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본격 진출한 바이오 벤처들···올해만 다수 성과
딥테크 기반 창업 공동 생태계 구축 "스타트업 연결고리 만들어져"

올해 대덕벤처 가운데 '바이오'와 '딥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은 올해 다양한 해외진출 성과와 기술기반 제품을 선보였다.<사진=대덕넷 DB>
올해 대덕벤처 가운데 '바이오'와 '딥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은 올해 다양한 해외진출 성과와 기술기반 제품을 선보였다.<사진=대덕넷 DB>
다사다난했던 정유년이 끝자락을 보이고 있다. 올해 조기 대통령 선거와 북핵 실험 등의 국가적 이슈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자국 우선주의 등의 국내외 굵직한 이슈들이 한꺼번에 일어난 가운데 대덕벤처들은 묵묵히 경영 성적표에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왔다.

특히 올해 두각을 나타낸 대덕벤처는 '바이오'와 '딥테크' 분야로 꼽힌다. 이들의 성적표는 한마디로 'A+'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궈낸 소득이기에 더욱 값진 결과로 보여진다.

바이오 분야 대덕벤처들은 세계 유수 기관·기업에 임상 시료를 공급하거나 해외에 수백억원 이상의 독점 수출권을 획득하는 등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딥테크 본토라고 불리는 대덕에서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으로 공동 생태계를 구축하고 나섰다.

◆ 해외 독점 수출권부터 연구·생산시설 확충까지 "축적의 성과"

펩트론은 영국 UCL 런던대학교에 파킨슨병 임상3상 시료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사진=펩트론 제공>
펩트론은 영국 UCL 런던대학교에 파킨슨병 임상3상 시료를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사진=펩트론 제공>

대덕 바이오벤처인 펩트론(대표 최호일)은 지난 10월 영국 UCL 런던대학교에 'GLP-1' 계열 약물인 파킨슨병 임상 시료를 공급하기로 했다. 임상3상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시료이며 총 700명의 파키슨 환자에게 3년간 투약된다. 임상 시료는 내년 4~6월부터 공급될 전망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대표 김용주)는 지난 9월 조인트벤처인 '검테라퓨틱스'에 슈퍼항생제와 함께 투여하는 베타락탐 분해효소 저해제 후보물질 'LCB18-0055'를 기술이전했다. 후보물질이 또다시 제3자에게 이전될 경우 1억달러의 수익을 받는 권리도 확보됐다.

일부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 일종인 '베타락탐'을 분해하는 효소를 갖고 있어 항생제를 투여해도 약효를 무력화하는 경우가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항생제와 베타락탐 분해효소를 막는 물질을 함께 투여하는 신약을 개발하려는 추세다.

대덕바이오는 11월 베트남 정부에 유기농 농략인 '랜드세이버' 공식 판매허가를 취득했다.<사진=대덕바이오 제공>
대덕바이오는 11월 베트남 정부에 유기농 농략인 '랜드세이버' 공식 판매허가를 취득했다.<사진=대덕바이오 제공>
친환경 유기농 자재를 연구·개발하는 대덕바이오(대표 성창근)는 지난 11월 전세계 커피 생산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로부터 친환경 유기농 농약인 '랜드세이버' 공식 판매허가를 취득했다. 향후 3년간 약 300억 원 이상의 커피나무 뿌리선충백신인 랜드세이버를 독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분자진단 전문 벤처인 지노믹트리(대표 안성환)는 지난 9월 연구·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7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확보한 자금은 시설부문에 33억원, 운영부문에 37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지노믹트리는 대장암·방광암·폐암 등 3종류의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임상시험하고 있다. 이번에 유치한 자금도 임상 시험에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신라젠(대표 문은상)은 지난 8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암연구소와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국립암연구소 주관으로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관문억제제 더발루맙을 함께 투여하는 임상 1상과 2상이 이뤄진다. 임상시험 관리와 비용 부담은 모두 국립암연구소에서 맡는다.

알테오젠 브라질과 희귀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4개 품목 공동 개발을 협의했다.<사진=알테오젠 제공>
알테오젠 브라질과 희귀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4개 품목 공동 개발을 협의했다.<사진=알테오젠 제공>
항체의약품 대표기업인 알테오젠(대표 박순재)은 이번달 브라질 보사부 청사와 '희귀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4개 품목 공동 개발을 협의했다. 내년 브라질 민간·국영 제약사와 기술료 협의를 체결하고 공동으로 제품 개발과 의약품 인증 획득 등을 완료하게 된다.

