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영 기계연 박사팀, 800㎏급 캐리어 자기부상 이동 기술 개발
진공·고청정 환경에서 초정밀 이동과 제어 가능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조환경 같은 진공상태에서 대형 물품을 분진발생 없이 정밀하게 이송할 수 있는 초정밀 자기부상 시스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박도영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자기부상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진공 챔버 안에서 800㎏급 캐리어를 전자석을 이용해 1㎜ 부상시킨 후, 선형 전동기(Linear Motor)를 이용해 왕복으로 이동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기계연 연구진이 지난 1989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지난 2016년 인천국제공항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자기부상 원천기술을 첨단산업 공정에 적용한 것이다.

책상처럼 ⊓형 구조로 된 프레임에 부착된 전자석을 이용하면 동력원이 없는 금속성 캐리어가 부상하고 직선 방향으로 이동한다.

캐리어에 부착된 영구자석과 프레임에 부착된 선형 전동기, 부상을 제어하는 부상 전자석, 측면 움직임을 제어하는 안내 전자석이 반응해 마찰 없이 정밀한 간격을 유지한 채 이동한다. 

OLED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의 제조공정에는 증착공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증착공정은 원하는 물질을 위에 도포해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기판 등 필요한 곳에 붙이는 공정이다. 이 공정에서 기판에 수분이나 먼지가 닿으면 불량이 발생하고 생산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청정하고 정밀한 제조환경이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물체를 이송시키면 바퀴나 베어링 등에서 발생하는 분진 없이 정밀제어로 균일한 속도로 이동해 안정적인 증착을 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초정밀 자기부상 이송을 적용하면 자기부상하여 정지했을 때 1㎜에서 간격 변동이 최대 ±7.65㎛이다. 머리카락의 지름은 약 70㎛, 미세먼지의 지름은 약 10㎛다. 캐리어가 1㎜ 부상했을 때 움직임을 미세먼지 1개보다도 작은 정도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부상 간격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전용 센서도 제작했다. 시중 제품의 5분의 1 가격 수준이다. 또 시스템을 모듈화하고, 다수 캐리어를 동시에 이동·제어할 수 있어 대량생산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박도영 자기부상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고청정 환경에서 정밀한 이송과 부상이 가능한 기술로, 시장 확대가 예측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높은 신뢰도의 자기부상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을 개발한 만큼 생산현장 적용도 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의 ‘자기부상 무동력 이송자 시스템 기술 개발’ 사업으로 기초연구가 진행됐다. 이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백운규)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원장 성시헌)이 추진하는 '신성장동력장비경쟁력강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사업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중소기업에 자기부상 관련 기술이 이전됐다. 해당 업체는 기판을 눕혀서 진행되는 기존 증착과정과 달리 기판을 수직으로 세워서 작업하는 공정에 자기부상 이송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초정밀 자기부상 물류이송장치의 구조.<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초정밀 자기부상 물류이송장치의 구조.<자료=한국기계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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