 노하우가 지금의 제넥신을 만들었다 말한다. <사진=박은희 기자>
제넥신은 백신연구 전문가인 성영철 POSTECH 교수가 설립한 벤처회사로 지난 20년간 R&D에 집중하며 혁신신약을 개발 중이다. 박전의 개발실 임상운영 1팀장과 황윤영 임상개발실 부장은 많은 실패를 통해 배운 노하우가 지금의 제넥신을 만들었다 말한다. <사진=박은희 기자>

"직원 대다수가 R&D에 집중합니다. 영업과 생산부서는 없습니다. 연구개발 기업의 본분에 집중했기에 약이 없는 약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 부장과 황 부장은 제넥신의 미래를 밝게 기대하면서도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발전안도 제시했다.  

박 부장은 "법제처, 중앙 기관 방문, 민원 상담 등을 통해 극복을 하고 있지만 생명윤리법 개정안 통과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며 "대부분의 임상기관 병원들이 유전자치료제 기관으로 등록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어느 부서에서 진행할지와 담당자가 결정되지 않아 임상 진행을 위해 연구자와 긴밀하게 병원을 설득하면서 진행해 나갔다"고 토로했다. 

황 부장은 "개발초기 가이드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는 식약처도 국민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데 함께 공감하며 관련 가이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부장은 "CoGIB이 진행한 바이오 코리아를 통해 홍보, 사업화 지원 등을 받았다. 미니워크숍에서는 여러 기관과 교류하며 생각지 못한 의견을 듣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후발 기업에게도 도움이 될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황 부장과 박 부장은 "제넥신은 약이 없는 질병에 약을 제공해 생명을 살리고 건강한 삶의 제공을 목표로 한다"고 힘줄어 말한다. <사진=박은희 기자>
황 부장과 박 부장은 "제넥신은 약이 없는 질병에 약을 제공해 생명을 살리고 건강한 삶의 제공을 목표로 한다"고 힘줄어 말한다. <사진=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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