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너지 '딜레마' 탈출?‧‧‧"탄소 포집 발전소 수출"

[좌담]전문가 100분 토론회서 탈석탄 시대 돌파구 모색
"한국 탄소포집 연구경쟁력 세계적 수준‧‧‧해외 진출 손색 없다"

가 + 가 -

제주 = 김요셉 기자 - 2018.02.05

전문가 100분 토론 참가자들. 순서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류청걸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저장협회 부회장 ▲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 ▲박상도 Korea CCUS Conference 조직위원회 위원장 ▲박종호 한국남부발전 차장 ▲심재구 전력연구원 수석연구원 ▲이영일 한국전략기술 부장 ▲전희동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자문교수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등이다.(이름 가나다순)<사진=김요셉 기자>전문가 100분 토론 참가자들. 순서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류청걸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저장협회 부회장 ▲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 ▲박상도 Korea CCUS Conference 조직위원회 위원장 ▲박종호 한국남부발전 차장 ▲심재구 전력연구원 수석연구원 ▲이영일 한국전략기술 부장 ▲전희동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자문교수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 등이다.(이름 가나다순)<사진=김요셉 기자>

국가적으로 탈석탄‧탈원전 시대를 표방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탄소 연구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시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실현하려면 CCUS(이산화탄소포집저장전환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탄소 포집 기술을 장착한 화력발전소의 해외 수출이 기후변화 연구‧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Korea CCUS Conference 조직위원회(위원장 박상도)는 탈석탄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나라 탄소 처리기술이 어느 수준에 와 있고, 정책 방향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를 논의하기 위해 100분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탈석탄정책과 CCUS'란 주제로 열린 좌담회는 CCUS 기술개발·수요기업 입장에서 전희동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자문교수와 심재구 전력연구원 수석연구원‧박종호 한국남부발전 차장이 토론자로 나섰고, 공급기업 입장에서는 박기서 KC코트렐 부사장‧이영일 한국전력기술 부장이 토론에 임했다. 정책기술 전문가로는 현재호 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 대표와 류청걸 한국이산화탄소포집및저장협회 부회장이 참여했다. 박상도 위원장은 좌담회 진행을 맡았다.

전문가들은 탄소 연구 및 산업 경쟁력이 강해지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강한 육성 의지와 법적 정책적 제반 마련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상도 위원장은 "정부가 탈석탄 화력발전 정책을 선포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강력한 변화 시점이 도래했다"라며 "정부와 CCUS 관련 산‧학‧연 커뮤니티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탈석탄 시대 실현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탈석탄 '큰 그림‧로드맵' 마련 시급‧‧‧"연구 추동력 꺼질까 우려"

'탈석탄정책과 CCUS'란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이 100분 토론을 펼치고 있다.<사진=김요셉 기자>'탈석탄정책과 CCUS'란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이 100분 토론을 펼치고 있다.<사진=김요셉 기자>

△ 심재구 수석연구원 = 탈석탄에 따른 로드맵 자체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CCUS 기술개발 측면에서 최상위 법과 기준이 셋업돼야 개발자 입장에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추동력이 생긴다. 법과 기준마련이 늦어져 아쉽다. 우리나라 CCUS 수준은 기술적으로 외국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좋은 기술은 빨리 실증이 되어야 한다. 실증이 잘 해결되면 또 다른 이머징 기술들이 올라오기 마련이다.

△ 류청걸 부회장 = CCUS 기술개발의 법적근거는 녹색성장 기본법에 있으며, CCUS는 저탄소기술→녹색기술→온실가스 감축기술에 해당한다. 하지만 CCUS에 대한 정의가 상위법에 명시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고 다른 기술들과 혼선을 빚을 수 있어, 발전과 산업부문 등에 CCUS의 정의를 추가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저탄소와 무탄소 사회로 가기 위해 화석연료를 단계별로 줄이는 것이 국제적 추세다. CCUS가 없는 석탄발전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국제기구들의 결론이다. 제8차 전력수급계획을 보면 석탄발전의 단계별 축소의 시기와 범위가 나와 있지 않고 설비용량은 7차 전력수급계획과 유사하다. 화력발전은 전원구성(energy mix)상 필수불가결하며 여기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기 위해 CCUS는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CCUS에 대한 상위법 상 명시가 중요하며 이를 위한 CCUS 법과 규정이 수립되어야 한다.

△ 이영일 부장 = CCUS에 대한 전체적 플랜이 가시적으로 나와야 한다. 그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 탄소 저장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100MW 이상급 탄소 포집설비 실증이 일찍 들어갈 줄 알았다. 국내에서 이런 실증이 이뤄지고, 유럽과 미국 실증 설비에 들어갈 수 있는 경쟁력있는 기술이라고 판단되면 당장은 아니지만 포집 시장이 열렸을 때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10MW급밖에 실적이 없으니 어느 누구한테 사업을 어필하기에는 경쟁력이 약하다.

