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우수의원 릴레이 인터뷰③]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연연 혁신 필요성 강조
30년 경력 언론인 출신···"연구환경 개선 등 노력"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이은권 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들이다. 대덕넷은 실시간 온라인 투표와 과학기술인 모니터링단의 의견을 반영해 이같이 최종 우수의원을 선정했다. 본지는 한국 과학기술계 현재 평가와 미래를 위한 조언을 듣기 위해 이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과방위 국감 우수의원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편집자의 편지>

지난 10월 국감 현장. 한 국회의원이 모 방송사에서 동료가 받은 부당행위에 대해 질의하다 울컥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방송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무너졌다는 안타까운 마음도 흘러나왔다. 그는 방송 정상화 활동에 이어 과학계 전반에서 활약하면서 현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 주인공. 김 의원을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 의원실에서 만났다. 그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포럼 자료집, 정책 보고서 등 각종 자료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취재하듯이 자료를 모아 분석하고 현장을 찾아 의견을 듣는 모습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과학계에 대한 조언 한마디 한마디에는 베테랑 언론인의 연륜과 힘이 느껴졌다.

김 의원은 방송국에서 30여년 근무하며 기자, 보도국장, 사장 등을 역임한 언론인 출신이다. 그런 그가 정치권에 나선 이유는 동료, 후배 언론인들을 위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방송정상화가 필요하고 정권 교체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에 김 의원은 무엇보다 방송 정상화를 위한 활동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출연연 기관장 전관예우 문제와 같은 과학계 내 불합리한 관행 타파, 젊은 연구자 양성 등 연구환경 개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대덕넷이 실시한 우수 국감의원 투표에서도 출연연에서 연구 대신 사내정치·로비에 치중하고 있는 연구자들을 쓴소리로 지적하며 출연연 혁신과 개선의지를 잇따라 주문한 것이 연구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연구환경 개선 등 노력···불합리 관행 타파해야"

"과학계가 생각보다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정 학교나 학과 출신을 우대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과학계가 외부 인사들을 적극 영입해서 이종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집단주의 의식을 타파해야 합니다. 연구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노조만 나서는 것이 아니라 과학계 스스로 자정 노력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지난 국감 현장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김성수 의원.<사진=김성수 의원실 제공>
지난 국감 현장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김성수 의원.<사진=김성수 의원실 제공>
김성수 의원은 외부 입장에서 바라 본 과학계에 대해 설명하며 내부에서 먼저 자기 성찰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언론인으로서 정치 분야를 다뤘던 김 의원에게 과학은 상대적으로 생소한 분야다. 하지만 그는 상임위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선택한 이후 과학계 현안을 논의하는 간담회 등을 찾고 과학분야에 대한 자료 조사, 학습, 정책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1년여간 김 의원은 출연연 내부의 불합리한 구조와 연구 환경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했다. 김 의원은 지난 10월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출연연 연구직 인력현황'을 토대로 출연연 비정규직 연구원의 고용불안과 고령화, 여성 정규직 인력 부족 등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또 IBS 소속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 환경 설문조사'를 통해 불공정한 개인 평가, 관리자의 능력 부재,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연구문화가 기초과학분야 발전을 저해한다며 예산보다 연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출연연 연구환경을 분석하다보니 자율적이기 보다 하향식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연구원들이 함께 토론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평가체계에 얽매여 경직된 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출연연 전관예우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 출신 기관장들의 임기 후 재취업 등의 특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질의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인사규정 개정, 연구위원 등 전관예우성 특례 폐지 등을 조치하겠다는 서면답변을 얻어내기도 했다. 기존의 관행적인 부분들을 타파해서 젊은 연구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이들이 연구활동에 전념하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최근 정부 정책에 따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여성과학자 양성,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우선은 지속적인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입니다. 작년 국감부터 올해까지 학연생 문제 등이 거론되었으니 앞으로 고쳐 나가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100% 원하는 해답이 나오기 어렵겠지만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과학계, 현안 진단은 OK···이제는 개선 나설 때"

김 의원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이나 통신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다보면 과학 분야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통신비, 방송규제 등이 여야 주요 쟁점으로 먼저 다뤄지다보면 과학계 현안은 상대적으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전문적이고, 중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한 과학계 특성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럼에도 그는 국회가 과학계 현안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에서는 과학계 현안 중에서 R&D 혁신에 관심이 많다. 정부 R&D 예산이 정체되면서 배분에 대한 효율적인 집행과 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도 과학계서 추진하는 R&D 혁신 관련 토론회가 종종 열리고, 당이나 국회 차원에서도 R&D 개혁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한다.

김 의원은 그동안 과학계가 문제점에 대한 진단은 잘 해온 만큼 이제는 하나씩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장기적인 R&D 전략 마련, 창의적인 연구 환경 조성 등에 대한 과학계 내부와 국회에서 이견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과학계가 자성하면서 신뢰성을 회복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오랜 관행이 된 부분들을 개혁하는 한편 과학계가 연구원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지속적으로 정부, 국민들을 설득할 필요도 있다.

김 의원은 앞으로도 과학계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조치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과학계 현안과 관련해 그동안 진단이 잘 이뤄졌지만 제대로 개선이 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연구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관계부처와 함께 힘을 합해 정책을 실행에 옮겨야 하며, 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성수 의원은 방송 정상화 활동에 이어 과학계 전반에서 활약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김성수 의원은 방송 정상화 활동에 이어 과학계 전반에서 활약하고 있다.<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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