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협·임성갑 KAIST 교수팀 공동 연구
웨어러블 전자기기, 스마트 전자종이 활용 등 기대

국내 연구진이 유연성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유연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유승협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임성갑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유기물 기반의 유연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갖는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플래시 메모리는 태블릿, 스마트폰, USB 드라이브 등 대부분의 IT 기기에서 사용되는 정보 저장을 위한 필수 소자이다.

웨어러블이나 유연 스마트 기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기기에 들어갈 메모리가 우수한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소재의 제약으로 인해 유연성과 성능을 동시에 갖춘 유연 플래시 메모리의 구현은 사실상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nitiated chemical vapor deposition, iCVD)'을 이용해 유연하면서도 우수한 절연 특성을 갖는 고성능의 고분자 절연막 군(群)을 제작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최적의 플래시 메모리 동작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기존의 고분자 절연막을 사용한 메모리는 일정한 성능을 내기 위해 100V(volt) 이상의 높은 전압이 필요했다. 낮은 전압으로 구동하도록 제작할 경우, 유지기간이 한 달 미만으로 짧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이 제작한 플래시 메모리는 10V 이하의 프로그래밍 전압과 10년 이상의 데이터 유지시간을 갖는 동시에 2.8%의 기계적 변형률에도 메모리 성능을 유지했다. 이는 기존 무기물 절연층 기반 플래시 메모리가 1% 수준의 변형률만을 허용했던 것을 향상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플래시 메모리를 6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플라스틱 필름에 제작해 실제 접을 수 있는 메모리를 시연했다. 또한 인쇄용 종이 위에도 제작에 성공해 종이 재질의 전자신문, 전자명함 등 일회용 스마트 전자제품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유승협 교수는 "메모리 소자 구성요소가 갖는 만족요건이 까다롭다는 점으로 유연 트랜지스터 연구와 달리 유연 플래시 메모리는 상대적으로 발전이 느렸다"면서 "고유연성, 고성능을 갖춘 플래시 메모리의 가능성이 확인함에 따라 앞으로 웨어러블 전자기기, 스마트 전자종이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지에 지난 달 2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유연 플래시 메모리 구조.<사진=KAIST 제공>
유연 플래시 메모리 구조.<사진=KA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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