△ 박종호 차장 = 국가적으로 CCUS에 대한 큰그림이 필요하다. 이산화탄소를 포집만하고 저장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습식 분야는 세계 기술력과 비슷하고, 건식 분야의 10MW급 포집설비는 세계 최초·최대다. 두가지 기술 모두 국내 발전소에 적용이 가능하다. 경제성 있는 활용기술의 개발이 뒷받침 되어야만 CCUS 사업화의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 박기서 부사장 = 탄소 저감 관련 상위법에 대해 정부가 자신없으면 애매한게 많이 생길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시간과 경험과 노력이 축적되지 않으면 진화하기 어렵다. 우리가 10MW급 CCS 포집 실증 설비를 갖춰 운영해 봤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필요한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를 실제적으로 다양하게 운용하고 적용해 가면서 기술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가져야 전세계의 주도적 기술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 정부와 과학자 역할과 의지 중요‧‧‧"잘못하면 연구자 무책임, 정부 무능 지적받을 것"

△ 류청걸 부회장 = 국가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적이 있을 때는 충분한 저장소와 경제성 유지를 해야하기 때문에 동해안 저장 실증 자체에 대해 경제성을 논하면 안된다. 사업을 추진하는 관점에서 혼돈중인데 탄소 저장소 문제를 누가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고객은 정부다. 탄소 저장소와 수송은 기술개발 측면에서 정부가 지원하고 구축해야 한다.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아직 기술자들이 우리나라에 충분한 저장소가 있다 없다 이야기 못한다. 명시적으로 2030년까지 탈석탄 시대를 맞이하고 탄소 저감 목표 달성하려면 누군가는 기술개발을 정의하고 미래 방향성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CCUS 연구자나 커뮤니티의 무책임함과 정부의 무능을 지적받을 것이다. 

△ 심재구 수석연구원 = 탄소 저장 관련해 지금까지 탐사시추 분야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저장문제가 담보 안되면 탄소 포집도 의미가 크게 없다. 일각에서는 탄소 이용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탄소의 포집과 저장 이용 등 어느 한 쪽 부문을 버리고 가기가 어렵다. CCUS가 온실가스 감축 국가로드맵에 포함된다면 국가 예산 범위 내에서 대규모 저장을 위한 탐사시추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며, 탄소 이용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공공수용성 증대 차원에서 필요한 분야인 것은 분명하지만, CCS와 비교해 온실가스의 의미있는 감축에 큰 기여할 것이라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 박기서 부사장 = 하나의 기술이 개발돼 꾸준히 개선되고 축적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추고 대응할 수 있는 혁신은 이뤄질 수 없다. 이를 위해 현 단계에서는 발전소들이 자발적으로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정부는 선도적 노력에 어떤 프리미엄을 줄지 고민해야 한다. 전체적인 저감 전략을 가지고 탄소 저감을 끌고 갈만한 동기부여가 확실해 질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차원의 탄소저감과 산업 기술 경쟁력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CCUS 기술을 얼마나 좀 더 극대화해 적용할지 고민하고, 적어도 저장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지는 약속이 일단 있어야 한다. 환경이나 기후 같은 분야는 정부가 최소한 공공재의 처리 방향에 대하여 담보해줘야 수요 기술 적용 기업들이 필수적인 부분을 따라갈 수 있다. 가령 정부가 5개 발전사에 단기적으로는 대형 발전소에 일정 부분(예시 : 대형 석탄화력 발전소의 5~10%)에 특정 성능 이상의 탄소 포집을 장착하면 해당 발전양에 대하여 발전원가를 보정해 주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탄소 저감에 분명한 의지가 있다면 말이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어떤 정책과 철학을 갖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 현재호 대표 = 전세계 탄소 수요 관점에서 탄소 연구자들은 탄소 감축 수단으로 CCUS가 얼마나 임팩트가 크냐의 문제에 답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를 땅 속에 묻어 저장하는 방안이 마땅하지 않다. 그렇다면 심해저에 탄소를 묻는 것도 과학자들이 검토해야 한다. 탄소 저장 문제를 과학자들이 풀 수 있다면, 그런 대안이 먼저 과학계에서 만들어 져야 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전체 탄소배출 사이클 관점에서 탄소 배출 농도를 안정시키려면 무언가 아이디어 돌파구를 만들어 내야 한다. 탄소 문제해결을 위한 본질적 큰 그림을 그리고, 과학자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 "에너지 정책 정치화 안돼‧‧‧CCUS 장착 발전소 수출 기회로 돌파구 마련"

△ 전희동 자문교수 = 스리랑카 같은 독립된 섬에서는 탄소를 톤당 50~100만원에 사용하고 있다. 주로 농업용에 쓴다. 우리나라 포집기술이 세계 최고가 아니더라도 스리랑카처럼 고립된 지역에 소규모 화력발전소 세워주면서 포집 기술을 같이 넣어 탄소를 같이 공급하는 비즈니스를 기획해 보면 충분히 산업체에서 참여할만한 비즈니스라 생각한다. 

