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KAIST 본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 현실과 가상의 사이' 워크숍
"비트코인 화폐다" 의견과 "10년 후 양자컴퓨터에 암호 해독된다" 등 해석 달라

KAIST는 7일 본원 교육지원동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 현실과 가상의 사이'를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KAIST는 7일 본원 교육지원동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 현실과 가상의 사이'를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사진=박성민 기자>
"비트코인은 화폐다. 지폐의 경우에도 권위를 인정했기 때문에 화폐가 됐다. 다수가 인정하면 화폐가 된다.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꾼다. 가상화폐에 커다란 전조 증상이 모인다."(김정호 KAIST 교수)

"10년 이내 유니버셜 양자컴퓨터가 등장한다. 이때 비트코인 암호 알고리즘은 30분 만에 해독될 것이다. 영원히 안전한 암호는 없다."(김광조 KAIST 교수)

가상화폐가 화두인 가운데 KAIST 교수들이 정의하는 가상화폐는 낙관과 비관적 시각으로 갈렸다. 화폐로 인정해야 한다는 해석과 안전하지 않다는 해석으로 나뉘며 참석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KAIST(총장 신성철)는 7일 본원 교육지원동에서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 현실과 가상의 사이'를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김정호 KAIST 교수가 '4차 산업혁명의 재발견 :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주제로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의 상관성을 설명했다.

먼저 김정호 교수는 '비트코인은 화폐'라고 정의했다. 그는 "현재의 화폐도, 암호화 화폐도 완전하지 않다"라며 "어차피 화폐는 모두 가상이다. 화폐는 다수가 권위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비트코인도 화폐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의 상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인공지능·빅데이터·로봇 등은 인간 사회에서 인건비·노동·제고·물류 등의 비용을 줄인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으로 금융 비용까지 줄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회에서 다양한 비용 중에 금융비용이 전체의 30~40%를 차지한다. 인공지능·빅데이터·로봇 산업 못지않게 블록체인 기술이 새로운 변혁이 될 것"이라며 "은행·법원·등기·범죄·주민등록·학적·의료·세금·입출국 등의 데이터 독점이 파괴될 것이다. 결국, 시민이 시장을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교수는 블록체인의 특징으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데이터'를 꼽았다. 그는 "중앙집권화 방식은 데이터가 영원하지 않다. 중앙 기관이 파괴되면 데이터도 파괴된다"라며 "블록체인은 수천 년 지나도 데이터가 기록된다. 또 다른 도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비관적 시각의 의견도 나왔다. 김광조 KAIST 교수는 "비트코인 암호는 10년 이내 양자컴퓨터의 등장으로 해독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암호화폐의 암호학적 안전성'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그는 "영원히 안전한 암호는 없다. IBM·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양자컴퓨터 경쟁이 시작됐다. 2030년 막대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할 것"이라면서 "10년 후 비트코인에서 사용하는 ECDSA 암호화 모듈은 30분 만에 해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대 KAIST 교수는 '블록체인 보안 기술 및 발전 방향'의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네트워크 위에서 구현된다. 네트워크의 취약점이 곧 비트코인의 취약점이 된다"라며 "거래소 해킹 등이 하나의 사례"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모든 공격에 완벽한 보안은 있을 수 없다. 암호화폐는 보안에 취약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평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라며 "블록체인 가치가 가변적인 만큼 기술도 가변적이다. 끊임없는 기술평가의 전쟁이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크숍은 산업체·연구소 등에서도 참여했다. 이날 ▲임명환 ETRI 박사의 '블록체인과 암호통화 경제 ▲김진화 코빗 이사의 '암호화폐, 블록체인 2018~2020' ▲박세열 IBM 실장의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넘어 산업생태계의 혁신을 선도한다' ▲이준희 ICOKR 대표의 'ICO' ▲김보원 KAIST 교수의 '블록체인의 미래' 등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행사를 주관한 김정호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혁명이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다른 기술 경쟁국을 뛰어넘어 국가 성장 동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산학연관의 다양한 시각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논의하는 귀중한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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