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구성과 세계 상위 1% 연구자' 선정된 박은정 아주대 연구교수 사연 화제
2년 전 대덕넷 취재시에도 지독한 생활 연구자 면모···최근 KAIST 전임 연구원직 제안 받아 "고려 중"

2015년 당시 건양대 책임연구원이었던 박은정 아주대 연구교수 <사진=강민구 기자>
2015년 당시 건양대 책임연구원이었던 박은정 아주대 연구교수 <사진=강민구 기자>
최근 50대 늦깍이 여성 과학자가 과학기술계에 신선한 울림을 주고 있다. 2017년 연구성과 세계 상위 1% 연구자(HCR)에 선정된 박은정 아주대 의대 연구교수다. 그는 지난해에도 같은 상을 받아, 이례적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연구성과 보다 더 이목을 끄는 것은 그의 인생역경 극복기다.
 
지난 18일 복수의 언론은 큰 비중으로 박은정 연구교수를 소개했다. 그는 '유리 천장을 깨뜨린' 흙수저 출신에 경력 단절, 계약직 등 불리한 입장을 나타내는 단어는 뭐든 어울릴 사연을 밝혔다.
 
박 연구교수는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일년 다니다 첫아이를 임신하면서 관뒀다. 아이와 어머니, 시아버지의 간병으로 세월을 보내다 다시 공부를 시작, 42세에 나노 독성학 박사학위를 마쳤다. 하지만 이미 교수가 되기에 여러 제약조건이 있어, 한 군데 자리 잡지 못하고 임시 연구직을 전전했다. 박 연구교수는 더욱 독하게 연구했다.
 
그 과정에서 박 연구교수의 논문이 편당 500회 이상 피인용 되자, 관련 학회에서 명성이 퍼졌다. 급기야 2011년 한국연구재단의 '대통령 포스트닥 펠로우십'과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現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식창조대상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어 2016·2017 세계 상위 1% 연구자(HCR)도 수상하며 나노독성계의 '핫'한 학자로 등극했다.
 
대덕넷에서도 2015년 12월 2일자로 박 연구교수를 '야간교실서 꽃핀 연구王'으로 보도했었다.
 
2015년 12월에 그는 건양대학교 책임연구원으로,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지식창조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알렸다. 그 때도 교수가 아닌 연구원 출신으로는 사상 최초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박 연구교수는 인터뷰에서 "빨래를 하다가도 장갑을 벗고 메모 등을 한다. 연구가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즐겁다. 퇴근 개념이 없다",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아까워, 이동시간에서 자료 검색, 노트 메모, 스케줄링 등 실험과 관련 없는 일들을 수행한다"고 할 정도로 연구에 푹 파묻힌 모습을 보였다.
 
그가 집중하는 분야는 나노독성 또는 면역독성으로, 나노물질이 체내에 들어갈 경우의 영향도와 면역 조절에 대해 세계적으로 많이 피인용되는 논문 수십 건을 발표했다. 이 분야는 박 연구교수가 독보적으로 성과를 이룬 분야다.
 
그는 "그동안 홀로 이 길을 걸어 왔는데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 좀 더 연구성과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상황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분야에 몰입해서 연구하고 실험하는 과학자들의 기를 살려주는 시스템이 정치적 논리 없이 있었으면 한다"고 수상소감을 남겼다.
 
한편 KAIST(총장 신성철)가 전임 연구원직을 박 연구교수에게 제안했다. 통화에서 그는 "아직 생각하고 준비할 것들이 있다"고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 HelloDD TV '박은정 연구교수의 연구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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