△ 박종호  차장 = CCUS 비즈니스모델을 무작정 추진할 수는 없을 것이다. 관련 법규와 지방자치단체 규정 등을 돌파해야 해결될 수 있다. 여러 난관이 예상되는데 그에 대한 철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 현재호 대표 = 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온실가스 감축 문제 관련 CCUS 기술을 통해 탄소 저장을 하겠다고 합의하면 CCUS 트랙이 힘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탈석탄 시대 온실가스 감축으로써의 CCUS 기술개발 논리는 당분간 힘들 것이다. CCUS 기술 용도는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없는 분야, 즉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잠재력있는 분야를 잡아내고, 수많은 기술을 엮어서 비즈니스 활용 기회 측면에서 노력할 때 빛을 볼 것이다. 

△ 류청걸 부회장 = 우리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얼마나 갈수 있느냐, 즉 유럽과 유사하게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현재로서 정부는 친환경과 국민 안전만 강조했지, 온실가스 감축은 별로 언급이 없다. 2030년에도 석탄발전량 비중은 36.1%로 주력발전이며, 그 이후에도 상당기간 주력발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CCUS는 기회가 있다. 현실적으로 2060년이나 돼야 탈석탄이 가능하고, 2080년에야 탈원전이 가능할 것이다. 국제적으로 탈원전과 탈석탄을 동시에 추진하는 나라로 독일이 있지만, 사실상 2022년 탈원전 정책만이라도 성공하려면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2016년 29%에서 2022년 42% 수준까지 증가되어야 하며, 이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용량이 2016년보다 2배 증가[86.4 GW(2016)→172.8 GW(2022)]해야 가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독일의 석탄발전량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40.3%(48.8 GW)를 차지하고 있으며, 당분간 유지될 전망으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오로지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자는 데 있는 것이며, CCUS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며, 전력 수급안전과 더불어 전력의 경제성·환경성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 화력발전(특히 석탄발전)과 산업부문에 CCUS를 장착하는 것이 탈원전 시대에 경제적인 대안 중 하나라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

△ 현재호 대표 = 정부 주도의 기존 정책은 에너지와 사회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민환경단체들과 논의하면 균형있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결국 현재로서는 CCUS 기술중심에서 벗어나 해외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사우디나 글로벌 공동연구 프로젝트 체제로 정부가 리딩하고 기술산업을 밀어주면 좋을 것이다. 에너지 정책의 돌파구 마련 자체가 어렵지만, 차라리 산업정책으로 해외 시장개척에 초점을 맞추면 승산이 있을 것이다.

△ 전희동 자문교수 = 기업 입장에서는 이산화탄소 저장에는 관심이 없을 수 밖에 없다. 처음부터 탄소 이용을 타깃으로 상용화를 위해 노력한다. 기업 입장에서 기술개발 상용화와 탄소 저감효과의 문제는 별개 문제다. CCUS에 의한 탄소저감 효과 보다 경제성 있는 기술에 기업들은 관심이 더 많다. 솔직히 기업들은 상용화 성공에 주력할 뿐, 탄소 감축 효과는 특별한 고려 대상이 아니다. 우리나라에게 탄소 포집기술 상용화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 박기서 부사장 = 정부가 파리기후협약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할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100년 전 설계된 발전소를 보완해 조금 더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게 할 것인가 고민해 봐야 한다. 영국은 수십년 전 민영화를 시켜 60~70년된 발전소를 폐쇄한 후, 고효율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건립하려고 했으나, 민간의 CCS요구로 주춤하다가 더 이상 진행이 안된 바 있다. 새롭게 발전 문제와 탄소 저감 문제를 영리하게 다룰 수 있는 정책적 개발이 필요하다. 석탄에 대하여 비환경적이라고 이름 붙일 것이 아니라, 석탄을 환경과 기후 측면에서 친환경 친기후적으로 활용하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일반 발전소 기업들은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탄소를 저감까지 해야 하니 CCUS를 안하는 것이다. 탈석탄의 문제도 어떤 이유에서 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좀 더 친환경 솔루션을 추진할 것인지, 나쁜 원료이기에 LNG로 대체할 것인지 등 전주기 탄소 저감에 과연 맞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에너지 정책은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정치화되지 않고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 카카오톡
  • 트위터
  • 페이스북
  • 네이버밴드
  • URL

네티즌 의견

0/300자

등록하기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0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