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도핑센터· ETRI 지니톡 무인자율주행·지질자원연 재생종이 등
KAIST '휴보'와 'FX-2' 지난달 11일 성화봉송 성공

내달 9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하 동계올림픽)의 막이 오른다. 15개종목 102개 경기로 16일간 평창, 강릉, 정선 일원에서 펼쳐지는 동계올림픽. 

관람객은 선수들이 설원에서 펼치는 겨울 스포츠의 백미를 직접 보는 짜릿함에  로봇, 인공지능 , 사물인터넷 등 경기장 곳곳에서 첨단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동계올림픽은 휴먼 로봇의 성공적인 성화 봉송을 시작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초고화질(UHD),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도핑기술 등 각종 과학기술을 이용해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AIST의 오준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휴먼 로봇 '휴보'와 'FX-2'는 지난달 11일 열린 성화 봉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동계올림픽 개막 일정이 가까워짐에 따라 각각의 역할을 맡은 정부출연기관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KIST, 선수의 금지약물 복용 '단숨에 잡는다'

KIST 도핑콘트롤센터 연구원들. 동계올림픽이 시작되면 전 구성원이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성공적인 올림픽개최를 지원한다.<사진=KIST>
KIST 도핑콘트롤센터 연구원들. 동계올림픽이 시작되면 전 구성원이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성공적인 올림픽개최를 지원한다.<사진=KIST>
올림픽 경기의 시작점이 될 도핑테스트. 이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맡고 있다. 도핑테스트는 운동선수가 경기력을 순간 끌어올리기 위해 금지된 약물을 복용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 미국 육상의 간판스타 타이슨 게이 등 세계적 스포츠 선수들이 약물남용 선수로 한순간에 전락하기도 했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선수들의 건강, 공정성, 평등성을 목표로 도핑을 탐지, 저지하고 예방한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뇌도핑, 기계도핑 등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나는 추세다. 

KIST의 도핑콘트롤센터(이하 도핑센터)는 1984년에 설치돼 1987년 세계에서 15번째로 국제공인을 받는 실험실이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 게임에서 벤존슨 캐나다 선수의 소변 시료에서 스테로이드 약물인 스타나조롤을 적발해 국제적으로 신뢰를 얻었다.

도핑센터는 이번 동계올림픽 경기 기간 중 경기장 옆에 별도로 마련된 도핑스테이션에서 선수의 소변, 혈액 시료를 채취, 특수 수송차량으로 이송해 정밀 분석에 들어간다.

분석은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 기술을 이용한다. 이는 1906년 러시아 식물학자 미하일 츠베트가 식물 잎의 색소를 분리할 때 이용한 기술로 색소 물질이 용매의 확산에 따라 이동하는 속도가 다르므로 분리할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소변 시료 분석은 우선 유기용매로 추출해 금지약물이 포함된 층을 얻는다. 이어 유기 용매를 증발시켜 얻은 잔사 물질을 소량의 용매에 녹여 농축시킨 후 질량분석기로 금지약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혈액도핑은 자기의 혈액이나 타인의 혈액을 재주입해 사용하는 방법. 적혈구 등의 효과를 이용해 산소저장 능력을 증가시키려는 시도다. 이에 혈액도핑은 도핑콘트로센터에서 적혈구 수, 헤모글로빈의 농도 등 여러가지 혈액파라미터를 연속적으로 측정해 혈액파라미터의 변화로부터 수혈이나 적혈구 생성능력을 변화시키는 약물 복용여부를 확인한다.

권오승 도핑센터장은 "우리나라는 동계, 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로 세계에서 7번째다. 그야말로 스포츠 강국이 탄생하는 셈"이라면서 "센터의 시설과 보안, 분석기술력, 인력 등 모든 분야에서 WADA의 평가를 훌륭히 마치도록 준비를 완료하고 성공적인 올림픽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핑센터는 20여명의 센터 연구원과 40여명의 WADA 전문가, 7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동안 24시간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 지질자원연, 카본머니시스템···ETRI, 5G 등 선봬 

카본머니시스템은 폐지를 모아 폐지수거 자판기 장치로 반입시 CO₂ 금액으로 환산해 포인트로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자료=지질자원연 제공>
카본머니시스템은 폐지를 모아 폐지수거 자판기 장치로 반입시 CO₂ 금액으로 환산해 포인트로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자료=지질자원연 제공>
폐지를 모아 수거 장치에 넣으면 포인트를 받고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으로 지급되는 카본머니로는 생활용품을 사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신중호)이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제지분야 카본머니시스템을 선보이기에 가능하다. 

지질자원연은 앞서 강원도·2018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와 함께 '제지분야 카본머니시스템 시범운영'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제지분야 카본머니시스템(Carbon Money System)은 폐지를 모아 폐지수거 자판기 장치로 반입시 이산화탄소 금액으로 환산해 포인트로 지급하고, 수거한 폐지는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고급용지로 재생산(폐지 1t 재활용=1070㎏/이산화탄소 감축)하는 시스템이다. 

지급되는 카본머니는 도서구매, 인터넷 쇼핑, 대중교통 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다. 

카본머니시스템은 경기장 12곳(스키점프·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슬라이딩·용평알파인·정선알파인·보광스노·강릉하키·스피드·아이스아레나·컬링·관동하키)과 비경기장 7곳(올림픽스타디움·IBC·MPC·OF시설·선수촌·미디어촌·강릉 커먼도메인·평창주사무소·강릉사무소) 등에 설치될 계획이다. 

수거 폐지는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고급용지로 재활용 해 프레스센터 등에 제공될 예정이다. 또 강원도 홍보관 내 '카본머니 시스템' 가상현실 컨텐츠 체험부스도 운영한다. 

지질자원연은 지난 2014년부터 신기후 첵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형 기후변화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In-situ PCC 기술'을 개발해 실증화한 바 있다. 제지분야 카본머니시스템은 이 기술을 적용해 만든 시스템으로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기후변화 대응 탄소감축 액션 플랜이다. 

신중호 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형 이산화탄소 탄소광물화 적정기술을 적용한 카본머니시스템의 시범운영을 통해 우리나라 친환경 탄소자원화 기술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고 밝혔다.

ETRI가 지원하는 대표 기술. <자료=ETRI 제공>
ETRI가 지원하는 대표 기술. <자료=ETRI 제공>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이상훈)는 첨단 ICT 기술을 선보인다. 5G, 지니톡 등 6개 핵심기술을 지원해 첨단올림픽을 견인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ETRI 역시 평창동계올림픽대회·동계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와 첨단 ICT 올림픽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TRI는 올림픽에 지원하는 대표기술은 ▲MHN(Mobile Hotspot Network) ▲ZING ▲홀로그램 ▲UWV(ultra wide vision) ▲지니톡 ▲무인자율주행 등이다. 

MHN, ZING, 홀로그램은 5G 기술이 기반이 된 서비스로 MHN은 인천-강릉 KTX 구간의 차량 내 기가급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ZING은 10cm 이내 근접거리에서 기가급 대용량데이터(동영상 등)의 순간전송이 가능한 서비스며, 홀로그램은 360도 모든 방향에서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관찰이 가능한 컬러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또 UWV는 광시야각 영상을 이용해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고화질 대화면 영상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한국어와 영·일·중·스·불·독·러시아 등 7개국 언어의 실시간 자동 통·번역이 가능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ETRI 관계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남은 기간 동안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완성도 높은 ICT기술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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