또 알테오젠은 2세대 항체·약물 결합체 플랫폼 기술인 '넥스맵'을 개발했고 국내 등에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 8월에는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유방암·위암치료제 'ALT-P7'의 국내 임상 1상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다국적제약사 로슈가 판매하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 3상을 해외 15개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대덕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큐어팜(대표 이상목)파로스백신(대표 제정욱)이 이번달 기술이전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CAR-T 세포 치료제 시료 생산과 임상시험을 본격 시작할 전망이다.

◆ "올해 대덕 딥테크 스타트업 공동 생태계 기반 다져"

대덕을 중심으로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공동 생태계가 형성됐다. 특히 지난 11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대표 이용관)가 개최한 '2017 테크데이' 행사에서 스타트업들이 대거 참여해 딥테크 역량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로봇·배터리·웨어러블기기 등의 다양한 기술 기반 혁신 제품들을 만들어내며 기술이 실현되는 사례를 만들어왔다. 혁신 제품을 출시한 스타트업부터 연구개발 단계를 거치는 스타트업까지 미래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에 이목이 집중된다.

씨드로닉스의 구성원의 모습. 씨드로닉스는 인공지능 무인 선박 운항 시스템을 2019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사진=대덕넷 DB>
씨드로닉스의 구성원의 모습. 씨드로닉스는 인공지능 무인 선박 운항 시스템을 2019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사진=대덕넷 DB>
인공지능 무인 선박 운항 시스템을 개발하는 씨드로닉스(대표 박별터)는 무인선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람이 선박에 타지 않아도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기존 무인선에 장착되는 고가의 센서를 카메라로 대체했다. 카메라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스마트십' 개념이다. 씨드로닉스는 2019년까지 시스템 상용화를 목표로 두고 있다.

카이아이컴퍼니는 임상심리학을 기반으로 ICT·IoT 기술을 접목시켜 소아치과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했다.<사진=카이아이컴퍼니 제공>
카이아이컴퍼니는 임상심리학을 기반으로 ICT·IoT 기술을 접목시켜 소아치과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했다.<사진=카이아이컴퍼니 제공>
소아치과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카이아이컴퍼니(대표 박성해)도 주목된다. 카이아이컴퍼니는 임상심리학을 기반으로 ICT·IoT 기술을 접목시켜 어린이 치과 환자에게 맞춤형 의료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치의학 솔루션 '덴티아이'를 개발했다. 일부 병원에 덴티아이서비스가 도입되기도 했다.

리베스트는 플렉서블 배터리를 개발했다. 사내 공간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도 갖췄다.<사진=대덕넷 DB>
리베스트는 플렉서블 배터리를 개발했다. 사내 공간에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도 갖췄다.<사진=대덕넷 DB>
리베스트(대표 김주성)는 가죽처럼 유연하게 휘어지는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완전히 접히거나 잘라도 발화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굽혀지고 고에너지 밀도에 안전한 것이 리베스트의 핵심 기술이다. 월간 1만5000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도 갖춘 상태다.

벼농사를 위한 그리노이드의 친환경농법 구상도.<사진=그리노이드 제공>
벼농사를 위한 그리노이드의 친환경농법 구상도.<사진=그리노이드 제공>
농업용 로봇을 만드는 그리노이드(대표 한상권)는 친환경 로봇 농법을 선보였다. 로봇이 논의 잡초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생육상태·토질상태에 따라 적정하게 비료를 투입한다. 농사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현재는 시범용 농업용 로봇이 개발됐고 내년에 상용화 가능한 농업용 로봇이 등장한다.

이처럼 딥테크 기반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기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덕이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무대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한다. 기술을 시장으로 연결하며 스타트업과 산업의 연결고리가 다져지고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한 전문가는 "우수 기술만 강조하던 대덕 딥테크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눈높이를 맞춰 세련돼졌다"라며 "투자자도 대덕에 주목하고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 생태계가 마련되고 있다"고 소회했다.

출연연 한 원로 과학자는 "바이오 대덕벤처들이 차별화된 기술을 중심으로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어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기술창업-투자-시장진출 등의 선순환 구조 생태계에서 히든챔피언이 상당수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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