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핵연료 점검 로봇' 수상로봇 분야 최종 3팀에 올라
월등한 속도·자율주행·제염작업 등 실험 성공

원자력연에서 개발한 '핵사찰 로봇 SCV'가 IAEA 로보틱스 챌린지 2017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연에서 개발한 '핵사찰 로봇 SCV'가 IAEA 로보틱스 챌린지 2017에서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우리나라가 개발한 원자력 로봇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추진 중인 핵사찰 로봇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박종원 박사팀이 개발한 '핵 연료 점검 로봇(SCV)이 'IAEA 로보틱스 챌린지 경연대회'에서 수상(水上) 로봇 부문에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IAEA는 지난해 8월 호주에서 'IAEA 로보틱스 챌린지 2017' 대회를 열고 17개국 27개팀이 참여한 가운데 서류 심사와 11월 모의시험을 통해 지난 2월 수상로봇과 지상로봇 분야 각 3팀을 선정했다.

원자력이 출품한 '핵연료 점검 로봇'은 수상로봇 분야에서 영국, 헝가리 참가팀과 최종 3팀에 올랐다.

수상로봇은 깊이 10m 이상의 핵연료 저장 수조에서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핵연료를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세계 각지로 항공 운송이 가능하도록 무게가 가볍고 작업을 마친 로봇에 대한 제염 작업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원자력연 로봇은 경연대회 참가한 로봇 중 유일하게 IAEA가 제시한 모든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특히 다른 로봇보다 월등히 빠른 30㎝/s 이상의 속도로 자율 주행이 가능하고, 탑재한 검사장비를 이용해 사용후핵연료를 자동으로 인식,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용자가 편리하게 조종할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갖췄으며, 무게가 11㎏에 불과해 항공 운송과 재빠른(5분 이내) 설치·운용이 가능하다. 외부로 노출된 부분이 단순해 제염이 쉬운 점도 높게 평가받았다.

선정된 로봇은 현장 적용 시험을 거쳐 최종 기술 수준이 증명될 경우 IAEA 요청에 따라 완제품으로 제작, 수출하게 된다. 원자력연은 IAEA와 현장 적용 시험 단계의 세부사항을 논의 중이며, 올해안에 실제 원전 내부에서 사용후핵연료 사찰 작업을 통해 로봇 성능을 시험할 계획이다.

IAEA가 핵사찰 로봇 개발에 직접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IAEA는 사찰요원을 파견,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에 보관된 핵연료와 지상에 적재된 방사성폐기물 컨테이너를 주기적으로 사찰하고 있다.

그러나 사찰 요원들의 방사선 피폭 우려와 원자력 산업규모 성장으로 사찰 업무 수행이 점점 어려워져 대체 로봇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재주 원장은 "원자력연이 원자력 로봇 분야를 선도해 나갈 좋은 기회"라며 "최종적으로 완제품을 제작, 세계 시장에 수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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