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시니어과협 매거진' 발췌
글: 강국희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농식품·바이오·의약 분과

강국희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농식품·바이오·의약 분과.
강국희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농식품·바이오·의약 분과.
평생을 과학 분야(교수, 정부기관연구소, 기업체)에서 일하다가 정년퇴직 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바람직한 것은 현직에서 하던 것을 그대로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오래된 건물은 낡은 외모와 내부의 전기배선, 수도관 등이 녹슬고 파괴되어 리모델링 하지 않으면 쓸모없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용도에 맞게 신소재,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건축을 해야 한다.

과학자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은퇴 과학자의 리모델링.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청소년 과학꿈나무 교육사업에 참여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그동안의 소견을 여기에 소개한다.
 
과학기술은 빠르게 변화하며 발전한다. 은퇴 후에도 전문 과학자로서 필요한 분야에서 활동하려면 현장의 수요에 맞는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시니어 과학기술인들의 요람인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꿈나무 교육은 은퇴 과학자에게 매우 적합한 사업이다.

다만 여기에 우리 스스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초·중·고 학생 수준에 맞는 실험내용과 강연내용을 어떻게 짤 것인가이다. 물론 학교에서 현직교사들이 교육과 실험을 가장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배우는 내용과 관련해 미래의 과학 세계를 보여주고 진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문제는 학생들의 흥미를 확실히 유발시켜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경상남도 사천에 위치한 사천고등학교 과학교육 실습 모습.<사진=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제공>
경상남도 사천에 위치한 사천고등학교 과학교육 실습 모습.<사진=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제공>
 
필자는 우선 초·중·고의 과학 교과서를 전부 모아서 학년별로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와 비교하면 교과서의 내용에서 최신의 과학연구 내용이 엄청나게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자연과학의 기초과학 부분을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통합 과학강좌로 유명한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에서 진행하는 각 분야의 강의를 1년 이상 수강했다.

수강료도 100만원 이상 들어갔지만 아깝지 않았고 나 자신이 크게 보람을 느끼고 있다. 유산균 발효의 전문과학자로서 기업체 연구소 7년, 성균관대 생명공학부 교수로서 27년 동안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전문교육과 연구 활동을 했지만 인접 분야에 대하여는 항상 부족함을 느끼면서 허전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 기회에 과학자의 리모델링 차원에서 우주의 기원과 빅뱅, 지구과학과 암석의 세계, 곤충의 세계, 식물의 세계, 분자생물학, 전자전달시스템, 소립자의 세계,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과학공부를 다시 하고 보니 이러한 인접 분야의 지식이 나의 전공 분야와 자연스럽게 상호 매칭을 이루면서 융합과학이라는 묘미를 느끼게 되었다. 

초등학교의 교과서 내용은 주로 생활 주변(식물, 동물, 곤충, 암석 등)의 생태계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의 과학교실(실험)의 주제를 식물의 세계, 동물의 세계로 잡았다. 이렇게 되면 나의 전공 분야인 미생물은 자연스럽게 식물과 동물의 부속되는 내용에 포함된다.

물론 과학교실을 진행하려면 담당교사와 실험주제와 내용, 필요한 도구 등에 대해 충분히 협의하면서 준비해야 한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책상에 앉아서 10분 이상 강의를 들으면 몸부림을 친다.

그 대신 손으로 만지면서 식물의 세포를 관찰하거나 움직이는 해캄, 흔들말, 미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을 매우 흥미로워한다. 중·고등학교의 과학강연은 학생들에게 흥미를 확 끌어당길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직교사들의 도움과 과학 홍보대사들의 자체 세미나를 통하여 계속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
 

◆ 강국희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농식품·바이오·의약 분과

·성균관대 생명공학부 명예교수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원로회원
·한국유산균학회 창립
·아시아유산균학회 창립, 펠로우
·한국요료협회 회장
·이메일: kauthea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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